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817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무려 200년전의 사람이다. <윌든> <시민불복종>등의 글을 썼고 지금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로의 특징 중 하나는 일기등의 글을 꾸준히 썼다는 것이다. 글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전달했고, 그것은 현재 진행형인것 같다. 2022년 현재를 살고 있는 나도 소로의 글을 읽으며 소로가 본것, 느낀것을 공감하며 공유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소로의 여러 글에서 엄선한 명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로가 생전에 좋아하던 자연, 계절의 순서대로 엮여 있으나 삶의 어느 한순간에 펴고 읽어도 좋을 정도로 자연을 느끼고 사유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소로의 글이 왜 200여년이 지난 후에도 읽히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소로의 글은, 특히 좋은 글들을 발췌한 이 책의 글들은, 그 짧은 문장 사이에서도 사색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 온다. 마치 불멍이나 물벙처럼 '멍'하니 밖을 바라보게 되기도 하고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던 어느 장면 속으로 들어가게도 된다.
어쩌면 200년 전보다 더 물질이 풍요롭고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살고 있기에 현재와는 다른 과거의 사람인 소로의 책은 이질감이 들 수도 있다. 마치 모든 속세를 버리고 자연으로 들어가 자연인으로 살기를 선택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달리 보자면, 바쁘게 살아가고 있기에 더 소로의 글을 읽게 되는 것 같다. 현대의 우리가 우리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어떤 것들을 되찾기 위해, 자연으로의 경험은 더 필요한 것 같다.
짧은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다른 어떤 책보다 멈추는 시간이 많았다. 책을 읽다가 불쑥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걸 보면 나는 소로의 글에 영향을 받고 있는것 같다. 짧은 문장 사이에서 전달되는 여백의 미 같은 것들로 생각이 멈추고 작게 들리는 새의 지저귐을 알아차리고 그 순간 바로 새소리에 더 귀를 귀울이며 듣게 된다. 어쩌면 사람들의 마음에는 자연을 향한 고향의 느낌이 있나보다. 도시에서 자라 자연지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나조차도 자연을 꿈꾸게 되는 걸 보면 말이다.
집근처에 - 감사하게도 - 자연공원이 잘 형성되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자연속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그 길을 걷다보면 자연이라는 평화로움. 시간의 흐름이라는 거대함을 저절로 느끼게 된다. 나뭇가지에 연녹의 색이 입혀지기 시작하고, 작게 움트는 싹들이 보이는 순간 반가움, 기쁨의 감정이 느껴진다. 친구도 아닌데 무척 반가워 사진을 찍는다. 현대의 소로들이 느끼고 추구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