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인간
브라이언 크리스찬 지음, 최호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가장 인간적인 인간' 이란 책제목만으로도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과 질문들을 던져주는 것 같다. 독특한 튜닝 테스트를 통해 가장 인간적인 실제 인간에게는 '가장 인간적인 인간', 실제인간에 가까운 로봇에게 '가장 인간적인 컴퓨터' 상이 수여되는 뢰브너상 대회에 저자가 참가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깨달은 점들을 적어놓은 글들이다.


  저자가 컴퓨터과학과 철학을 복수 전공해서인지 책 내용 자체가 처세술,심리,과학,철학 등 다양하고 넓은 분야를 다루고 있고 그 연관성이나 인과적인 것들에 놀라웠다. 한편으론 '기계들의 세계'에서 인식되는 우리의 존재와 '인간들의 세계'에서 구분하는 우리의 존재란 부분에서는 우리가 평상시에 얼마나 아무런 생각없이 인간이면서도 기계적인 세계에 길들여지고 받아들이고 있었는지 생각했을 때 소름이 끼쳤다. 기계들의 세계에서는 우리는 단지 하나의 기호나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우리는 조금씩 기계에 잠식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인용한 니체가 말했듯이 예술작품을 인간에 비유해서 예술작품이 완성되면 그 작품을 통해 예술가의 모든 것들을 짐작할 수 있듯 한 인간을 컴퓨터와 구분할 수 있는 것은 각 개인의 역사를 통해 이루어진 그만의 독특한 언어와 습관과 사고방식은 흉내낼 수 없다고 한다.나 역시 가끔 카톡의 메시지를 보면서 독특한 어투나 느낌으로 누구인가를 짐작할 수가 있었듯이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다를 수 있는 것은 그만의 역사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저자의 말처럼 지금까지 우리가 대화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단순히'대화로봇'에 지나지 않는 상태 독립적인 대화들을 무한반복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조금 충격적이였다. 상대와 공감하고 좀 더 생각과 깊이와 넓이를 요하는 대화 보다는 그 상태에서 한 단계 나아가지 못하고 계속 다람쥐 쳇바퀴 돌듯  상대방의 말에 대한 단순한 반사만을 대화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런 수준으로 간다면 우리 스스로가 상대에게 대화로봇만도 못 한 존재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왔다.


 과학과 철학을 접목해 풀어나가고 있는 이 책은 단순히 컴퓨터와 인간의 구분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인간이 컴퓨터와 다른 것은 무엇인가 내지는 인간적인 인간이란 어떠해야하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독자에게 끊임없이 던져주고 있다. 인간임에 추호에 의심도 없었던 우리에게 어쩌면  이 책은 인간이 인간이 아닐 수도 있다는 기계에 더 가까울 수 있다는 혼란스러움을 던져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다양하고 워낙 방대한 부분들을 다루고 있다보니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테크놀로지만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라 과학과 철학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면서도 우리의 생각을 다양하고 깊이있게 자극하고 있다. 한꺼번에 술술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 아니라 시간을 가지고 조금씩 아껴가면서 집중해서 읽어가야할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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