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지는 사람들 - 테크놀로지가 인간관계를 조정한다
셰리 터클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는 디지털 시대의 주도적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는 학자이다. 글을 통해 인간의 편의와 필요에 의해 날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결과적으로 인간관계에 있어 어떤 장,단점을 가져오는지에 대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어두운면과 밝은 면들을 사례들을 통해 제시하고 있고, 인간이 과학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함을 설파하고 있다.

 

  이 책을 받고 처음에는 500여 페이지 이상인 책의 두께에 놀랐고, 평소에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를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있는 내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망라한 과학기술의 결과물들, 생소한 전문용어들, 우리나라와 다른 테크놀로지 환경들로 쓰여진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염려스러움을 떨칠 수 가 없었다.

 

  그러나 평소에 어렴풋이 느꼈던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의 편리함과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기기의  위력에 감탄하면서도 꼭 집어 말할 수 없었던 불편한 느낌들이 구체화되는 것 같았고 우리에게 테크놀로지는 무엇이여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해 주었다.

 

  어쩌면 현대인은 외로움을 두려워하면서도 오프라인 상의 인간관계에 긍정적인 면보다는 서툴고 효율적이지 못한 면 내지는 불편함 때문에 우리 스스로  편리함과 효율적이고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테크놀로지를 차선책으로 강요된 선택을 한 것은 아닌지.

 

  나 역시 요즘들어 전화보다는 문자를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저자가 언급한 사례처럼 전화는 왠지 시간이나 감정을 너무 많이 낭비하는 것 같고 대화를 계속 이어가야된다는 부담감과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쓸데없는 말들을 많이 하게 돼서 후회할 때도 있고, 전화를 끝낼 때 조차 자연스럽게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핑계들을 생각해야 하는 피곤함때문이다.

 

  책 내용 중에 온라인 상의 공동체를 찾아서 개인사를 공유함으로써 생기는 장,단점에 대해서 공감이 갔다. 가끔 우울하거나 상처받는 일이 있을 때  또는 주위 사람에게는 말하기 힘든 사실들을  온라인 상으로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따뜻한 위로와 잠시나마 후련함을 느꼈었다. 그러나 이야기의 주제에 따라 얼마든지  다수의 반응이 다  다를 수 있고 그 피드백으로 인해 더한 상처를 받는 폐해 역시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종류(사교로봇,애완로봇,반려로봇 )의 로봇들을 보면서 SF물에 나오는 로봇과 공존하는 삶이 결코 먼 미래의 일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봇을 상대함으로 사람 자체를 사물화할 수 있고 타인과의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고는 하지만 가끔은  인간관계의 가벼움이나 난해함으로 힘들때면 차라리 사용설명서만 확실히 알면 나의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고 나의 의도대로만 움직이는 로봇이 훨씬 감정소모가 덜 하고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책은 한꺼번에 읽기에는 두께도 만만치않고 내용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그렇지만 미래의 우리 삶이 테크놀로지로 인해 어떻게 변화될 것이고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또한 벌써 조금씩 사회적 전반에 드러나고 있는 테크놀로지의 친밀함과 고독을 우리 스스로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실이기에 더욱 더 이 책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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