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말벗 사전 - 언어와 놀면 지식이 쌓인다 천하무적 지식 시리즈
좋은생각 편집부 엮음 / 좋은생각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막상 책을 받고 보니 사전이라고 하기에는 별로 두껍지 않아서 약간은 실망한 기분이랄까 그렇지만 의외로 9장으로 나눈 내용들이 우리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들이거나 요즘 떠오르고 있는 신조어와 유명인들의 말들 기타 우리가 알아두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구성들로 되어 있었고 사전이니까  딱딱하거나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보기좋게 배신한 책이다.

 

  1장에 우리말의 뿌리에서는 '말의 유래'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을씨년스럽다'라는 말이 을사년이 변해 생긴 말이라고 한다. 을사보호조약이 이루어진 을사년의 우리 백성의 마음상태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또 우리가 흔히 조기라 부르는 '굴비' 역시 이자겸이 인종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은 말이란다. 지금까지 무심히 사용했던 말들에 유래들을 알고나니 더욱더 그 말들에 담긴 뜻과 느낌이  와 닿아 고개가 끄덕여졌다.

 

  7장에 '알면 똑똑해지는 낯선 말'들에는 요즘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164개의 신조어 중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고작 10개도 안된다는 점 때문에 좌절하고 민망했던 부분이다. 신조어들을 통해 변화된 우리 사회의 모습들로 인해 파생된 현상들이나 사람들의 변화된 모습,생각들까지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경제가 어려울때 저렴한 상품의 매출이 증가하는 현상을 왜 립스틱 효과라고 하는지와 주 5일 근무제의 영향으로  변화된 삶의 패턴을 반영한 '꽃의 목요일을' 뜻하는 '하나모쿠 현상',외동으로 태어나 왕자나 공주로 대접받는 세대를 뜻하는 '골드키즈' , 언어는 단순히 언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나 변화에 따라 없어지기도 하고 새로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사실과 언어를 통해 그 사회의 여러가지 현상들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8장 유명인의 말에서는 위대한 철학자 '엠마누엘 칸트'가 한 여인의 청혼에  결혼에 대한 깊은 사색을 하다가 그 여인이 세 아이의 어머니가 되고 난 뒤에 답을 하기 위해 찾아갔다는 사실에 어처구니 없기도 했지만 철학자이기에 역시 범인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피카소가 미국의 작가 거투르드 스타인의 초상화를 그려 주었는데 얼굴이 가면처럼 일그러져 있다고 화를 내는 그녀에게 훗날에 모습이라고 일갈한 피카소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역시 그들은 자신만의 확고한 정신세계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그들이 한 말들을 통해 그 사람만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무심하게 또는 아무런 고민도 없이 마구잡이로 사용했던 말들 속에는 그마다의 유래와 많은 모습들이 담겨져 있다.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인 '신언서판'에 말씨가 왜 포함되었는지를 어렴풋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고, 언어란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그 사회나 구성원의 정신의 그릇이기도 하며 시대의 흐름이 담고 있고 더 나아가 미래의 모습들까지도 짐작할 수 있다.

 

  딱딱하고 어렵게만 쓰여져 또 다른 매체를 통해 찾아보아야하는 보통 사전들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핵심적인 부분들만을 추려 재미있고 짧게 서술하고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 한권으로 인해 내게도 유식이 찾아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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