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죽음. 갑자기, 불시에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가.
박조배 : d와 dd의동창. 재앙을 예감하는 인물. 갑자기는 없고 불시라는 것도 없고 언제나 그러한 재앙들을 고민하는 사람. 한 때는 혁명가릉 꾸궜던 사람.
여소녀 : 세운상가 5층 오디오 고치는 분 냉철하게 자신의 대상화 하는 작업을 이해한다.
나는 내 환멸로부터 탈출하여 향해 갈 곳도 없는데요. p114
p111-p114이승에서 저승으로 넘어왔구나/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고나 움짇일때, 무언가를 생각하고나 생각하지 않을 때, 나는 죽음을 느껴요. 매우 정지된 지금을요. 너무 정지되어서, 지금 바로 뒤를 나는 상상할 수 없고요 궁금하지도 않아요. /내가 현재나 과거를 생각항 때, 그것은 매번 죽음이고, 죽음을 경계로 이 세계와 저 세계로 나뉘는 것이 아니고 죽음엔 죽음 뿐이며, 모든 죽음은 오로지 두개로 나눌 수 있을 뿐이자.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목격되거나 목격되지 못하거나.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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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지 않은 취행. 그보다는, 취향이 되기전 중단된 취향 - P84
d는아무렇게나 책을 펼쳤다가 힘의 범람,이라는 구절을 보고 반복해서 그것을 읽었다. 범람. 힘의. 힘의 범람. 누군가 다시 벽을 때렸고 이번엔 다른쪽 방이었다.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이번에는 벽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오른쪽 방과 왼쪽 방에서. d는 옆방의 거주자들을 생각하고 미소 지었다. 옆방을, 15번과 똑같은 16번과 17번의 구조를, 자신의 것과 다를 바 없거나 더 더러운 침구와 벽, 합판과 시트지로 구성된 싸구려 가구와 그 방을 가득 채우고 있을 허름한 생필품을 생각했다. 나는 그 사물들의 일시적 소유자들에게 그들 자신의 것보다 혐오스러운 것, 좀더 견딜 수 없는 것, 말하자면 자신의 이웃을 향해, 그토록 열심으로 벽을 두들길 기회를 주고 있다. 재미있느냐고? 재미있다. 재미가 있다. d는 책장을 한장 더 넘기며생각했다. 매트리스를 짓누를 때 말고는 존재감도 무게도 없어 무해한 그들, 내 이웃. 유령적이고도 관념적인 그 존재들은 드디어 물리적 존재가 되었다. 사악한 이웃의 벽을 두들기는 인간으로. 음악이 다시 시작되었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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