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87 별은 빛나고 우리들의 사랑은 시든다. 죽음은 풍문과도 같은 것. 귓전에 들려올 때까지는 인생을 즐기자.

는 말이야. 현실적이어야 해." 철학이 이의를 제기한다. "그게 과연 그렇게 간단할까? 너는 관념에서 출발해 거기에 사실의 살을 붙여가는 일을 하잖아.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거기에 육제를더하는, 그러니까 네가 뭐라고 떠들든 너 역시 관념을 먼저 처리해야할 거야." "소설은 그런 게 아냐. 매우 육체적인 거야. 심장이 움직이면 마음은 복종해. 우리는 시인이나 평론가와 다른 몸을 갖고 있어. 문학계의 해병대, 육체노동자, 정육점 주인이야." "너의 그 확신이 나는 불길해." 누가 철학자 아니랄까봐 냉소적이기는 . 언젠가 카페에게는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다. "너는 그 여자를 뭐라고 부르니?" 이제는 후진 양성에 전념하는 왕년의 프로레슬러처럼 생긴 카페는 여자 얘기를 할 때면 약간 수줍어하곤 한다. "사실 우리는 서로를 별명으로 불러. 걔한테 내가 붙여준 별명이백 개도 넘을 거야. 만날 때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거든, 무의미할수록 좋아. 나의 다리 부러진 의자‘라고 부를 때도 있고 매우 공허한 찐빵‘ 이라고 부를 때도 있어." "헤이, ‘섹스 파트너‘ 라고 부를 때는 없어? 장난으로라도? 아님섹파 같은 준말로라도." "요즘 어떤 엄마들은 아들을 아들 이라고 부르더라. 나는 그럴 때 - P23
마다 그 엄마들이 어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것 같아서 아슬아슬해. 아들이라고 부르는 순간, 엄마와 아들 사이에 어떤 완충지대물론 사복이지. 하지만 그녀가 나를 위해 옷을 갈아입고 왔다는도 없어지는 거야. 섹스 파트너라는 말도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내말은, 프라이팬에 뭘 구우려면 말이야. 먼저 기름을 둘러야 한다는거야. 그래야 서로 들러붙지를 않지." "잠깐, 그런데 그 여자, 뭐 하는 사람이라고 했지?" "너한테 얘기해준 적 없는 것 같은데." 유도신문은 나의 장기이지만 단련된 사람에게는 잘 안 먹힌다. "알았어. 그럼 다시 물어볼게. 그 여자 뭐 하는 사람이야?" "여군 장교야." "정말?" "내가 주말마다 차를 몰고 강원도로 가. 근무지는 최전방이야. 좁은 동네라서 소문이라도 나면 곤란하니까 그녀는 사복으로 갈아입고 변장 수준의 화장을 한 다음, 좀 더 후방에 있는 도시로 나와서 나와 접선을 하지." "그랬군." "난 어릴 때부터 유니폼을 입은 여자들이 좋았어." 그의 몸짓이 더욱 수줍어진다. ‘유니폼을 입은 여자‘라는 말도 일종의 기름 같은 건가?" "맞아, 덕분에 나는 ‘유니폼을 입은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로 살수 있는 거지, 역시 소설가라 그런지 금방 이해하는군." "그 여자는 너와 만날 때에는 사복을 입지 않아?"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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