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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진짜 힘을 보여 줘!
비타 머로 지음, 훌리아 베레시아르투 그림, 김난령 옮김 / 을파소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엘라는 공주책을 보며 항상 말하길 '왜 공주는 왕자랑만 결혼하고 이야기가 끝나요? 난 과학자랑 결혼할건데 그리고 나도 과학자될건데요' ㅋㅋ 그러게 왕자랑 결혼만하면 인생 끝인것 마냥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걸까?
우리가 '공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는 무엇일까?
예쁜 드레스를 입고 무도회에서 왕자와 함께 춤을 추는, 그리고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여성스러운 외모, 왕자가 보호해줘야만 할 것 같은 연약한 모습 등. 왕자를 만나 비로소 안정된 삶을 영위하게 되는 너무나도 수동적인 여성들이다.
그래서일까 현대 사회에 들어서며 이런류의 동화를 아이에게 읽히지 않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또는 읽으며 비판적 사고를 하도록 유도를 하기도 하고. 지난날 추구하던 전형적인 공주의 모습은 이젠 더이상 바람직하지 않으니 말이다. 현실과 너무나도 괴리감이 들고.
그런 가운데 만나게 된 [프린세스, 진짜 힘을 보여 줘!] 과연 어떤 여성의 모습을 그려낼지 내심 기대가 되었다. 표지에서부터 벨과 백설공주의 당당한 눈빛이 먼저 맘에 쏙 들어왔다.
이제 책 안으로 들어가보자. 성 밖으로 뛰쳐나온 공주들의 또 다른 이야기 공주 이야기는 수백 년 동안 되풀이 되었다. 아름다운 유리 구두, 멋진 왕자님, 끝없고 화려한 파티... 하지만 사실 이게 다가 아니라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공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계적인 건축가로 이름을 알린 라푼젤, 수면의 과학을 연구한 잠자는 숲속의 공주, 환경 운동을 펼친 빨간 모자. 치열하게 고민하고, 때로는 실수도 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다양한 공주들을 만날 수 있는 매우 신선한 책이다.
"그래서 공주님은 백마 탄 왕자님과 결혼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가 아니다.
이야기 나라의 주인공들이 모두 모이는 회담에 공주들이 참여했다. 용감한 벨과 신데렐라는 평등한 사회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백설공주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나다운 아름다움'과 '수면의 과학'을 주제로 강연했고, 라푼젤은 곧 출시될 디자인 도구를 이번 회담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그런데 공주들이 이전까지는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 "부디 사람들이 우리 진실을 알면 좋겠어요." "우리가 운 좋게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 행복한 줄 알아요." "이제 유리 구두에 사인하는 데 질렸어요. 공주가 하는 일이 예쁜 드레스를 입고 무도회에서 춤추는게 전부는 아닌데 말이에요." "그래요. 사실 공주들은 경찰, 디자이너, 환경 운동가, 건축가, 배우, 정치인, 사업가....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치며살고 있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공주들에 대해 오해하고 있죠."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공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주 같다는 것은 남을 생각하고, 용기 있고, 창의적이고, 나다운 것이다. 항상 엘라에게 강조하는 공주답게!!!

확실히 기존의 순종적이고 얌전하게 왕자님을 기다리는 공주들만이 여자아아의 롤 모델임을 무의식적으로 가르치던 동화에서 벗어난 책이다. 우리가 많이 접했던 미녀와 야수, 인어 공주, 라푼젤, 눈의 여왕, 엘리제와 열한 마리 백조들, 센데렐라, 거위 치는 소녀, 빨간 모자, 엄지 공주, 잠자는 수속의 공주, 백설 공주, 개구리 왕자 등 15가지의 공주 이야기를 보다 더 매력적인 이야기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 앞으로 더 넓고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기발하고, 재치 있고, 사려 깊고, 용감한 공주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건축가가 된 라푼젤, 동계 스포츠를 개최한 눈의 여왕, 패션 디자이너가 된 백조 공주, 총리가 된 신데렐라, 음악가와 저작권 변호사가 된 엄지 공주....
특히 스스로 바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인어 공주에 엘라는 매우 흥미를 느꼈다. 과거 인간이 되고자 다리와 목소리를 맞바꾸는 장면, 거품으로 사라지는 장면에서 엘라는 너무 속상해 울었던 동화다. 그런데 [프린세스, 진짜 힘을 보여 줘!] 속의 인어 공주, 마리샤는 당찬 여성이다.
기존의 동화 속 중심 소재는 그대로 유지를 하며,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공주들의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이에게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 주고 있다. 또한 기존의 전통적인 공주의 모습과 다른, 다양한 피부색과 외양의 공주들은 불평등, 혐오, 차별을 지양하고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면서, 차이가 있든 없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것. 그것이 다시 쓴 공주의 규칙이니까!!! 스스로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과 힘을 합쳐 성공을 이루어 내는 공주들~ 공주답게!!! 자라도록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아주 흥미롭고 재미난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