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소년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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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카시오페아 공주>를 인상 깊게 읽었다.  라디오 PD란 독특한 경력을 가진 소설가의 소설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었는데 의외로 괜찮아서 그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마침 얼마 지나지 않아 <압구정 소년들>이란 책이 출판되었고 반가운 마음에 얼른 읽었다.

 

스무살에 가수로 데뷔해 국민적 사랑을 받다가 기획사 사장인 대웅과 결혼후 은퇴를 한 국민요정 연희의 사망소식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그 소식을 들은 잡지사 기자인 우주는 놀라고 당황하면서 연희와의 과거를 회상한다.
구정 고등학교에 다니던 대웅, 윤우, 원석, 우주는 록밴드를 결성한다. 그리고 대웅의 초대로 세화여고 3총사인 연희, 미진, 소원이 그들의 연습실에 찾아온다. 그뒤로 그들은 자주 어울려 다니게 된다.  우주는 처음 본 순간 연희를 좋아하게 되지만 팀의 리더격인 대웅과 연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어릴적 짝사랑하던 연희의 자살에 대해 석연치 않은 것을 감지한 우주는 연희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파헤치기로 한다.

작가도 주인공 우주처럼 압구정 고등학교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그래서 그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놀았었던 거리가 생생하게 그려져있다.  아마도 그곳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향수를 느끼면서 읽었으리라... 우주는 록음악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록음악의 전설적인 뮤지션들의 이야기와 음반 얘기가 자주 등장한다. 압구정동이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모르고 록음악에 대해 전혀 관심없는 나는 몰입이 좀 안되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몰입이 정말 잘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연예계 이야기였다. 주요 인물이 기획사 사장이고 인기 연예인이기 때문에 연예계의 뒷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실제 인물과 전혀 상관없다고 하지만 지금의 현실과 너무 비슷해서 마치 실제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일본 소설은 감히 넘볼 수 없는 한국형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신기원!' 이란 홍보 문구가 지나친 과장은 아닌 느낌이 들었다. (조금의 과장 정도?)  소년들의 성장을 다룬 성장 소설과, 한 여자의 자살에 얽힌 의문을 파헤치는 스릴러, 한 여자를 향한 남자들의 사랑을 그린 멜로가 섞여있는 소설이었다. 그런데 끝으로 갈 수록 뭔가 빠진것 처럼 허전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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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린의 멜로디북 - Lovelyn's Melody Book
린 (Lyn)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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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는 내 취향이 아니라 가수 린의 노래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린이 방송에 나와서 이야기만 하면 딱 내 취향이 된다. 참 사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또 사랑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그런 그녀가 쓴 글은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하는 기대로 이 책을 펼쳤다.

노란색 표지가 일단 시선을 끈다. 책장에 꽂아 놓기만 해도 참 이쁘겠다. 
뉴욕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가수와 뉴욕. 참 잘어울린다. 

 

 

 

 

 

 

 

 

 뉴욕에서 만났다는 18세 브라질 소년과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 그녀, 손글씨와 손그림이 목소리 만큼이나 예쁜 그녀. 책을 몇장 넘기지 않았는데도 사랑스러움이 마구마구 뿜어져 나온다. 서른살이 아니라 열여덟살 소녀 같다. 
쓰는 말들도 참 소녀스럽다. 
’여기 흉부 왼쪽이 심하게 도곤도곤댄다.’ 란 말이 있다. 여기서 도곤도곤은 꽁당꽁당 혹은 두근두근이란 뜻이란다. 아~ 귀엽다. 남자앞에서 이런 말을 하면 남자들 다 쓰러질것 같다. 여자는 이런 애교가 있어야 하는데... 애교 없는 나같은 여자들은 이 책 읽으면서 많이 배워야 할것 같다. 발랄하고 애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여느 서른살 여자들처럼 사랑의 상처에 아파도 하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주관도 있고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가진 여자란 생각이 들었다. 11년동안 가수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노래뿐 아니라 인간적인 매력도 있기 때문이리라. 

뉴욕 여행처럼 뭔가 럭셔리 하고 우리와 다른 세계에 사는 연예인이라는 포스를 풍겨서 보통사람들에게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도 있지만  홍어 삼합을 좋아하고 안주로 엄마가 무쳐준 명란젖을 먹고 부모님과 동네로 산책 나가서 멸치회 무침과 술을 먹는 걸 보면 또 우리와 별 다를게 없구나 하면서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부분도 있다. 여러가지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을 많이 한것 같다.

끝부분에 자신이 작곡한 노래와 거기에 얽힌 사연이 있다. ’사랑했잖아.’란 노래는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고 이별을 한 후에 만들었단다. 이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는 점이 참 마음에 든다. 기획사에서 포장해서 내놓은 연예인이란 상품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여자란 느낌을 받았다. 이제는 그녀의 노래가 조금 특별하게 들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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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9 39 -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그녀들의 아슬아슬 연애사정! 소담 한국 현대 소설 2
정수현.김영은.최수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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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9 39> 라는 제목을 봤을때 나이를 얘기하는 것인가? 라고 짐작했는데 그 짐작이 맞았다. 그런데 예상을 뛰어 넘은 사실 하나. 세명의 작가가 릴레이로 이 소설을 썼단다.  19살 29살 39살 여자의 얘기를 한 사람이 쓰는 것 보다 그 또래와 비슷한 여자 작가가 쓰는 것이 더 실감이 날 듯했다. 정수현은 <압구정 다이어리>,  <블링블링>, <셀러브리티>등 통통 튀는 여성취향의 소설을 많이 쓴 작가고,  최수영은 <올드미스 다이어리>로 유명한 방송작가이다. 작가들만 봐도 소설의 기대치가 높아진다. 

소설은 19살 29살 39살 여자의 각각의 사랑과 삶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어 세명의 여자와 한 남자와의 사각사랑을 보여준다. 

39살 여자는 혼자 캘거리를 여행하다 서른한살의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지 6개월이 되었다. 19살 여자는 남자의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고 그 남자와 사귀게 된지 100일이 되었다. 
29살 여자는 대학생때 부터 사귀어서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있는데 만난지 5년이 되었다.
충분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녀들이 사귀고 있는 남자가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훈남 외모를 가진 그야말로 킹카인 차이한 이다. 아무리 요즘 나쁜남자가 대세지만 이런 남자를 용서할 수 있는 여자가 몇이나 있을까? 그런데 이상하게 이 남자의 행각이 여자들에게 들켰음에도 여자들은 이 남자를 미워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남자는 어느 한 여자를 선택하지 않고 모든 여자들이 원하는대로 해주려고 하기때문이다. 세 여자를 모두 사랑한다는 오지랖 넓은 남자. 끝까지 모든 여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하는 남자. 이런 남자가 평생 한 여자 고생 시킬 나쁜 남자다.  읽는 내내 이 나쁜 남자가 불행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주인공들은 이 남자가 계속 괜찮게 살길 바란다. 결국 여자들은 이 남자를 떠나 각자의 길을 행복하게 걸어가게 된다.  그런데 마지막에 19살 여자는 이 남자의 곁으로 갈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소설이었다. 각 캐릭터 마다 배우를 매칭 시켜서 읽으니 더더욱 실감이 났다. 그리고 그 나이 또래의 고민이나 사고 방식을 중간중간에 재미있게 표현해 놓은 부분도 공감이 갔다. 각각의 이야기를 읽을 때 조금씩 다른 분위기의 글도 읽는 재미를 주었다. 그런데 19살 여자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살짝 불편하기도 했다. 요즘 애들은 이런가? 하여튼 요즘 애들이란... 쯧쯧쯧... 뭐 이런 감정이 들었다. 지나온 나이를 돌이켜 보기도 하고 곧 다가올 나이를  미리 예상해 보기도 했다. 나이를 먹어도 여자는 여자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때 사랑이나 사고 방식, 생활 패턴이 달라져도 여자라는 사실은 달라지는게 아니니까.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돌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혼자서 스스로를 돌보고 사랑하는 것은 힘을 내야 하는 일이다.'  나이 들어서 혼자 살려면 힘 많이 내야겠구나...

'우리 나라 남자들은 평생 안 하던 효도를 자기 부인에게 시키려한다.'  완전 공감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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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 클럽
강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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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서 서평을 쓰기전에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 궁금해서 다른 사람들이 쓴 서평을 읽어봤다. 과연 같은 책을 읽은 것이 맞나 싶게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하고 아주 깊이 있게 서평을 써놓았더라. 역시 책은 그냥 읽는 다고 다 제대로 읽는게 아니고 글은 쓴다고 다 제대로 쓰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라이팅 클럽>은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여자 아이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다. 
제대로 된 책을 낸 적이 없지만 김작가라 불리는 주인공의 엄마는 동네에서 조그맣게 글짓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주인공이 보기에 글짓기 교실에서 사람들이 쓰는 글들은 다 쓰레기 같고 회원들에게 하는 김작가의 말들은 모두 허풍같기만 하다. 늘 글쓰는 사람들 틈에 있는 주인공이 글을 쓰고 많은 책을 읽는 것은 당연한 결과 인듯 하다. 처음에 주인공은 동성의 친구에게 애절한 연애편지를 쓰는 것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점점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 그래서 같은 동네에 사는 유명작가에게 찾아가 자신의 글을 보여준다. 결과는 뻔하다. 원고지는 온통 빨간줄 투성이이다. 제대로된 글이란 어떤것 일까?

주인공은 잘살지도 공부를 잘하지도 심지어 예쁘지도 않다. 인생이 쉽지만은 않다. 그 쉽지 않은 인생의 탈출구는 책 읽기와 글쓰기다. 얼마전 티비에 나온 작가는 아버지 사업이 망해서 옥탑방에 살면서 수억원의 빚을 갚아가면서도 글을 썼다고 했다. 수천권의 책을 읽고 수백권의 책을 필사하고 유명작가들의 사진에 자기 얼굴을 붙여놓고 언젠가는 자신도 그렇게 될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단다. 과연 글쓰기에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소설의 주인공은 글을 쓰면 인생이 깊어진다고 했다. 인생이 깊어지는건 뭘까?  이 책을 읽고 나면 글쓰기에 대해 뭔가를 알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의문만 더 생긴것 같다.  누군가가 글은 배워서 잘 쓰는건 한계가 있다고 글은 타고 나는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주인공처럼 쓰지 않으면 못 살것 같은 감정이 속에서 끓어 오를때 쓰는게 글인가 보다. 

이 소설에는 <노동일기>, <강철군화>, <돈 키호테> 의 일부분이 나온다. 그런데 주인공이 재미있다거나 가슴에 와닿는다는 부분들이 전혀 나에게는 와닿지 않았다. 아.. 역시 나는 문학을 모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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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페아 공주 - 現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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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페아 공주> 라는 제목, 비밀을 간진한 듯한 눈망울을 가진 소녀 그림의 표지, SBS<두시탈출 컬투쇼> PD인 이재익 작가, 이 모든 것들이 이 소설을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너무 화려하면 속이 그에 못 미칠수 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는건 어쩔수 없다. 

이 책은 다섯개의 단편들과 다섯개의 그림을 담고 있다. 그림의 신비로움이 소설의 분위기를 한층 더 진하게 만드는 것 같다.

첫번째 단편인 <카시오페아 공주>는 복수만을 위해 살아가는 남자와 사람의 마음을 파동으로 알아내는 외계인이라 주장하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미스터리와 SF, 멜로가 섞여있다.  다섯편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섬집 아기>는 현대판 전설의 고향이다. 분위기가 충분히 무섭다.

<레몬>은 아나운서인 여자친구가 있고 외국계 기업에 취업 성공한 남자와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뭔가 상실한 것 같은 여자의 이야기이다.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은 남자는 세상 모든 남자들이 원할 것 같은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모든 조건이 완벽한 직장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하고 싶은 일과 지금 자신앞에 놓인 해야 할 일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남자와  아무것도 가진것 없이 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것 같은 여자는 서로를 위로한다.

 <좋은 사람>은 주위에 보이는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인가 하는 질문을 하는 소설이다. 주인공 여자의 주위에 위험해 보이거나 편안해 보이거나 믿음이 가는 남자 세명이 있다. 이들 중 과연 누가 좋은 사람 일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싸이코패스가 등장한다. 싸이코패스의 잔혹함에 소름이 끼쳤다.

<중독자의 키스>는 스토커를 달고 다니고 죽음에 중독된 남자친구(애인이 아니라 친구)가 있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스토커도, 죽음에 중독된 친구도 그녀에게는 위로가 된다. 

많은 사람의 사연을 읽고 들을 수 있는 라디오 PD 답게 사람의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잘 썼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보통사람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흐름에서 살짝 비켜서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개성이 뚜렷한 소설로 탄생한 것 같다. 

이 소설을 읽고 이재익 PD가 소설가로 먼저 데뷔했다는 걸 알았다.  두 직업 모두 한가지만 잘하기도 힘든 건데 이 둘을 모두 잘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한가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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