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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한기
이지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는 청춘이란 단어가 제목으로 들어간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만큼 청춘이란 단어는 모든 사람의 가슴에 특별함으로 남아있는 듯 하다.
몇 살 부터 몇 살 까지가 청춘이다라고 정해진 건 없지만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청춘의 시기가 다 있었을 것이고 그 청춘을 아름답게 혹은 치열하게 보냈을 것이다. 혹은 보내고 있을 수도있고 보내게 될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옥택선은 연봉 300만원(절대 3000만원의 오타가 아니다.)의 시나리오 작가다. 거의 백수다. 자신의 처지때문에 사랑을 요리조리 피해왔고 조심한 덕분에 참으로 안전한 생활을 해왔다. 그러다 소개팅 제의에 운명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같은건 전혀 없이 그냥 생활의 변화를 위해 대청소 한다는 기분으로 소개팅에 나간다. 거기서 만난 국립면역연구소에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남수필을 만난다. 미키마우스 얘기만 실컷하다 돌아간 남수필이 사랑에 들뜬 사람처럼 옥택선을 찾아와 밤새 얘기만 하다가 돌아간다. 그리고 남수필이 악성바이러스에 걸려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된다. 남수필과 같이 있었다는 이유로 옥택선은 우주복같은 옷을 입은 공무원들에게 끌려가게된다. 응급차에서 죽기전 남수필로부터 온 문자를 보고 옥택선은 탈출을 감행한다.
소설에 나오는 악성 바이러스의 증상은 사랑에 빠졌을 때와 똑같다.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을 사랑해서 가슴이 뛰는 건지 바이러스에 걸려서 가슴이 뛰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은 바로 앞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착각하게된다. 그리고 바이러스에 걸려 있는 동안 아주 행복하다. 옥택선은 평소에 사회에 불만이 많았고 불행하다고 느껴왔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에 걸리고 나서는 행복했다. 병이 나으면 자신은 불행하고 행복하면 죽게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평생에 한번 기껏 용기내어 고백한 것이 바이러스에 걸려서 거기에 따라오는 증상때문이라면 얼마나 허무할 것인가. 행복한 자신을 보면서 나도 이제 변했구나 싶었는데 그것이 죽을병이라면 얼마나 비참할 것인가. 옥택선은 이렇게 아이러니한 청춘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이 소설을 생활공상과학 소설이라고 소개했단다. 작가의 기발함과 유쾌함을 잘 표현한 말인것 같다. 그 기발함과 유쾌함은 소설에도 잘 나타나있다. 바이러스를 소재로 해서 청춘의 아픔과 혼란을 이야기 한 것은 기발하고, 소설 구석구석에 심어놓은 빵 터지는 유머는 유쾌하다. 극적이기도 하다가 황당하기도 하다가 심각하기도 하다가 웃기기도 하다. 우리의 청춘처럼 종잡을 수가 없는 소설이다.
이 책에 나오는 유머를 잘 외우고 있다가 써먹으면 나도 재미있는 사람이란 말을 들을 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