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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최상의 공화국 형태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 ㅣ 현대지성 클래식 33
토머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1월
평점 :
모어가 살던 시대에 영국은 백년전쟁, 장미전쟁을 거치면서 나라가 쑥대밭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인클로저 운동(양모 값이 폭등하자 지주들이 농경지를 목장으로 만든 운동)으로 농민들이 일자리를 잃자 대거 런던으로 이동, 런던에서는 온갖 사회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모어는 '전에 사람이 양을 잡아먹었지만 지금은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라고 표현했다.
또한 왕이 모든 권력을 장악하는 절대왕정 시대로 귀족들이 권력을 독점하였으나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임금에 대해서 철저한 간섭을 받았다. 이러한 절대군주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더욱 가혹하고 엄격한 법률이 시행되었다. 이는 모어가 '유토피아'를 집필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유토피아'의 제1권은 토머스 모어 자신이 헨리 8세의 전권대사가 되어 무역 분쟁을 위해 대력으로 건너갔다가 탐험가 라파엘 히틀로다이오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화자는 라파엘의 입을 빌려 유럽에 만연한 사회악을 지적, 가혹한 형벌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공동으로 생산하고 소유하는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나라를 탐험 도중 발견했다고 말한다.
즉, 모어는 그 당시 영국에서 만연되어 있던 불의, 평범한 사람들은 먹고살기 힘들어서 절도를 하다가 사형을 당하지만 귀족과 지주는 사치스럽게 살아가는 현실을 보며 결국 사회악의 근본적인 원인이 사유재산에 있다고 말한다.
제2권부터는 유토피아의 제도와 관습들이 나오는데 현실에 있을 법한 구체적인 설명으로 나도 깜빡 속아넘어 갈 뻔했다.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다=전체주의 체제를 의미하는데, 나는 과연 개인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행복이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그에 대답이라도 하듯 라파엘은 유토피아 공화국의 이야기를 마치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모든 것이 공동소유이기 때문에, 그 나라에는 가난한 자도 거지도 없습니다. 아무도 사유재산이 없지만, 모든 사람이 부자입니다. 온갖 걱정과 염려에서 벗어나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더 큰 부는 없기 때문입니다.'
즉, 사유재산이 없음→탐욕 사라짐→사회문제 제거→범죄를 저지르는 근본적인 이유(돈)가 사라졌으니 온갖 범죄도 함께 사라짐→행복함의 논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모든 자본주의를 버리고 공동소유로 살아가자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나친 재물에 대한 탐욕, 탐욕으로 인한 악행들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허망한 과시욕은 사람을 자꾸 퇴보하게 하므로 뽑아내야 한다. 올바른 욕심(자기계발, 배움)과 이성적 사고는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게 하니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
토머스 모어는 당대 사회가 가진 많은 악행, 부조리한 모습과 정반대되는 이상적인 사회와 제도를 가진 유토피아를 만들어, 결론적으로는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며 좀 더 나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 경제, 종교, 개개인의 생활까지 모두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정말 어디엔가 존재할 것만 같았다. 머릿속으로 나름 영화를 그리면서 봤더니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받은 도서를 읽고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