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물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남과 달랐다. 어렸을 땐 남과 다른게 뭔지 잘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나는 시작부터 남과 달랐었다. 나는 화장실에서 태어났다. 멍청한 나의 엄마는 화장실에서 똥을 누다가 나를 낳았다. 똥을 누다가 낳았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화장실엔 왜 들어갔겠는가. 애초부터 나를 낳을 생각이었다면 화장실보다 더 나은 공간이 이 세계에 없을 리 없었다. 엄마는 공중화장실 변기에 기대어 똥 대신 나를 낳았고 나는 피로 범벅된 타일 위에 누워 이 황당한 현실을 개탄하며 울었다. 아마도 그렜을 것이다.

모르는 놈과 모르는 건 죄가 아니라고 말하는 놈들이 힘을 합쳐 이 세계를 망가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주먹을 휘두르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알고 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나의 폭력은 나의 감정보다 상대의 태도에 따라 결정되는 순간이 더 많았다. 나의 분노는 대체로 타자의 이중성에 자극받아 폭발적으로 터져나오고, 그들이 감추고 있는 교활한 본성을 꺼내고 싶을 때 폭력적으로 표현되었다. 이를테면 껍데기를 깨부수어야 알맹이를 끄집어낼 수 있는 호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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