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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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좋아하는 작가를 꼽아 보라면 몇 명을 꼽을 수 있다. 정세랑, 천명관, 정유정, 그리고 프레드릭 배크만이 있다. 이 작가들에게 빠진 책들을 꼽자면 정세랑 작가는 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까지 된 보건교사 안은영을 보고 나서 그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천명관 작가는 아직도 고래를 처음 봤을 때 그 충격이 생생하다. 표지에 폭발하는 상상력이라고 적혀있었는데 그게 진짜였다. 정유정 작가는 7년의 밤과 히말라야 환상방황을 통해서 제대로 된 작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챙겨보는 인생 작가 목록에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유일한 외국 작가인 프레드릭 배크만, 오베라는 남자를 통해 처음 만났다. 꼬장꼬장한 오베를 통해 보여줬던 세상이 너무나도 따뜻했고 아름다웠기에 이 사람이 쓰는 책들은 나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나왔던 책들을 거의 다 사놓기만 하고 아직 보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신간 나오는 기념 서평단을 모집하기에 응모했다가 당첨이 되어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마지막에 이 책을 다 보고 나서 내가 쓴 말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였다.

그리고 처음으로 소설책을 다 보고 나서 바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약간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두 번째 봤을 때는 아마도 내가 이 책에 밑줄을 다 그어놓지 않을까? 그만큼 이 책 속에 나와있는 것들을 전부 다 내 걸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다시 보고 싶어졌다.

보통 소설책을 읽고 나서는 아무리 좋은 책이었어도 아~ 너무 좋았다. 다음 꺼 봐야지?라는 생각이 드는 게 다였는데 이 책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썼는지 하는 생각과 생각거리들을 많이 던져주었다.

마음 같아선 이 책을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 넣어 모든 학생들이 다 볼 수 있었으면 싶었다. SNS와 미디어가 점점 발전함에 따라 이야기의 전개가 기 승 전 결에서 기 승 전 은 볼 수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결만 남아 있는 세상에 왜 기 승 전 이 필요한지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세상에서는 온통 행복한 모습, 재밌는, 즐거운 모습들만 보다 보니 그게 다른 사람들의 일상이라고 착각들을 해서 자기의 삶과 비교하며 슬픔이나 고통, 좌절과 같은 마음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에게도 지루한, 고통스러운, 힘든 그런 상황들이 항상 존재한다. 그런 것들이 지금은 볼 수 없는 기 승 전에 담겨있었다. 여기서는 특히나 그런 모습들이 더 잘 담겨 있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하나같이 개성이 뚜렷하고 다들 자기만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런 모습을 마냥 심각하게만 다루는 게 아니라 적절한 유머와 함께 설명해 줘 지루하지 않은 기 승 전을 만들었고 덕분에 클라이맥스에서는 더 큰 행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이 읽던 책 중에 다산의 제자 교육법이란 책이 있었는데 그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괴로운 시간이 있었기에 즐거움이 배가 된다. 마찬가지로 오늘의 괴로움은 뒷날 즐거움의 바탕이 된다. 사람이 즐겁기만 하거나 괴롭기만 하다면 즐거울 것도 괴로울 것도 없을 터, 사람은 누구나 즐거움과 괴로움 사이에서 아슬아슬 긴장과 균형을 잡아가며 산다"라는 말이 와닿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살 고 있는 대한민국과 소설 속의 스웨덴, 그리고 다산 선생님이 사셨던 조선시대가 다 비슷비슷하다고도 생각했다. 그래서 더 요즘 고전 속에서 현실 문제에 대한 답을 찾으려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돈벌이의 괴로움, 평생을 살아갈 터전에 대한 고민, 서로 간의 갈등 등 예전부터 있었고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그런 문제는 항상 있었나 보다.

그렇기에 이 책이 더 좋았다. 사는 게 힘들어도 그래도 살아간다는 걸 책을 읽기 전에도 많이 생각을 했었지만 책을 다 본 이후에는 그 생각이 더 강해졌다.

여태 그리 많은 책을 보진 않았지만 정말로 이 책이 내가 읽은 소설책 중에는 가장 좋았다. 너무나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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