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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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일본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를 봤었다. 리갈하이에 나왔던 주인공 "사카이 마사토"가 주연을 맡은 은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너무나도 재미있어서 시즌 2는 언제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시즌 2 제작소식이 나왔을 때 이 책도 나에게 왔다.


소설이 원작이었다니 너무나 설렜다. 일단 드라마가 너무나도 좋았기에 보기 전부터도 절대 재미가 없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책을 펴자마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한자와 나오키는 요즘에 내가 꽂혀있는 메밀면 같았다. 메밀면이라고 해서 메밀 100%로 만들면 툭툭 끊어지고 면발도 거칠다. 그래서 메밀의 비율을 잘 정해야 한다. 그래야지 메밀의 맛도 느끼면서 탱탱하면서도 쫀득한 메밀면을 맛볼 수 있다. 이 소설도 너무 진지하게 사회비판적인 내용이나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만을 강조했더라면 이렇게 쫀득하면서도 감칠맛이 났을까 싶다. 그런 잘 빚은 메밀면으로 만든 냉소바를 한 그릇 시원하게 먹은 듯하다. 날도 더워지고 일에도 치여서 짜증이 났던 차에 속 시원하게 해주는 그런 냉소바 말이다.


이 책은 한자와 나오키가 은행에 입사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소설이다. 한자와 나오키를 가장 잘 묘사해준 대목을 뽑자면

p.24 "이쪽은 오히라 세미나의 한자와. 우리 경제학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 내가 말하지 않아도 조만간 알게 될 테니까 자세한 건 생략할게. 한 가지만 미리 말하자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독설을 퍼붓고, 화가 나면 말이 짧아지는 녀석이야. 입씨름을 할 때는 다들 주의하도록!"

p. 336 "난 기본적으로 성선설을 믿어. 상대가 선의를 가지고 호의를 보인다면 성심성의껏 대응해. 하지만 당하면 갚아주는 게 내 방식이야. 눈물을 삼키며 포기하지는 않아. 열 배로 갚아줄 거야. 그리고...... 짓눌러버릴 거야.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아사노에게 그걸 알려주겠어."

이 두 문장이다. 상사가 까라고 하면 까야 하는 게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같은듯한데 부조리, 불합리에 절대 굴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어떻게든 이루기 위해 이 악물고 앞으로 나아가는 한자와를 보고 있으면 나도 주먹을 꽈악 쥐게 된다.


자신의 잘못도 있지만 상사의 무리한 업무 진행으로 인해 자기 혼자만 덤터기를 쓰게 된 한자와 나오키, 그가 얼마나 통쾌하게 자신을 망치려는 자들에게 복수를 하는지 속이 답답했던 사람들이 보면 엄청난 대리만족을 느끼리라 보장한다.

이로써 또 한 명의 인생 작가를 만나서 너무나도 좋았고 어서 2권도 읽고 싶어진다.

p.10 취직하려는 사람보다 일자리가 많아서 기업마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인재를 기다리는 올해의 취업 전선에서, 특히 인기가 집중되었던 은행 업계에는 채용 인원보다 지원자가 훨씬 많았다. 하지만 은행에서 정말로 원하는 것은 한 줌의 우수한 인재들뿐이었다.

p.31 공은 내 것, 실수는 부하직원의 것

p.196 돈에는 색깔이 없다.

p.218 날씨가 좋으면 우산을 내밀고 비가 쏟아지면 우산을 빼앗는다 - 이것이 은행의 본모습이다.
돈은 부유한 자에게 빌려주고 가난한 자에게는 빌려주지 않는 게 철칙이다. 세상이란 원래 그런 법이다.

p.406 "꿈을 계속 꾸는 건 참 어려운 법이지. 그에 비해 꿈을 포기하는 건 얼마나 쉬운지......"

p.411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한심한 조직이다.
그래서 내가 바꿔주겠다 - 한자와는 그렇게 생각했다.

p.413 "계속 꿈을 꾼다는 건 상상을 초월할 만큼 어려운 일이야.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 사람만이 계속 꿈을 꿀 수 있지.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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