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은 다른 종류의 보상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가, 어느새부터인가는 보상을 바라는 마음도 버렸다.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해서 자신의 친절함을 버리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은영의 일은 은영이 세상에게 보이는 친절에 가까웠다. 친절이 지나치게 저평가된 덕목이라고 여긴다는 점에서 은영과 인표는 통하는 구석이 있었다.
만약 능력을 가진 사람이 친절해지기를 거부한다면, 그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가치관의 차이니까.
"한참 노래를 부르던 남편이 저를 보더니 ‘팬도 아니면서 왜 왔어요?‘ 하고 대놓고 물었어요."
"설마 마이크를 잡은 채로요?"
"팬들이 남편 대신 후렴 부분 부를 때요.."
소문대로 직설적인 사람이구나 싶은 일화였다. 그러더니 나중에 매니저를 통해 연락처를 물었다고 한다. 막상 팬이었던 친구는 뭐라도 연결 고리가 생겨 기쁨과 동시에 왜 자기가아니라 래디 엄마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 복잡한 심경을이기지 못해 멀어졌다고 했다.
"팬이 아니라서 좋았대요. 영원히 팬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좋았대요."
"역시 독특하시네요. 음, 팬이면 좀 불편할 것 같긴 해요."
"팬이면 차분하게 대화가 안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