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 - 하루 중 제일 달콤한
이규영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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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가 무엇이고 사랑이 무엇이냐. 알콩달콩한 연애 얘기보다 부부싸움 넋두리, 시댁과 육아 스트레스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몰랑몰랑한 연애라는 게 도대체 있었나 싶다. 더운 여름이 지나고 슬쩍 찬바람이 섞여 불어오는 요즘, 왠지 간질거리는 감성 에세이를 읽고 싶어졌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꽤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만났다. 한 컷 한 컷에 사랑이 듬뿍 담겨 있어 나도 모르게 미소 지으며 보게 되었다. 최근에 그 그림들을 모아 사랑 에세이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짧게 올라오는 그림을 볼 때는 동글동글한 그림체가 먼저 보였는데 글과 함께 한 장씩 읽어보니 작가와 아내분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먼저 보였다. 책은 인스타그램에서 보던 것과 또 다른 느낌이었다.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은 짧은 글과 따뜻한 그림이 함께 하는 감성 그림 에세이이다. 이규영 작가가 그녀를 만난 그 순간부터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지금 연애 중인 사람이라면 무한한 공감을 보낼 것이고 솔로인 사람들에게는 연애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사랑을 하면 단둘만 보인다고 하듯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에는 단 두 명의 등장인물만 나온다. 이규영 작가와 세상에서 가장 예쁜 까불이. 심쿵 로맨스라는 장르답게 책 곳곳에는 나도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많은 장면이 등장한다. 어차피 결말은 해피엔딩이니 마음껏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즐기기만 된다. 

 

 

그림과 함께 읽는 짧은 글은 작가의 마음을 더욱 자세히 들려준다.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은 먼저 그림을 보고 다음에 글을 읽어봐도 좋다. 그림만 볼 때는 사랑스러운 연인의 일상을 바라보는 제3자의 입장이라면,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는 글을 읽을 때는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 속의 그들이 바로 내가 된다.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 속의 이야기들은 작가와 까불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마치 연애하는 하루하루를 그림일기로 남기듯 소소한 일상, 소소한 감정까지 소중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은 장난으로도 지친 일상을 순식간에 회복하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아픈 마음을 나누고 펑펑 울 수 있는 너의 품. 

아직도 꿈에 엄마가 나올 때면 울며 잠에서 깨. 늘 캄캄한 방에 나 혼자였는데 이제는 아니야. 그날은 네가 말없이 날 안아줬지. 무슨 꿈을 꿨는지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것처럼. 힘든 일, 슬픈 일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었는데 너의 품이라 참지 않고 펑펑 울 수 있었어. 이제, 너에게 용기 내어 모두 말할게. 

 

'시간이 흘렀습니다'라는 문장 없이 6컷의 그림만으로 그들이 함께 보낸 시간을 보여주는 페이지가 마음에 들었다. 누구나 한 번은 찍어본다는 발 사진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 힘든 하루의 마지막이 사랑하는 사람이 두 팔 벌려 기다려주는 곳이라면 아무리 고된 일이라도 거뜬히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이 마냥 즐거울 수만 있을까. 작고 큰 다툼이 반복되며 서로에게 모난 부분을 맞춰가는 시간도 필요하다. 마냥 꽁냥거리는 이야기만 담은 사랑 에세이라면 현실감이 없지만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 속 두 명이 보통의 존재듯 그들의 연애 이야기 역시 당신의 이야기이다.

 

감성 에세이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은 시들어가는 연애 세포를 자극한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어디 가면 이런 남자, 이런 여자처럼 나와 잘 맞는 반쪽을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만든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라며 심장 두근거리던 그때를 돌이켜보게 만든다.

더욱 예쁜 사랑을 하고 싶다면, 더 늦기 전에 사랑하고 싶다면, 잊고 있었던 감정을 다시 살려내고 싶다면 사랑 에세이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이 도와줄 것이다. 이제 달콤한 사랑을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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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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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걸어도 나 혼자>의 원제목은 '길동무는 있어도, 나 혼자'이다. 번역가의 말처럼 원제목은 쓸쓸하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처럼 쓸쓸함을 풍기는 책이 아니다. <같이 걸어도 나 혼자>라는 제목이 후반으로 갈수록 '나 혼자 걸어도 같이'라는 의미로 바뀐다고 느꼈다. <같이 걸어도 나 혼자>는 39살과 41살의 '보통의' 여자가 아닌 유미코와 카에데의 나름 모험과 어쨌든 성장 소설이다. 


'평범'과 '보통'이라는 기준이 있다면 그녀들의 삶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평범과 보통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유미코는 딸이 있는 남자와 재혼을 했다. 남자는 언제나 딸이 우선이었다. 유미코는 자신이 그 남자의 감정 쓰레기통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남자를 떠나 혼자 살기 시작했고 옆집에 사는 카에데라는 여자를 만났다. 카에데는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그 지역으로 왔지만 행복한 결말을 만들지는 못했다. 어느 날, 유미코의 남편인 히로키가 잠적했다. 히로키의 어머니가 아들과 닮은 사람이 있다고 전해 들은 섬으로 가서 확인해 달라고 유미코에게 부탁한다. 마침 유미코와 카에데는 구직 활동 중이었고 카에데는 이전 회사 사장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둘은 함께 히로키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 섬으로 별거 중인 남편을 찾으러 간다. 


<같이 걸어도 나 혼자>는 두 여자의 시선으로 번갈아가며 이야기한다. 유미코와 카에데의 현실은 팍팍하다. 시니컬한 유미코가 되어서 읽는 글은 그녀처럼 메말랐다. 붕 떠 있는 느낌의 카에데가 되어 읽는 글은 그녀처럼 방황하고 있다. 하지만 담백한 저자의 글 덕분에 그녀들의 이야기는 힘듦을 드러내는 글이 아닌 일상의 표현 같았다.

내게 일이란 자아실현이나 사회 공헌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활비를 벌기 위한 것이므로 그만큼 필사적이다. 훌쩍훌쩍 눈물이나 짜고 있을 겨를이 없다. 내가 아닌 사람의 체온을 느끼거나, 귀엽다고 속삭이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한때는 달콤한 과자다. 과자로는 배를 채우지 못한다.

사회가 말하는 '여자의 삶'에서 한발 멀어져 있는 유미코와 카에데. <걸이 걸어도 나 혼자>는 끊임없이 질문한다. '보통이라고 말하는 여자의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요?' 저자가 말하고 싶은 주제와 달리 이야기는 무겁지 않아서 좋았다. 처음에 <같이 걸어도 나 혼자>라는 제목에 갇혀 꽤 씁쓸한 이야기일 거라 단정했다. 하지만 내게 두 여자의 쓸쓸한 현실은 전혀 슬퍼 보이지 않았다. 


유미코는 별거 중인 남편과 이혼하기 위해 그 섬으로 들어갔다. 카에데는 요코지 사장을 피하기 위해 그녀와 함께 섬으로 갔다. 섬에서 그녀들은 하루하루를 함께 하지 않는다. 그곳에서도 각자만의 방식으로 일상을 살고 사람을 만나고, 성장한다. 물론 섬에서 겪은 일들로 유미코와 카에데의 삶이 갑자기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별한 결말이 없지만 그래서 더욱 그녀들의 돌아간 후의 삶이 기대된다. 

아마 어디를 가든 우리는 서로에게 친근하게 달라부터 있지는 않을 것이다. 외톨이다. 그리고 생각했다. 부부든 친구든 같이 있다고 '둘'이라는 새로운 무언가가 되지 않는다. 그저 외톨이와 외톨이일 뿐이다.

우리는 각자만의 '보통'과 '평범'이라는 틀에 갇혀있다. 저자는 <같이 걸어도 나 혼자>를 통해 사회가 강요하는 여자의 삶과 우정에 대한 편견들을 담담하지만 유쾌하게 풀어낸다. 자신을 우선하는 사람을 이기적이라고 말한다. 혼자 걷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은 비단 여자뿐만 아니라 '보통스러움'이라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 모두에 대해 말한다.

같은 책을 읽어도 감동받는 부분은 각각이다. 나는 <같이 걸어도 나 혼자>를 통해 사람과의 거리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었다. 함께 하지만 결국 혼자이고, 혼자 있지만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 삶이다. 유미코와 카에데의 보통스럽지 않은 삶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어느 정도일까라는 숙제는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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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 - 데일리 손글씨 & 손그림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
밥팅 지음 / 넥서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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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가 예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반듯하게 글씨를 쓰기 위해 학창시절 내내 노트에 자를 대고 필기를 했다. 글자 쓰는 걸 좋아해 연습장에 외워가며 단어를 빡빡하게 써내던 숙제를 참 좋아했다. 연필을 받히던 세 번째 손톱이 눌려 반 이상 굽도록 열심히 썼다. 여전히 굽은 세 번째 손톱은 펴지지 않았다. 문제는 그렇게 오랜 시간을 연필을 쥐고 써왔지만 내 글자는 그때 그 글자체로 끝이다.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의 저자인 밥팅처럼 보기만 해도 기분이 퐁퐁 좋아지는 다양한 글자를 쓰고 알록달록 예쁘게 꾸미는 재주가, 내게는 없었다. 책을 따라 손글씨 연습을 하다보며 문득 떠올랐다. 만약에 예전에 자를 대고 글자를 쓰고, 연습장 한 권이 시커메지도록 연필을 쥐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 글씨를 쓸 수 있었을까.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를 읽고 한 글자 한 글자 따라 쓰면서 학생 때의 기억이 솔솔 떠올랐다. 한 반에 꼭 한 명 이상 밥팅 작가처럼 다이어리를 꾸미고 손글씨를 예쁘게 쓰는 애들이 있었다. 그 애를 따라 하고 싶어 심사숙고해 다이어리와 볼펜, 여러 가지 형광펜을 구입했지만 항상 내 다이어리는 수학의 정석의 행렬 부분과 같아져 버렸다. 

혹시 내 기억이 잘못되었을까, 한 권 정도는 조금 예쁘게 꾸민 다이어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 상자를 열어 쓰다만 다이어리를 들춰봤다. 역시나 모든 다이어리는 앞 몇 페이지만 쓰고 끝이었다.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요즘처럼 앱으로 편리하게 스케줄을 관리할 때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처럼 아날로그식으로 다이어리를 쓰고 예쁘게 꾸민다는 것은 꽤 많은 정성이 필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손글씨로 다이어리를 쓰고 정성을 들이는 데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는 크게 두 가지를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다이어리를 예쁘게 꾸미는 방법을 알려 주지만 그것보다 예쁜 손글씨 쓰는 법에 더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자신만의 다이어리를 꾸미고 싶다면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가 좋은 가이드라인을 알려줄 것이다. 다이어리를 꾸미는 것 외에 캘리그라피를 쓰듯, 조금 더 예쁜 손글씨를 배워보고 싶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한 권의 완벽한 실용서가 된다. 

책은 꼭 필요한 인트로와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인트로에서는 다이어리를 꾸미고 예쁜 손글씨를 쓰기 위해 꼭 필요한 재료들을 꼼꼼하게 소개해 준다.  간단하지만 기본 도구를 준비해 본격적인 다이어리 꾸미기와 예쁜 손글씨 쓰는 법을 배워보자. 

 

 

빈 공간에 앞으로의 계획이나 지나온 일들을 직접 써넣는 것이 다이어리이다. chapter 1에서는 10분 만에 악필을 교정할 수 있는 기본 글씨체를 먼저 익힌다. 밥팅체, 반죽체, 사각체, 가로수체, 발그레체, 살랑살랑체라는 이름도 예쁜 6가지의 예쁜 글씨체와 포인트를 소개한다. 

 

 

기본적인 자음과 모음을 따라 한 후에 문장을 따라 써볼 수 있다. 밥팅체부터 차근차근 따라 해봐도 되지만 6가지의 글자체 중 배워보고 싶은 글자체 먼저 연습해 봐도 좋을 것이다. 주의해야 할 포인트와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내 글씨체처럼 쓰기 위해서는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를 덮은 후에도 열심히 써봐야 한다.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에 나오는 6가지 글자체 중 따라 해 보고 싶은 글자는 '꺾임의 매력이 있는 가로수체'이다. 반듯하지만 둥근 형인 내 글씨체와 전혀 다른 느낌이라 배워보고 싶은 이유도 있지만 짧은 문장을 쓸 때 꽤 독특한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작정 쓴다고 글자체를 비슷하게 쓸 수는 없다. 물론 단기간에 글자체가 바뀌기는 더더욱 힘들지만 밥팅 작가가 알려주는 '단기간에 글씨 교정을 할 수 있는 밥팅의 꿀팁'을 참고한다면 조금 더 일찍 나만의 예쁜 손글씨 쓰는 법을 익힐 수 있지 않을까. 

 

 

기본적인 글자체를 익혔다면 chapter 2에서는 레벨업을 해 조금 더 어렵지만 예쁜 손글씨에 도전해 보자. 2단계에서 알려주는 박스체나 입체 글씨 쓰기 등은 수업시간 교과서 글씨 위에 썼던 낙서들이라 반가웠다. 물론 그때 그 실력은 다 사라지고 없다. 방법을 하나하나 따라 해 보지만 이미 똥손이 되어 버린 지 오래라 글자라기보다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 같았다.

 

 

캘리그라피를 배워본 적은 없지만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에 나오는 글자들을 천천히 따라 써보니 왠지 캘리그라피를 독학으로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다.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가 다이어리 꾸미기와 손글씨 예쁘게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말했는데 거기에 또 하나의 주제를 추가하고 싶다. 바로 나 홀로 배우는 캘리그라피. 예쁜 손글씨를 연습하다 보면 캘리그라피 실력도 덤으로 따라올 것이다. 책에 나오면 글자들을 따라 적다 보니 더 많은 글자를 배워보고 싶어, 캘리그라피 수업을 듣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기본 글자와 예쁜 글씨체를 연습했다면 chapter 3에서는 본격적으로 다이어리 꾸미는 방법을 배워보자. 제목에 활용하기 좋은 리본 그리는 방법, 사진이나 원하는 문구를 손글씨로 적는 방법과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는 꾸미기 방법을 소개한다. 

 

 

여러 가지 다이어리 꾸미는 방법 중에서도 책꽂이 모양을 활용해 버킷리스트를 성취한 후 공간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작은 책과 화분으로 그린 그림을 책상이나 잘 보이는 공간에 붙여 놓고 수시로 버킷리스트 달성 경과를 체크해 보자. 

 

 

3단계에 걸쳐 오직 손으로만 쓰고 그려 다이어리 꾸미는 방법과 손글씨 예쁘게 쓰는 법을 배웠다면 마지막 chapter 4에서는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해 다이어리를 더욱 풍성하게 꾸미는 방법을 배운다. 마스킹 테이프, 도일리 페이퍼, 사진 등을 이용해 꾸미는 방법을 따라 하다 보면 언젠가 자신만의 매력적인 다이어리 꾸미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딱딱한 설명을 적는 글자가 아니라 예쁘고 귀여운 글자를 따라 쓰고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꾸밀 수 있을까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는 예쁜 손글씨를 쓰고 싶은 사람이나 자신만의 개성 있는 다이어리를 꾸미고 싶은 초보들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다. 간단하지만 꼼꼼한 설명, 따라 하고 싶게 만드는 글씨와 그림 덕분에 눈과 손이 즐거운 독서였다. 책으로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유튜브 '밥팅의 미술시간'을 참고하면 더욱 다양한 꾸미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편리한 앱을 두고 불편한 다이어리에 일정을 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를 읽으며 글자를 따라 써보고 각자 다이어리를 작성해 봤다면 아마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의 시대가 오면 아날로그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들 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편리함보다 불편함에 더 큰 의미를 두며 살고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만의' 다이어리에 소중한 하루를 기록해 보자. 내일은 어떤 일을 할지 계획하고 목표를 세워보자.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밥팅의 다이어리 꾸미기>를 통해 배웠던 글자와 방법들을 활용해도 좋겠지.

우린 바쁘니까 매일 다이어리를 쓰지 못해도 괜찮다. 문득 시간이 날 때나 일정 틈틈이 빠르게 적어봐도 좋다. 그 시간들이 쌓이면 당신도 알게 될 것이다. '왜 귀찮게 다이어리를 쓰고 꾸미는 거야'에 대한 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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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편지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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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떻게 써야 할까. 읽을 분량이 점점 줄어들수록 걱정은 늘어만 갔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임은 알지만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파 피하고만 싶은 이야기. '위안부' 문제는 수없이 접해도 전혀 무뎌지지 않는다. 다른 나라, 다른 시대를 살았던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시대를 조금 더 일찍 살았던 소녀들의 이야기. 그분들의 과거에 있었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이야기임을 알기에 '위안부'와 관련된 책은 늘 한숨을 크게 들이쉬며 첫 장을 펼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잊기 않기 위해 누군가는 집회에 참석하고, 누군가는 영상을 남긴다. 김숨 작가는 2016년에 <한 명>이라는 작품에 이어 <흐르는 편지>로 그분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나는 곱디고운 십 대 소녀였던 그녀들의 처절한 이야기를 눈으로, 머리로, 마음으로 받아들여 짧은 글로 토해내며 기억한다.


금자 또는 후유코는 열다섯 살이다. 열세 살 되던 해 비단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따라나섰지만 그녀가 도착한 곳은 세계 위안소였다. 어리고 곱고 가녀린 열세 살의 소녀는 그렇게 일본군 위안부가 되었다. <흐르는 편지>는 낙원위안소에서 살아가는 금자와 다른 소녀들의 처절한 일상을 담담히 들려준다. 열다섯 살이 된 금자는 매일 아침 흐르는 물에 군용 콘돔인 삿쿠를 씻는다. 그리고 엄마에게 편지를 쓴다. 소녀는 글자를 모른다. 물론 엄마도 글자를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다. 흐르는 물로 부치는 편지는 글자를 몰라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에 손가락을 저어가며 쓰는 편지는 강물과 함께 금세 사라져 버린다. 알지만 책을 읽는 내내 금자의 마음을 담은 편지들이 물을 타고 흘러 흘러 강가에서 빨래를 하는 엄마에게 닿기를 바랐다.


누구의 아기인지도 모를 아기를 가졌다. 배가 부른 후에도 소녀는 일본군을 받았다. 제3자의 눈이 아닌 '나'가 들려주는 낙원 위안소의 낮과 밤의 생활은 읽는 내내 자꾸만 한숨을 내쉬게 만들었다. 금자의 표현들은 담담해서 더욱 슬프고 처절했다. 

그 애는 겨우 열세 살로 내 아래 여동생과 나이가 같다. 이곳은 열세 살짜리 여자애가 있을 만한 데가 아니다. 열다섯 살 짜리 여자애가 있을 만한 데도 아니라는 걸 오지상과 군인들만 모른다. 열다섯 살인 나도 아는 걸.

<흐르는 편지>는 위안부 문제의 중심으로 들어갔다. 금자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녀의 눈을 통해 다른 소녀들의 생활과 고통, 죽음을 함께 느낀다. 언제 끝날지 모를 전쟁 속, 타국에서 매일 겪는 고통스러운 일, 언제 죽음이 닥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겨우 십 대의 소녀들은 어떻게 살아냈을까. 문득 작년에 봤던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영화 속 소녀들처럼 <흐르는 편지> 속 여자애들도 집으로 돌아갈 꿈을 꾼다. 


3월 10일 육군 기념일에 오지상을 우리를 마당에 모아놓고 말했다. "너희는 천황폐하가 일본 군인들에게 내린 하사품이다." 천황은 어째서 일본 여자애들이 아니라 조선 여자애들을 하사품으로 내려주었을까. 낙원 위안소에 일본 여자애는 없다. 세계 위안소에도 일본 여자애는 없었다. 전쟁은 일본 군인들이 하는데. 오지상은 이렇게도 말했다. "너희 한 명이 군인을 백 명씩 상대해야 한다." 군인을 백 명은커녕 열 명도, 단 한 명도 상대해보지 않은 오지상은 군인을 상대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 

<흐르는 편지>는 엄마에게 임신한 사실을 알리는 편지를 쓰는 것으로 시작하고 아기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편지로 끝을 맺는다. 소녀는 엄마에게 전해지지 않을 질문을 한다. "어머니, 오늘 밤 나는 아기를 나을지도 몰라요. 닭띠 아기를요. 어머니, 그런데 나는 무슨 죄를 지은 걸까요. 무슨 죄를 지어서 이 먼 데까지 끌려와 조센삐가 되었을까요." 

초경을 시작하기도 전,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도 몰랐던 열세 살의 소녀는 끊임없이 묻는다. 나는 무슨 잘못을 했길래 먼 타국에서 치욕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걸까. 이야기는 고통스러운 매일을 이겨내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금자 스스로를 달래는 일기와도 같았다.

기억하기 위해 <흐르는 편지>를 읽어야 한다. 외면하면 잊어버리고 만다. 외면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위안부 소녀였던 할머니들 한 분, 두 분 하늘의 별이 되어간다. 생존하시는 분들이 없다고 위안부 문제가 사라지는 걸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흐르는 편지>를 읽으며 나는 금자라고 불리던 예쁜 소녀의 열세 살과 열 다섯 살을 함께 했다. 책을 읽을 때 느끼는 불편함, 관련된 영화를 보며 내려앉는 무거움이 싫어서 위안부 문제를 피해서는 안된다.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는 소녀가 흐르는 물에 마음을 담아 써 내려간 편지를 흘려보내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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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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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르소설은 흡입력이 굉장하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는 것 또한 장르소설이긴 하지만 어떤 한 부분이라도 취향에 맞는다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책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백 번째 여왕>은 '넘기는 재미, 황홀한 순간'이라는 에이치 출판사의 문구가 무척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최근에는 장르소설을 휴대폰으로 끊어가며 읽는 편이라 책 속으로 훅 빠져들어간다는 느낌을 느껴보지 못했다. 오랜만에 결말이 궁금해 새벽까지 책을 놓지 못했다. 이국적인 판타지 소설, 이야기가 촘촘하게 얽혀있어 한순간도 한 눈을 팔지 못하게 만드는 소설을 읽고 싶다면 <백 번째 여왕>이 그 순간을 선사해 줄 것이다. 


<백 번째 여왕>은 고대 수메르 신화에서 영감을 얻어 쓰인 영미 장편소설이다. 고대 신화와 판타지가 잘 어우러져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백 번째 여왕>은 '칼린다'라는 소녀의 성장 소설이자 인간과 신의 능력을 받은 자들과의 대결을 이야기한다.

부모님이 누군지, 자신의 능력을 모른 채 남들보다 조금 모자란 듯 자란 소녀, 칼린다는 대륙을 지배하는 왕의 백 번째 왕비로 소환된다. 왕이 가질 수 있는 왕비의 수는 백 명. 그 마지막을 장식하는 여왕은 더 특별한 존재이다. 다른 소녀들보다 외모나 검술 실력이 모자란 칼린다가 어떻게 왕의 눈에 들어 비라지가 되었을까.

늘어지는 부분이나 쓸데없는 설명 없이 이야기는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백 번째 여왕>은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는 소녀의 매력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보고 그녀를 보호하는 남자 주인공인 데븐 나익 장군. 왕의 백 번째 왕비가 되었지만 칼린다의 마음속에는 그녀를 보호하는 근위대장인 나익 장군뿐이다. 

나는 그가 한 말을 기억한다. 왜냐면 당신이 아름다워서......, 내 마음속에 그대만이 가득합니다.

<백 번째 여왕>은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긴 하지만 로맨스적인 요소가 많은 편은 아니다. 여왕보다는 전사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비라지인 칼린다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책에는 부타라는 존재가 등장하는데 바람과 물, 불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인간을 말한다. 제국의 왕인 타렉이 없애고 싶어 하는 악마의 종족인 부타. 놀랍게도 칼린다는 부타들 중 불을 다루는 능력을 가진 버너였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버너인지도 모른 채 살아왔다. 이야기는 그녀가 버너임을 일찌감치 알려준다. 그리고 그녀가 왜 버너인지, 능력을 알지 못한 채 살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그 능력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 하나씩 풀어간다. 

하렘을 연상시키는 아내들의 숙소와 왕이 허락한다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첩의 숙소, 왕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규율, 로마시대의 격투장과 같은 곳에서 벌어지는 왕의 아내와 첩들의 목숨을 건 서열 토너먼트는 불편하지만 그래서 칼린다가 무너뜨리는 장면들이 더욱 통쾌하게 느껴진다. 야만과 마법, 반란, 사랑으로 채워져 있는 <백 번째 여왕>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흥미롭다. 특히 주인공인 칼린다와 함께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나약하지 않아서 좋았다. 

다음 날 출근을 잊고 이른 새벽까지 책을 덮지 못했다. 왜 칼린다는 버너일까, 칼린다와 데븐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칼린다가 버너로 자각한다면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지 등 궁금한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말까지 읽고 말았다.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고 원인을 알면 속 시원히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백 번째 여왕>은 이제 막 하나의 이야기만을 끝냈을 뿐이었다.

<불의 여왕>이라는 제목으로 이어지는 2권에서 펼쳐질 칼린다의 모험이 벌써 궁금해진다. 1권에서는 그녀가 성장하고 자각하는 과정이라 버너로서의 능력을 많이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백 번째 여왕>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불의 여왕>에서 본격적인 전사로 활약할 칼린다의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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