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이 떨어지기 전에 - 삶, 사랑, 죽음, 그 물음 앞에 서다
경요 지음, 문희정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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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그런 글을 읽었다. 사람들의 가장 큰 착각 중의 하나는 자신이 나이 들어 죽을 것이라는 것. 죽을 때까지 스스로 몸을 움직이며 마지막 눈을 감을 때는 가족들의 따뜻한 눈물과 배웅 속에서 세상을 떠날 거라는 확신. 적어도 자신만은 그렇게 죽을 거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살고 있다고 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죽음에 관해 물어볼 때마다 그들은 자신들이 노후에 치매가 걸리거나, 몸을 마음대로 못 움직여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는 '잘 죽어가는 것'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요즘엔 존엄사나 웰다잉에 관한 책이나 다큐가 종종 나오고 있어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존엄사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그런 이야기를 하냐며 무척 불편해한다.

 

인간은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하루씩 줄어가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런 유한한 삶이기에 우리는 젊음을 사랑하고 열정을 불태우며, 정말 열심히 산다. 20대에는 30대를 준비하고, 30대에서는 40대를 계획한다. 하지만 노년에 맞이하는 늙음이 주는 병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계획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몰라도, 적어도 나는 그렇게 되지 않아.'


얼마 전에 존엄사에 관한 다큐를 봤다. 대만은 우리보다 웰다잉에 대한 인식이 앞서가고 빠르게 준비하고 있는데 <눈꽃이 떨어지기 전에>를 읽으며 다큐에서 봤던 장면들이 오버랩 되는 것 같았다.

 

경요는 '황제의 딸'이라는 드라마로 알게 된 작가이다. 그녀의 드라마에 정신없이 빠졌고 책을 찾아 읽기도 했다. <눈꽃이 떨어지기 전에>가 경요의 에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무척 읽어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어떤 내용인지 몰랐다. 노년을 살고 있는 그녀의 삶에 대한 에세이겠거니 했었는데 의외로 존엄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더구나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과 웰다잉의 권리에 대한 글이라니.


<눈꽃이 떨어지기 전에>는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한 줄 비위관 이야기'에서는 존엄사법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남편의 치매를 알게 되고,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남편을 간호하는 과정 그리고 남편이 원하지 않은 비위관 삽입을 하며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존엄을 잃어버린 남편을 바라보는 경요의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 2부 이제는 모두 추억이 되어'에서는 남편과 경요와의 일상적이지만 아름다운 순간순간들을 들려준다.


<눈꽃이 떨어지기 전에>는 존엄사 법에 찬성하는 작가 경요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웰다잉을 지지한다. 온갖 주사기 줄을 주렁주렁 달며 이곳이 어디인지, 지금 나를 바라보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짧은 숨만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노인의 인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페이스북에 올려 엄청난 반응을 겪었던 글을 다시 손본 것도 있지만 이 책의 대부분은 미발표작이다. 남편의 치매 과정을 겪으며 느꼈던 고통과 절망을 그대로 담았다.


2017년 3월 12일 '아들과 며느리에게 보내는 공개서신'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아플 때와 사후에 해줬으면 하는 몇 가지 당부를 한다. 그녀의 가장 큰 바람은 몸뚱이만 억지로 붙들고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와병 노인으로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갑자기 효자 증후군에 걸려 대불효를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

 

'죽음'은 모든 사람이 반드시 직면하게 되는 것이자 필연적으로 닥치는 일이지. 반대로 '생명'이 인간에게 찾아오는 것은 항상 '우연'이야. ~ 죽음은 네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정해진 일이야!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탄생'에만 기뻐하고 '죽음'에는 슬퍼하는 걸까? 긍정적인 에너지로 죽음 맞이할 수 없는 걸까?


경요 어머니 역시 돌아가시기 전 2년 동안 치매를 앓으셨다. 치매 말기까지는 이르지 않은 채 돌아가셨지만 2년 동안의 고통은 경요에게 잊을 수 없는 고통의 순간이었다. 조금씩 생명과 즐거움을 잃게 만드는 질병인 치매. 중증에 이르면 환자는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고 생명의 존엄, 삶의 품격도 상실한다.

 

경요가 어머니 병간호 후 관심을 가진 문제는 바로 현재 치매 인구와 현재 와병 노인의 숫자였다. 급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되는 타이완의 현실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갈수록 치매와 노인성 장애 인구가 증가한다. <눈꽃이 떨어지기 전에>는 에세이이기 전에 노인문제에 대해 보다 부드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었다.


책 속의 많은 구절이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다음 문장이 가슴에 와닿았다.

 

"무슨 인생이 이래? 세상에 태어나자마다 배워야 할 것 천지지. 말하는 것도 배워야 하고 걷는 것도 배워야 하고, 그 뒤로는 일생을 전력투구해야 해. 학생 때 죽을 둥 살 둥, 취업할 때 죽을 둥 살 둥, 연애와 결혼도 죽을 둥 살 둥, 아이가 생기면 죽을 둥 살 둥, 퇴직해도 죽을 둥 살 둥, 그렇게 평생을 죽을 둥 살 둥 하면서 지식과 경험을 쌓은 것이 다 늙어서 '잊어버리기' 위한 거였나?'


경요 작가의 일기를 읽는 듯했다. 남편의 치매를 알고부터 한 단계 한 단계 고통이 더해지는 과정은 담담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에 슬픔이 진하게 묻어있다. 그녀가 책을 통해 하는 말은 사랑하는 가족 중에 누군가가 치매나 노인성 질병에 걸릴 경우 겪을 수 있는 일들이다. 예전에 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비위관 삽입을 두고 가족들 사이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적이 있었다. 전부는 아니지만 그녀의 심정이 어떤지 아주 약간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살아 있다는 말은 침대 위에 누운 채 숨을 쉬고 심장만 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 있다는 말은 무척이나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 세상을 즐길 수 있고,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끼며, 해가 지는 것을 보고, 바람과 비의 소리를 들으며, 맛있고 입에 맞는 음식을 먹고, 영화와 각종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어야 사람이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생과 사는 본래 쌍둥이 형제와 같아서, 탄생이 있으면 죽음도 있는 것이다. 죽음이 찾아왔을 때 그것은 아름다운 결말이어야 한다.


<눈꽃이 떨어지기 전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에세이였다. 존엄사나 웰다잉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이고, 그토록 싫어하는 삽입관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남편을 지켜보는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경요의 글답게 묵직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그녀의 고통을 그대로 드러냈지만 한없이 슬픔에만 빠지지 않는다.

 

이 책은 죽음 앞에서 존엄함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경요가 스스로에게 던진 물음을 자신의 삶을 통해 답한다. 잘 죽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그것에 대한 준비가 여전히 서툴다. 나이가 들면서 멋지게 사는 삶보다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까에 대한 고민이 늘어간다. 부모님에게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나에게 내 생명 유지의 선택권이 없을 때 나는 어떻게 될까? 등 끝없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녀는 책의 말미에 독자에게 묻는다. 생각해 보라. 당신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싶은가? 인위적으로? 빨리? 천천히? 생각해 보시라. 진지하게 생각해 보셔야 한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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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코코 샤넬 - 그래픽으로 읽는 코코 샤넬 인포그래픽 시리즈
소피 콜린스 지음, 박성진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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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infographics)은 정보나 데이터, 지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개념적인 정보들을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최근에는 표지판이나 지도, 문서에서의 사용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인포그래픽을 활용하고 있다. 인포그래픽을 통해 시대의 아이콘들의 인생 흐름을 전체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 있다. 큐리어스에서 출판되는 예술가 시리즈로 인포그래픽만으로 구성된 획기적인 이 책은 제인 오스틴, 모네, 클림트, 반 고흐, 다빈치 그리고 프리다 칼로를 인포그래픽을 통해 소개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자들의 영원한 아이콘, 코코 샤넬에 대한 인포그래픽을 보여준다.



누구나 알고 있으며 가지고 싶은 브랜드인 샤넬. 하지만 우리는 그 샤넬을 만든 코코 샤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한 사람의 인생을 안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변화무쌍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의 경우 일반적인 책 두께를 넘어서는 분량이 나올 것이다. 감히 도전하기 힘든 한 사람의 인생을 만나는 시간을 두렵지 않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인포그래픽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포그래픽 코코 샤넬>은 샤넬의 삶에서 찾아낸 사실과 생각, 습관, 업적 등을 생생하고 간결하게 전달한다.



<인포그래픽 코코 샤넬>은 코코 샤넬의 생애, 세계, 작품, 유산으로 나눠 설명한다. 극과 극을 오가는 그녀의 삶은 무척 매력적이다. 그 누가 정해준 길로 가본 적이 없다는 그녀의 말처럼 책을 통해 알게 된 샤넬의 인생은 도전과 모험의 연속이었다.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 단지 운으로만 되지 않는 일임을, 부유하게 태어나지도 않은 그녀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알아보자.




인포그래픽의 장점 중의 하나는 방대한 양을 간략하고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코코 샤넬에 대해 말하지만 단지 그녀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지 않는다. 그녀가 살았던 역동적인 시대, 전 세계 곳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 본다면 복잡해서 금방 이해하기 힘든 샤넬의 가계도 역시 인포그래픽을 통해 쉽게 파악된다.



전형적인 성공 스토리를 가진 코코 샤넬은 1883년 프랑스의 소도시 소뮈르에서 태어났다. 1895년 어머니가 결핵으로 사망한 후 언니, 여동생과 함께 고아원으로 보내진다.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던 코코 샤넬. 하지만 이미 잘 지어진 궁전에 살았던 것이 아니라 끝없는 에너지와 열정으로 살아남았고 최선의 자리에 서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코코 샤넬의 생애에 이어 그녀의 세계와 작품, 유산에 대해 보여준다. 샤넬이 지은 샤넬의 별장인 라 파우사, 할리우드에서 최초로 러브콜을 받은 디자이너로 미국에서의 활동, 도전했으나 실패로 끝난 가수 생활 등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그녀의 삶을 알 수 있었다.



오늘날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샤넬의 로고는 샤넬이 어릴 적 지냈던 오바진 수녀원의 복잡하게 맞물려 있던 창문 장식에서 아이디어를 떠 올렸다고 한다.



샤넬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많은 것을 떠올린다. 검은색 풀오버 스웨터와 진주 목걸이, 메릴린 먼로가 잠들 때 사용한다는 가장 유명한 향수 No5, 주얼리 등 샤넬을 대표하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많은 여자들의 들고 싶어 하는 2.55백을 빼놓을 수 없다. 1955년 2월에 론칭되어 2.55백이라고 불렸던 이 가방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특유의 클래식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샤넬 역시 많은 명언을 남겼는데 샤넬이 공식적인 자서전을 쓰지 않은 데다가 소문을 몰고 다니는 편이라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현재 남아있는 그녀의 작품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으니 명언의 진실 유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녀의 매력적인 삶에 비해 무대나 스크린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인포그래픽 코코 샤넬>을 통해 코코 샤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대별 영화를 알게 되었다.

샤넬은 1971년 1월 10이 87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없지만 그녀 자체였던 브랜드 샤넬은 여전히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패션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코코 샤넬. 에너지로 가득했던 그녀의 삶을 인포그래픽으로 살펴 본 <인포그래픽 코코 샤넬>은 잘 만들어진 요약노트처럼 쉽고 일목요연하게 그녀의 매력적인 삶과 작품 세계를 알 수 있었다. 인포그래픽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만나 본 샤넬의 삶과 사랑 그리고 작품의 세계는 심플함을 추구하는 그녀의 작품과 달리 너무나도 화려한 인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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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 - 자존감이 높아지고, 인간관계가 술술 풀리는 감정 정리법
와다 히데키 지음, 정지영 옮김 / 상상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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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소한 일에 화를 잘 내는 사람인가? 화를 내고 나면 곧 후회하는 습관이 있는가? 별것 아닌 것 같은 화 때문에 손해 본 적이 있는가?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는 왜 화를 내지 말아야 하는지, 욱했던 순간들이 모이면 결국엔 자신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최근에 화를 참지 못해 일어나는 사소하거나 혹은 큰 사건들이 많다. 그런 일들은 언제나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다면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를 통해 내가 얼마나 자주 화를 냈는지 체크해 보자. 책에서 이야기하는 '화'는 큰일에 불같이 반응하는 화를 말하지 않는다. 순간적인 짜증, 습관적인 화냄이 나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불쾌하게 만들고 인간관계가 나빠지는지 알려준다.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는 제목처럼 내용 역시 쉽다. 철학적이거나 어려운 이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따라 하기 힘든 미션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숙제를 주지도 않는다. 가벼운 에세이처럼 일상 속에서 생각날 때 문득 한 페이지씩 읽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짧은 이야기들이다. 

순간순간이 쌓여 하루가 되듯 사소하게 화낸 순간들이 모여서 불편하고 껄그러운 인간관계를 만든다.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를 읽는다고 그 순간 삶이 변하는 터닝포인트가 오지는 않는다. 작은 일, 짧은 순간에 일어난 감정들을 고침으로 인간관계부터 인생의 많은 것들을 천천히 바꿀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가르쳐준다. 

기분이 쉽게 나빠지는 사람은 점점 더 불평불만이 많아지고,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는 사소한 일에까지 금세 감정이 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분이 나빠졌다가도 바로 풀리는 사람은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심기가 불편해져도 곧 평상시 상태로 돌아가므로 주변 사람은 그가 화났는지 눈치조차 못 챌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항상 침착한 사람으로 높게 평가됩니다.


화내는 일이 줄어들면 변화가 찾아온다. 그런 변화를 맞을 수 있게 책에서는 총 6장에 걸쳐 화가 나는 다양한 원인을 없애는 방법들을 말한다. 각 주제에 3~4페이지 정도 짧은 이야기라 꼭 처음부터가 아닌, 자신에게 필요한 것부터 읽어도 좋다. 이야기는 화를 내는 사람들이 빨리 화남을 풀거나 화를 내지 않는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결국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의 대부분의 것들은 삶을 부드럽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가르쳐준다. 

요즘 많은 책에서 SNS 속 관계를 빼놓지 않고 말하는데 <오늘도 사소한 이러에 화를 냈습니다>에서도 역시 SNS에 대해 언급한다. 당신이 왜 점점 더 '좋아요'에 얽매이게 되는지, 자신을 위해 SNS 친구를 줄어야 하는 이유 등을 말한다.


책 속의 여러 가지 조언 중 가장 와닿는 것은 '인생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였다. 언제나 현재 내가 서 있는 이 길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믿음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씩 없어지고 있다. 의문을 가지고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그런 고민에 갇혀 어느 순간 미간에 주름을 잡아가며 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작가는 그런 나에게 말한다. 변화가 두려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일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어쩌지. 해고되는 게 아닐까?', '30년 후에 밥은 먹고 살 수 있을까?', '내가 회사를 그만두면 가족은 어떻게 될까? 아이의 교육비랑 대출은 어떻게 하고?' ~ 하나의 길 밖에 없다는 믿음이 결국 여러 가지 고민거리를 만드는 셈입니다.

모든 것은 나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나 스스로를 다스리면 주변 사람들이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일상을 보낼 수 있다. 내가 화내는 문제는 내가 아니라 누구 또는 무엇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약에 당신이 화내는 원인 대부분이 외부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 다시 한번 찬찬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원인이 외부에서 오더라도 그런 외부 상황을 짜증이나 화로 받아치는 것은 결국 당신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스스로의 마음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의 시간을 누구 때문에 기분 나쁘고 누구로 인해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지게 하지 말자. 일희일비하지 않는 당신의 순간, 그것에서부터 즐겁고 행복한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욱해버리면 결국 손해 보는 건 당신이라는 사실, 이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알고 있으니 이제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와 함께 고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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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수업 -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 우리 미래가 여기에 있다
EBS <100세 쇼크> 제작팀 지음, 김지승 글, EBS 미디어 / 윌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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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 프라임 '100세 쇼크'를 봤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된 '100세 쇼크'는 제목처럼 쇼크로 다가왔다.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노년. 그 노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EBS 다큐 프라임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100세 쇼크' 속, 노년을 준비하지 못한 그분들의 모습에서 나의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 <100세 수업>은 EBS 다큐 프라임 '100세 쇼크'를 책으로 옮겨 놓았다.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나이 듦을 준비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노년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100세 수업>은 네 번의 수업을 통해 나이 듦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 번째 수업 100세의 사생활에서는 노년의 하루와 몸과 마음의 변화, 그들의 감정과 표현에 대해 들려준다. 아직 그들의 나이가 되어 보지 못한 우리들은 고령자들의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생물학적 노화로 인해 가능한 최소한의 에너지로 일상을 살아간다. 그뿐만 아니라 고령자들은 끊임없이 자기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하는 욕구로 인해 인정받았던 일들을 할 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노인의 심리적 문제와 관련해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죽음이라는 문제다. 자신의 죽음뿐 아니라 가족과 가까운 이들의 앞선 죽음의 문제가 불가피하게 주어진다. 이 지속적인 상실과 죽음의 문제는 노인에게 잘 표출할 수 없는 우울감을 안긴다.

늙었다고 말하는 나이는 몇 살일까? 60대를 노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노인의 기준을 다시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살아갈 날은 점점 더 길어지지만 우리는 여전히 노년은 덤으로 생긴 것이라 생각한다. 노년에도 우리는 생활을 하고 병원을 가야 한다. 자녀들에게 부담되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돈이 필요하면 보태줘야 할 상황이 오기도 한다. 우리는 제대로 질문해야 한다. 노년기는 덤으로 사는 게 아니다. 단순하게 오래 산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오래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노년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2015년 UN에서 생애 주기별 연령을 새롭게 구분했다. 그들이 말하는 '100세 시대 생애 주기별 연령'에서는 17세까지 미성년, 17세에서 65세까지 청년, 65세부터 79세까지 중년, 79세부터 99세까지 노년, 100세 이상을 장수 노인이라고 말한다. 이 구분에 따르면 우리가 말하는 수많은 노인들은 노인이 아니다. 

100세 시대는 지금까지 인류 역사상 없었고 겪어보지 못한 타임라인이다. 노인이 된다는 것을 단순히 병들고 아프고 초라해진다는 의미로 생각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우리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 <100세 수업> 이전에도 노년을 준비하자는 이야기는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노후준비를 어려워한다. 왜 그럴까?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빠르다. 참고할 만한 국가가 없을뿐더러 위 세대를 보고 배워야 하지만 그럴만한 롤모델도 없다. 이런 상황들은 고독한 무연고 사망률의 증가, 65세 이상의 높은 빈곤율 그리고 고령자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우울한 지표들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우리는 노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잘 늙어갈 수 있을까? <100세 수업> 네 번째 수업에서는 현재 노년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이가 들었다고 노년을 일생을 마무리하는데 쓰지 않고 매일 새로운 경험으로 채우고 있는 한정숙(88세) 씨, 사립유치원 교사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동화책 읽어주는 봉사를 하는 조경숙(80세) 씨, 교정 구석에 마련된 허름한 공간에 거주하며 여전히 학교를 위해 살고 있는 이사장 채현국(83세)씨의 이야기를 읽으며 잘 늙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살아가는 매 순간이 개인의 삶에서는 늘 최초이자 돌아오지 않을 시간인데, 은퇴 후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고민의 무게가 10대, 20대가 하는 '앞으로 커서 뭐 하지?' 같은 고민의 그것과 크게 다를까? 우리는 모두 처음 살고, 처음 늙고, 처음 죽는다. '어떻게 늙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사실 '어떻게 살 것인가'와 다르지 않고,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 특정 나이 이후를 생각해 본 것 없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때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삶을 상상해보게 되는 것이다. 

늙음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식상한 말이지만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청춘이 지나가 버렸다. 지금보다 몸과 마음이 더 고된 것이 노년일까? 매일 아침 일하러 갈 곳이 없는 것이 노년일까? 노인들을 보며 나이 듦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 수는 있겠지만 그들은 내가 아니니, 나는 여전히 나의 노년이 어떻게 펼쳐질지 알 수 없다.

<100세 수업>은 노후준비에 대한 경각심과 기대감을 동시에 들게 하는 책이었다. 노인은 죽기 전에 잠시 거쳐가는 슬픈 시간이 아니다. 이전과는 또 다른 열정으로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늙으면 죽는 것이 아니다. 늙었으니 이제 늙음으로써 즐길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100세 수업>과 함께 그런 노년을 맞이할 수 있는 준비를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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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감성 콜라보 에디션)
최대호 지음, 낭만배군 사진 / 넥서스BOOKS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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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지나고 겨울에 들어서며 밤이 길어졌다. 코끝이 차가워지는 밤공기는 의외로 사람을 무척 감성적으로 만든다. 이런 기분이 드는 밤에 잘 어울리는 책은 에세이, 그것도 감성을 한껏 머금은 사진과 글이 있는 가득한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만큼 어울리는 책이 있을까.

누군가가 그리워질 때,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또는 혼자가 아님을 느끼고 싶을 때 무척 잘 어울리는 에세이인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최대호 작가와 낭만 배군의 감성 콜라보 에디션으로 만나보았다.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의 밤이 책을 안고 있다. 제각각의 불빛이 모여 만들어내는 도시의 야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화려한 야경이라도 도시의 빛은 너무 쓸쓸하게 느껴진다. 어두워지지 않는 도시의 불빛 속 어딘가에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글 작가 최대호와 사진작가 낭만 배군이 말한다. '내가 너의 힘든 하루를 안아줄게.'

 

 

 

일상의 감성을 담아 SNS에 올리는 최대호 작가의 글은 담백해서 좋다. 이해하지 못할 은유나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담담하게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내는 그의 글은 바쁜 하루 중에 잠시 동안의 여유로움을 선물해 준다. 

 

 

최대호 작가의 글에 SNS 인기 사진작가인 낭만 배군의 사진이 더해진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책 속을 가득 채운 낭만 배군의 사진은 일상이지만 때로는 꿈결인 듯하다. 언제나 고개를 돌리면 만날 수 있는 장소와 시간들이 낭만 배군의 눈을 통해서 전혀 다른 감성으로 태어난다.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여유로움이 가득한 에세이이다. 사진과 글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책 속의 장소들이 어디인지 궁금해졌다. 저곳에 가면 왠지 나도 마음껏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최대호 작가의 시는 마치 다정다감한 남자친구 같다. 지친 하루의 저녁에 읽으면 힘내라고 토닥여 주는 손길 같았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면 귀 기울여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글이 사람보다 더욱 위로가 된다는 것.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를 읽으며 다시금 공감했다. 

 

 

일상 속 풍경을 담은 사진은 요즘 말하는 SNS 감성이 가득한 한 컷이다. 사진을 찍어 프로필로 사용하고 싶은 책 속의 사진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 같았다.

 

 

기분이 좋은 날엔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 이 좋은 기분을 혹시 나눠 줄 수 있을까 해서.

최대호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제외하고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달콤한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일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책은 끊임없이 말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나는 당신을 응원해요. 나는 당신에게 설레요.

 

 

책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는 자신이, 써본 거라고는 일기와 독후감이 전부였던 작가가 어떻게 시를 쓰게 되었는지 시를 통해 전해준다.

시작도 하지 전에, 도전도 하기 전에 겁먹지 말라던 글을 읽으니 시작도, 도전도 해보지 않고 겁을 먹고 뒷걸음쳤던 나의 수많은 기억들이 떠올라 문득 슬퍼졌다.

 

 

그 누구의 말도 듣지 말고 그 누구의 삶도 따라 하지 마라. 너는 그냥 너니까. 

처음에는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가 단순히 핑크빛 가득한 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단지 보송보송한 감성만이 아님을, 낭만 배군이 보여주는 사진 속 공간이 SNS 감성만 담은 곳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은 곳곳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를 위로하고 안아준다.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것이다. 소설이든, 여행이든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처럼 사진과 함께 하는 짧은 호흡의 에세이든 간에 지금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중에 몇 명이 그 버킷리스트를 실현할까.

인생도 시를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혼도 하기 전에 '언제 돈을 모아 집을 장만하지. 교육비도 많이 드는데 아기를 낳아 언제 키우고 언제 뒷바라지하지...' 미리 고민부터 하고 걱정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글 쓰는 게 너무 좋았고, 지금도 좋다는 최대호 작가의 말처럼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두 명의 작가들이 따뜻하고 달콤한 감성들이 힘든 하루를 보낸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침대 옆에 두고 잠들기 전, 하루를 마무리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 보기 좋은 책이다.

책 속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잠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최대호 작가의 글을 읽으며 유난히 힘들었던 하루를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찬 바람이 창문 틈새로 스며 들어오는 오늘 같은 밤에 잘 어울리는 감성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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