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여권을 만들고 처음 출입국 도장을 찍은 곳이 바로 오사카와 교토, 나라이다. 첫 해외여행인 만큼 두려웠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고 늘 마음에 품고 있는 곳 역시 오사카이다. 15여 년 전 친구와 함께 첫 해외여행을 가보자 의기투합을 했다. 신나게 여권을 만들고 여행 계획도 짰다. 지금처럼 인터넷만 두드리면 각종 여행 정보가 마구 쏟아지는 때도 아니었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패키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물론 일본어는 안녕하세요 밖에 못하는데도 말이다. 어쨌든 우리는 떠났고 정신없이 돌아다녔으며 무사히 돌아왔다. 그리고 오사카 여행을 시작으로 수많은 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은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나머지도 순조롭게 진행되듯 여행도 그렇다. 생각보다 작은 숙소에서 몸을 구겨가며 자고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는 강행군을 했어도 친절하고 조용하고 자유로운 일본 오사카에서의 여행은 그다음 여행을 갈 수 있는 힘을 줬다. 오사카는 내게 늘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이다. 시간이 꽤 많이 흘렀으니 그때와는 또 다른 오사카와 교토, 나라, 고베가 있겠지. 그때처럼 가이드북 한 권 가방에 넣고 다시 오사카로 떠나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