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 - 온전히 나를 위한 어른의 공부
와다 히데키 지음, 장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마흔 이후의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었다. 공부하는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와다 히데키가 알려주는 방법들은 마흔 전후의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이었다. 먼저 <마흔,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라는 제목에 현혹되지 않길 바란다. 이 책의 진가는 제목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어른의 공부', '틈틈이 원하는 만큼 독학의 즐거움'이 잘 나타내고 있다. 저자는 시작하는 글에게 정확하게 알려준다. '이 책은 자격증을 취득하여 직접적인 돈벌이로 이어지는 공부법을 소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독학을 하는 하는 사람은 길게 일을 계속해갈 수 있다. 수동적인 인풋 공부나 획일적인 학교 공부에서 벗어나 깊이 있는 공부로 독자적 관점에서 아웃풋 할 수 있는 사람이 늘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썼다.'

마흔, 한창 일을 하고 육아를 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나보다 가족과 아이를 생각하며 동시에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중간 나이. 매일 아침 출근을 하고 바쁘게 일을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늘 다른 무언가를 배워야 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일만 하다가 십여 년이 지난 다음에 난 뭘 하고 있을까라는 걱정이 맴돌고 있다. 나 역시도 그렇다.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미래에 도움에 될만한 자격증을 검색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지금을 즐기지 못한채 늘 불안해하는 내가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마흔, 많은 것을 이룬 나이이기도 하지만 아직 많은 것을 모르는 나이이기에 진짜 공부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마흔,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는 마흔이 되었으니 당신도 공부를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나이가 들수록 왜 공부를 해야 하며, 어떤 공부로 시작하는 게 도움이 될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가볍게 읽기 좋은 입문서이다. 일본의 유명 정신과 전문의인 와다 히데키 자신이 직접 공부를 하고 그 속에서 느꼈던 즐거움과 터득한 방법들을 상담을 하러 온 고객에게 들려주는 것 같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걱정하는 내담자는 마흔이다. 그에게 의사는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당신도 아직 늦지 않았으니 조금씩 진짜 하고 싶었던 공부를 시작해보라 조언한다.

책은 총 7장으로 1~3장에서는 어른이 된 후에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공부를 하기 전에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을 이야기한다. 덧붙여 저자가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점과 겪었던 몇 가지 간단한 에피소드로 소개한다. 혼자 시작하기 좋은 분야별 공부법을 알려두는 4장은 공부를 하고 싶지만 어떤 것부터 하는 게 좋을지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마흔,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에서는 저자가 그동안 공부해 왔던 역사와 경제, 심리학, 와인, 영어공부 방법에 대해 말하는데 몇 가지 과목 중에서 나는 심리학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어졌다. 5장 바쁜 독학자를 위한 시간 공부법은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저자만의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7시간 수면 지키기와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 1개월 단위로 일정을 짜는 방법을 내일부터라도 당장 실천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이었다. 읽기와 말하기, 쓰기에 대해 궁금하다면 6장과 7장에서 알려주는 독서법과 글쓰기 방법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어른의 공부가 좋은 세 가지 이유, '독자적 시점에서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시간도 돈도 제한이 없다, 젊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를 말한다. 그리고 어른의 공부를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아무리 도움이 되는 공부일지라도 흥미가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다. 흥미가 없는 공부를 하고 그것으로 돈을 벌게 된다 해도 과연 그 공부가 제대로 된 공부라고 할 수 있을까.

<마흔,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방법은 바로 아웃풋에 관한 설명이었다. 저자는 책의 시작부터 인풋보다 아웃풋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웃풋이라는 것은 여러가지로 표현할 수 있는데 SNS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그리고 글쓰기 또는 책을 통해 공부했던 것을 활용할 수 있다. '글을 쓸 기회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공부에 적극적이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끝없는 인풋은 공부라기 보다 자기만족에만 그치는 공부일 뿐이다.


'인간의 뇌의 전두엽이라고 불리는 부분은 40대부터 눈에 띄게 수축한다. 전두엽이 수축하면 어떤 것에든 의욕이 점점 떨어진다.'

어떤 일에도 흥미가 없고 사는 게 재미없다고 느끼는 것이 일상에 지치고, 사는 게 힘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면 <마흔,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를 통해 의욕저하가 단지 신체적인 변화일 뿐이라는 것을 알길 바란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우리는 수축하고 있는 전두엽을 다시 예전과 같이 돌려놓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재미있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공부를 시작하고 지속하는 것, 일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하고 싶어도 계속 미뤄둔 공부를 더 늦기 전해 시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이가 들어도 흥미를 가지고 세상을 활기차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꼭 뭔가를 이루기 위한 공부를 해 왔다면 이제 내가 좋아하는 것, 해보고 싶었던 공부를 해야 할 때가 왔다. 더 깊이, 더 오래가기 위해서는 눈앞의 이익만을 위한 공부보다 행복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 <마흔,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를 통해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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