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니시 - 힘 빼고, 가볍게 해내는 끝내기의 기술
존 에이커프 지음, 임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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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관찰하고 쓴 책인가. 책을 읽는 내내 누가 옆에서 날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용두사미형 인간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순간 욱하는 열정이 강해서 참 많은 일을 시작하고 배운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용두사미라는 말처럼 시작은 거창한 목표와 함께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곧 포기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나에게 존 에이커프의 <피니시>는 너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격려와 함께, 이제 더 이상 그러지 말라는 조언을 함께 들려주는 책이었다.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는 작가의 말처럼 시작만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어떻게 제대로 마무리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은 없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우리는 여전히 오직 '시작'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긴다. 본격적으로 <피니시>를 읽기 전에 스스로의 습관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 나는 몇 개의 목표를 성취했는가. 2018년이 시작된 지 아직 보름도 되지 않은 지금. 아마 많은 사람들이 새해에 생각한 목표들을 포기하거나 포기하려는 중일 것이다. <피니시>는 2018년의 목표를 재점검하고 이번에는 진짜로 완수하기 위한 여러 가지 팁들을 알려줄 것이다. 


<피니시>는 제목 그대로 결승선 테이프를 끊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목표를 완수하지 못한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 너무 완벽하길 바라서, 목표가 높아서, 제한된 시간에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스스로의 은신을 타당하게 만드는 것등 우리가 목표를 중간에 포기하는 데는 참 많은 이유가 있다. <피니시>를 읽으며 내게 해당되는 이유를 체크하며 읽어봤는데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래, 내가 이러니 지금까지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며 수많은 시작의 끝을 보지 못한 거겠지.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왜 나는 시작만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면 <피니시>속의 이유들을 체크해 보길 바란다.

저자와 함께 출발선에서 결승점까지 함께 달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페이스메이커처럼, 저자는 적절한 곳에서 용기를 주고 적당한 지점에서 주저앉지 말고 힘내서 달리라고 호통을 친다. <피니시>는 8장으로 나눠 왜 우리가 수많은 시작을 마무리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꼼꼼하게 알려준다. 많은 곳에 밑줄을 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나는 <피니시>를 꼭 읽어야 할 이유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이 책은 내게 안도이자 희망이다.


오늘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매일 5km씩을 걷는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하자. 회사에서 늦게 퇴근한 어느 날, 어쩔 수 없이 3km밖에 걷지 못했다면 그날의 다이어트는 성공한 것일까? 실패한 것일까? 완벽주의를 원하는 사람들의 경우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오늘은 실패했어. 그러니 다이어트도 실패했어.'

존 에이커프는 말한다. "우리는 작은 성장 따위는 가당치도 않게 여기며, 하룻밤 사이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고 싶어 한다. 이렇게 완벽주의는 약삭빠르게 빈틈을 파고들며 조금씩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고 싶어 하는 우리의 선한 욕심을 철저히 이용한다." 완벽주의는 그것을 추구할수록 목표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이미 꾸준히 하고 있던 일까지 그만두게 만드는 파괴적인 마법과도 같다.

완벽주의를 물리치며 어떻게 끝까지 갈 수 있는지 <피니시>에서 알려주고 있으니 스스로 완벽을 추구하고, 아주 높은 목표를 잡아야 제대로 된 시작을 하는 거라는 착각 속에 있는 사람이라면 <피니시>의 방법들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목표에 접근해 보길 바란다.

뿐만 아니라 나는 모든 걸 다 해낼 수 있다는 헛된 희망에서 벗어나는 방법, 만족도와 성과 둘 다를 챙길 수 있는 목표를 즐기는 방법 등도 소개한다. 특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동기를 당근과 채찍으로 구분한 설명을 나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보상이 보장될 때 일종의 동기부여 엔진이 순식간에 점화되는 사람들을 '접근 동기', 미래에 대한 공포가 그들로 하여금 현재를 바꾸도록 강요하는 '회피 동기'로 정의하는데 두 가지 중에서 나는 '회피 동기'에 조금 더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공포에 맞서지 말고 적절하게 활용하며 목표에 달성할 방법을 익혔다.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는 일에 매진하는 것을 스트레스라고 하고, 사랑하는 일에 매진하는 것을 열정이라고 부른다.

목표 설정을 이렇게 쉬운 일로 만들어준 책이 있냐는 저자의 말처럼 불가능한 일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들과 더불어 <피니시>에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비밀 원칙을 이야기한다. 자신에게 맞는 비밀 원칙을 알기 위해 우선 <피니시> 속의 네 가지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야 한다. 1. 내가 _을 좋아하긴 하던가? 2. 나의 진짜 목표가 뭐지? 3. 목표 달성을 위해 선택한 방법이 나에게 맞는 방법인가? 4. 지금이 포기할 때인가? 비밀 원칙을 알게 된다고 해도 수십 년간 굳어버린 습관 때문에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 원칙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면 더 나은 삶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피니시>를 읽으며 리뷰는 어떤 이야기로 마무리할까 생각했다. 본문을 다 읽고 저자의 에필로그를 읽으며 앞선 내용 못지않게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었다. <피니시>는 에필로그의 한 구절을 소개하며 마무리할까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생 대부분을 '만일의 경우'를 생각하며 보낸다. 막연히 상상하고, 꿈꾸고, 소망한다. 그렇게 보내는 한 주가, 한 달이 되고, 그 한 달은 일 년이 된다. ~ 그러나 그와 같은 순간에도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새겨진 목표는 사라지지 않는다. 시간이라는 모래가 우리의 목표를 덮어버릴 거라고, 결국 잊히고 말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루지 못한 목표가 빚을 잃을 수도 있지만, 그 빛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 자신과의 약속을 상기시키는 어느 영화 속 주인공이, 서점 유리창에 진열된 내가 쓰려던 책과 유사한 책이, 친구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우리의 목표에 다시 불을 지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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