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내가 본 미래 - 데이터 테크놀로지 시대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마윈 지음, 알리바바그룹 엮음, 최지희 옮김 / 김영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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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떤 기업인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지금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구석구석에 너무 많다. 자신의 눈에는 보이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걸 못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꽤 긴 인터뷰 기사였는데 다른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딱 이 문장만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같은 시대를 살고, 같은 것을 보더라도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을 보는 눈이 깊고 넒은 사람들이다. 인터뷰 기사를 읽고 며칠 동안 주변의 모든 것을 세심하게 살펴봤다. 그 기업인은 도대체 뭘 보는 걸까. 그들은 일반인들이 보지 못한 걸 보고 앞을 내다보기 때문에 돈을 버는 걸까. 궁금했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각, 앞으로 올 세상을 예견하는 지혜를 가지는 그들이 궁금했고 비록 그들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도 그런 넓은 시각을 가지고 싶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은 중국을 넘어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중의 한 명이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중국의 대표적인 쇼핑몰인 타오바오가 알리바바, 마윈이 만든 것이라는 걸 <마윈, 내가 본 미래>를 통해 알았다. 마윈이 대단하다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의 말처럼 그는 수많은 면접에서 떨어졌으며 사업 자금을 빌리기 위해 수많은 곳을 찾아다닌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거다. 책에서도 그는 계속 이야기한다. 자신은 컴퓨터를 몰라서 컴퓨터 기술자를 존중한다. 책을 많이 읽지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을 가졌다고 말이다.

<마윈, 내가 본 미래>는 최근 3년 동안 마윈의 강연을 정리한 책이다. 앞으로의 30년, 다음 10년을 내다보는 눈, 인터넷을 어떻게 생각하며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는 인터넷 세상을 대비해야 하는지 등 미래를 바라보는 그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인터넷이라는 단어조차 몰랐던 중국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업을 시작한 그의 용기, 자신이 내다본 미래를 믿고 나아간 그의 결단이 존경스러웠다.


강연을 주제별로 나눠 글로 엮은 <마윈, 내가 본 미래>는 길지 않은 글로 읽기가 쉬웠으며 마윈이 직접 설명해 주듯 생동감이 넘쳤다. 처음부터 읽어도 좋지만 본인이 관심 있는 주제부터 찾아서 읽어봐도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꽤 많은 부분에 줄을 치며 메모를 했는데 앞으로 내다보는 그의 생각도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세상을 보는 생각을 바꾸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구절들이 마음에 들었다.

과거에는 창업을 하려면 돈이 필요했고 자원인 필요했으며 모든 종류의 콴시가 필요했다. 미래에는 기술, 데이터, 혁신만 있다면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에서 내년부터 더 이상 전자상거래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10년, 20년 후에는 전자상거래라는 말 대신이 신유통이라는 말이 통용될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이 열어준 새로운 세계에 인간이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세상에서 살아남느냐, 도태되느냐를 결정지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꾼다면 마윈의 말처럼 미래와 대립하지 말고, 미래를 파악하며, 오늘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마윈, 내가 본 미래>의 한 구절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적어놓았다. 알리바바에서 사용하는 말이라고 한다. "If not me, then who? If not now, then when?" 즉, "내가 아니라면 누가?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라는 뜻이다. 중국인은 스스로를 중국인이라 부르지 않고 대륙인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이 구절을 읽는 순간, 스스로를 대륙인이라고 부르는 중국인들의 끝없는 자신감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비즈니스 환경은 매우 훌륭하고 월마트가 3,4선 도 시가지 없는 곳이 없어 전자상거래가 파고들기 어렵기 때문에 그저 소매업의 보조 역할을 할 뿐이다. 중국은 마트와 쇼핑몰이 잘 갖춰 있지 않아 전자상거래가 발전할 수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어제의 장점이 오늘의 단점이 될 수 있다.

중국의 모바일 간편결제는 인터넷 강국이라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앞서가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 시장의 선두주자인 알리바바, 마윈의 글을 읽으니 왜 중국에서 간편결제가 그렇게 빨리 보편화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의 말처럼 불평이 있는 곳에는 발전의 기회가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를 비롯한 모든 아주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평만 할 뿐 그걸 이용해 발전의 기회로 삼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은 '밤새 수천 갈래길을 생각하고 아침이 되면 원래 길로 돌아가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수많은 젊은 청년들이 밤에는 이걸 할까 저걸 할까 고민하다가 아침이 되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한다. 당장 지금부터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동은 모든 변화의 근본이다.


<마윈, 내가 본 미래>의 마지막 6장은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대화 형식으로 보여준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를 시작으로 쥐즈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존 키 뉴질랜드 총리, 마크 저커버그와 실리콘밸리 엘리트, 재계 엘리트들과의 대화는 세상을 잠시라도 폭넓게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책은 마치 여러 편으로 이어지는 강연을 보는 것 같았다. 솔직하게 나는 많은 부분에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감탄하기도, 중국에서 불모지였던 인터넷을 개척한 그의 열정이 존경스러웠지만 책을 읽는 중간중간 툭툭 튀어나오는 중국인 특유의 자신감과 마윈의 알리바바 부심이 거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강연 모음은 앞으로 우리가 인터넷의 시대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부터 사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마인드, 마윈처럼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싶은 수많은 청춘들에게 꽉 찬 조언을 들려준다.

<마윈, 내가 본 미래>를 보고 각자 바라볼 수 있는 미래의 넓이는 제각각일 것이다. 우리보다 더욱 폐쇄적인 나라,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사람들과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중국을 대표하고 전 세계의 사업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마윈의 저력은 분명 남다르다. 여전히 MADE IN CHINA 를 하찮게 보는가. 여전히 중국은 한국보다 여러모로 덜 발전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이미 마윈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가를 앞세운 중국은 이미 중국을 넘어섰다. <마윈, 내가 본 미래>를 통해 그들의 남다른 세상을 보는 눈을 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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