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사로 먹고살기 - 자격증 취득부터 공무원 취업에 이르는 알자 노하우 먹고살기 시리즈
손효진 지음 / 바른번역(왓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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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많은 직업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취업대란인 때 조금이라도 더 유망한 직업과 자격증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물론 그 유망하다는 직업이 모두 꽤 괜찮은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지만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광고인지 이제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초보자들이 구분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래서 믿고 보는 정보가 필요한데 왓북에서 정기적으로 출판하는 '먹고살기 시리즈'는 직업에 관한 많은 책 중에서도 가장 믿음이 가는 시리즈다. 출판번역가, 여행작가, 칼럼니스트 등 하고 싶은 일을 먹고살기로 연결시켜주는 '먹고살기 시리즈'에서 새로운 직업에 대해 알려준다. <속기사로 먹고살기>는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직업이자 알고 싶어도 정보를 찾을 수 없는 속기사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준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속기사가 뭐야? 요즘 같은 세상에 속기사라는 직업이 있어? 나 역시도 속기사를 안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지인이 속기사를 준비해볼까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속기사라는 직업을 알았다. 물론 티브이를 통해 법원이나 의회에서 타자를 치며 기록하는 사람을 본 적은 있는데 그 사람들을 속기사라고 부르는지는 몰랐었다. 그 후로 나 역시도 속기사에 대해 궁금했다. 늘 제대로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을 찾는 내게 속기사는 도전해 보고 싶은 무척 매력적인 직업이었다.

자, 그럼 속기사로 먹고살기 전에 속기사가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자. 속기사는 현대판 사관이다. 후대에 기록을 전해야 하는 사명을 이어가는 직업이 바로 속기사이다. 속기사라는 단어에서 주는 어감이 기술이 발전하면 곧 사라질 직업 같은 느낌을 주지만 기록물 관리법이 강화되면서 국가뿐만 아니라 더 많은 분야에서 기록물들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속기사가 곧 사라질 직업이라는 생각은 접어두길 바란다.

<속기사로 먹고살기>는 2008년부터 문체부 정책브리핑 속기사로 일한 베테랑 속기사이자 현재는 '10인의 속기, 녹취 사무소'의 대표 이사인 저자가 이야기하는 속기사의 생생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을 일한 속기사가 쓴 책이라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직 속기사들의 솔직한 인터뷰 내용이 있어 속기사에 대해 꼼꼼하게 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속기사로 먹고살기>는 속기사에 대한 정의와 미래 전망부터 아는 사람만 알고 있는 속기사의 매력, 다양한 속기 분야와 속기사 입문과 공부하는 방법까지 속기사에 대한 A to Z에 대해 이야기한다. 속기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부족한 정보 때문에 시작해야 할지 확신이 없었던 사람, 막 속기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 제2의 직업 또는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원하는 모든 궁금증을 알려 준다.

가보지 않은 길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기술이 발전하면 속기사라는 직업이 당장 없어질 거라고들 하지만 현직 속기사가 말해주는 명쾌한 답변을 읽으며 역시 해보지 않은 채 어설프게 알고 있는 정보는 정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속기사로 먹고살기>를 읽으며 속기사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해결되고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속기사가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특히 정부 기록물을 책임지는 문체부 속기사나 국회 속기사 뿐만 아니라 법원과 검찰 속기사, 성폭력 통합지원센터에서 피해자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경찰 속기사, 지방의회 속기사, 공기업과 위원회 속기사, 자막방송 속기사, 학습지원 속기사, 속기 특기병, 군무원 속기사 등 한두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필요로 하고 있는 직업이었다.

그 분야를 알기 위해서 먼저 일한 선배들의 이야기만큼 정확한 것이 있을까. 속기사처럼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지 않은 직업의 경우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속기사로 먹고살기>4장 분야별 선배들 인터뷰는 예비 속기사들의 원하는 답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속기사들의 인터뷰가 한 곳이 아니라 문체부, 법원, 자막방송 등 모든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직 속기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알려주려는 저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속기사가 궁금한 사람들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가장 먼저 알고 싶어 할 것이다. <속기사로 먹고살기>는 어떤 과정을 통해 속기사로 입문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속기사로 일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한글 속기 자격증 뿐만 아니라 수사 속기나 디지털 속기 등 여러 종류의 자격증을 소개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키보드 선택과 공부하는 방법, 면접 노하우까지 입문자들이 원하는 기본 정보를 읽을 수 있다.

<속기사로 먹고살기>에는 속기사에 대한 정보와 저자의 속기사 일기가 함께 마치 한 권 속의 두 개의 책처럼 구성되어 있다. 현재는 속기사 사무소의 대표이사지만 어떻게 속기사를 시작했고 어떤 힘든 과정을 겪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일기는 속기 공부를 하면서 힘든 과정을 보낼 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겪는 과정은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비슷하지 않을까. 이미 겪은 사람의 솔직한 이야기는 뒤에 따라가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될 거라 생각한다.

속기사, 낯설지만 분명 매력 있는 직업이다. 자격증 따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생각한 것 이상으로 여러 곳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넓은 속기사라는 직업은 사회가 기록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수록 그 수요가 늘어나는 직업임에는 틀림없다. 유망한 직업에 도전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는 없다. 나에게 잘 맞는 일로 먹고사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속기사라는 숨겨진 보석 같은 직업으로 남은 인생을 먹고살고 싶다면 우선 <속기사로 먹고살기>부터 읽고 결정하길 바란다. 터닝포인트는 생각보다 쉽게 오기도 하지만 잡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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