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 -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인생 조언
우만란쟝 지음, 오하나 옮김 / 스마트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딱 한 달이 남았다. 365일 중 고작 31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생각은 3100개가 훌쩍 넘어버렸다. 한 해가 끝나고 새로운 해가 시작될 때는 누구나 이런저런 생각이 많을 것이다. 내가 올해를 잘 살아왔는가, 후회되거나 아쉬운 일은 어떤 게 있는지, 내년은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등 매일, 매시간, 매초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걱정하며 보내고 있다.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수많은 생각들 중 도대체 답을 찾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다. 내가 해 온 모든 선택이 바른 길이고,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참 좋은 사람들이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우리는 10번의 선택 중에 고작 1~2개 정도만 만족할 뿐이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늘 상처받고 후회하면서 살고 있다. 가끔씩은 누가 정확한 정답을 좀 알려줬으면 싶다. 정답이 없다는 건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나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전해주는 삶의 지혜를 배우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는 사는 게 힘든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하지만 어설픈 위로나 힘내라는 파이팅 따위를 외치지는 않는다. 스스로를 제대로 바라보고 각자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저자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 속의 이야기들 중에 어떤 것이 답을 줄지 스스로 찾아보길 바란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책이 묻는다. 나는 '네'라고 답했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것이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는 친절하게 이렇게 하면 된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조목 조목 분석하고 요약할 뿐이었다. 처음엔 도대체 이 책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옛 선인의 지혜를 들려주는 우화집인지, 위로나 힐링을 주는 심리학 책인지 종잡을 수 없었다.

'착하기만 한 아이는 미래가 없다', '타인의 미담은 읽을수록 멍청해진다', '도리에 맞게 행동하다가는 패배자가 된다'등 제목만 읽어서는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의 시작은 의문이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어설픈 위로가 없는 직설적이고 단호한 저자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인생을 사는데 중요한 게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전혀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는 힘내라고, 너는 할 수 있다고만 반복해서 외치지 않아서 좋았다.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고 똑 부러지는 조언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요즘처럼 시간의 변화와 함께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해 보고 싶은 때는 위로보다는 아픈 곳을 건드려주고 치료해 줄 조언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책은 당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을 더욱 유익하게 읽기 원한다면 각 장을 읽기 전에 책이 던지는 질문에 먼저 답을 해보길 바란다. '그토록 노력하는데, 왜 조금도 우수해 보이지 않을까?', '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나에게 상처 준 사람에게도 감사해야 할까?'등 삶에 대한 많은 질문이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기 전 먼저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면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가 들려주는 해답을 더욱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속의 많은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언어전달기술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언어전달기술이며 인간의 언어전달능력은 일곱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최하위 단계인 독설, 두 번째는 빈정대는 말투, 세 번째는 끊임없이 자랑을 늘어놓은 것, 네 번째 단계는 침묵, 다섯 번째는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일삼는 아첨, 여섯 번째는 나라고 말하지 않은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어전달능력의 가장 높은 경지는 상대방을 중심으로 하는 말속에 나를 집어넣은 것이다.

언어전달능력에 대한 단계를 읽으며 나의 말하는 습관을 생각해 봤다. 부끄럽게도 많은 기억 속에 나는 빈정대고 자랑을 늘어놓았고 침묵했었다.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에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조언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여러 태도에 대한 단계를 측정해 볼 수도 있다.

'<그걸 뭐 하려고?>라고 묻지 말자'라는 글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다. 단시간에 경제적 부를 거머쥔 사람들은 마치 인형처럼 누군가가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그걸 뭐 하려고?"라고 묻는다는 내용이다.
나 뮤지컬 배우고 싶어 - 그걸 배워서 뭐 하려고?
나 지금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는다 - 그걸 읽어서 뭐 하려고?
나 바흐 칠 줄 알아 - 그걸 쳐서 뭐 하려고?
나 멀구슬나무를 구분할 줄 알아 - 그걸 알라서 뭐 하려고?
이런 질문에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인생은 뭘 하려고만 사는 게 아니지 않는가! 우리가 무엇을 하기 위해 사는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배우고 싶어, 해보고 싶어를 말하던 입장에서 어느새 나 역시도 그걸 해서 뭐 하려고? 대답하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핑계만 대며 스스로 더 이상 뭘 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린 내 모습이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 속의 글에서 보았다.

이야기 모음집인지, 심리학 책인지 종잡을 수 없었던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는 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었다. 읽기 전에 책이 물었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내가 느낀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는 잘 살고 있는 것에 대한 답보다 '나'와 '지금'에 더 초점을 맞추며 읽게 되는 책이었다. 물론 책이 주는 조언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단지 옛이야기로만 읽고 덮을 수도 있다. 당신이 어떤 답을 찾을지 알 수 없지만 부디 지금보다 더 나은 삶과 인생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꺼지지 않는 등불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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