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들 - 사이코패스 전문가가 밝히는 인간 본성의 비밀
애비게일 마시 지음, 박선령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착한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10년 넘게 이어온 연구의 결과물이다. 무엇이 이타주의를 만드는가라는 의문으로 시작된 저자의 연구는 생면부지의 사람을 아무 조건 없이 도와주는 인간의 이타심과 상대방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낯선 사람에게 구조된 이후 이타주의의 기원을 알아보기로 마음먹은 저자는 기존의 방법이 아닌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뇌를 스캔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한다. 왜 사이코패스가 되는지에 대한 원인부터, 그렇다면 이타심이 강한 사람들의 뇌는 사이코패스와 어떻게 다를까에 대한 답을 들려준다.


행위의 목적을 타인을 위한 선에 두는 것을 이타주의 라고 한다. <착한 사람들>은 이타심과 사이코패스의 관계, 이타주의가 존재하는 과학적인 이유 등에 대해 전문적이고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답이 없는 이 질문에 대해 <착한 사람들>에서는 수많은 심리학 실험과 연구 결과를 들려줌으로써 독자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한다. 하버드 대학교의 스탠리 밀그램의 연구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다. <착한 사람들>의 저자는 밀그램의 연구가 모르는 사람에 대한 연민이 복종보다 강력하고 사람들의 공통된 감정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외에도 인간의 본성을 연구하는 여러 실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막연한 이론을 통한 설명 보다 객관적이고 데이터화된 결과물 덕분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의 이타심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이타심의 뿌리가 되는 연민과 함께 살펴봐야 할 공격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 다양한 상황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알 수 있는데 그 반응 중에서 가장 악명 높은 것을 우리는 동정심을 느끼는 뇌 기능이 상실된 정신 질환인 사이코패시라고 부른다. <착한 사람들>의 저자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보이는 청소년들의 뇌를 촬영하고 그들과의 상담을 통해 사이코패스의 원인에 대해 연구한다.


잔혹한 범죄가 일어나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사이코패스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라고 막연히 알고 있을 뿐 그들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사이코패스를 또 다른 매력처럼 표현하기도 한다. 분명 폭력적인 성향과는 전혀 다른 것이지만 왜 사이코패스가 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착한 사람들>은 인간의 이타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고통을 공감하는 이타주의와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의 차이점을 알아야, 앞으로 어떻게 이타심을 키울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사이코패스가 될 위험이 높은 아이들은 타인의 고통을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의 행동으로 상대방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죄책감이나 후회를 느끼지 못한다. 저자는 말한다. 사이코패시는 발달 장애이고 성인이 되고 나서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즉, 세상의 모든 성인 사이코패스는 한때 어린이 사이코패스였다는 뜻이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살펴 본 아이들의 뇌는 두려운 얼굴 표정을 인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편도체가 완전히 망가졌거나 일부가 손상된 경우가 많았다. 정상인의 경우 상대방이 겁에 질렸거나 두려움이 떨고 있는 모습을 보면 편도체가 활발하게 반응하는데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편도체와 대뇌 영역의 네트워크의 기능 장애로 다른 사람의 공포를 이해하지 못했다.


자, 그렇다면 비범한 이타주의자들의 뇌는 상대방의 고통을 보았을 때 어떻게 반응할까? <착한 사람들>에는 연구 결과물 뿐만 아니라 연구를 함께 할 지원자들을 모집하는 과정 등 세세한 진행 상황도 함께 보여주는데 이타주의에 대한 부분은 지원자들의 모집 과정부터 굉장히 흥미로웠다.

비범한 이타주의자들은 반-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의 편도체 크기는 사이코패스와 정반대로 대조군과 비교해 8퍼센트 정도 더 컸다. 사이코패스가 두려움을 모르기 때문에 상대방의 두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반면, 이타주의자들이 타인의 두려움에 크게 공감하는 이유는 공포에 유달리 민감하기 때문이다. 또한 <착한 사람들>에서는 사이코패스와 이타주의에 대한 연구 외에 모성애와 대리 양육을 통한 인간의 양육 본능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저자는 대리 양육이 정말 이타적인 행동이라고 말한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서도 대리 양육의 모습이 관찰되는데 이는 상대방의 연약한 모습이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신경 메커니즘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고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은데 왜 세상에는 고통과 범죄, 증오가 끊이지 않는 것일까. 인간은 이타심 외에도 공격성과 폭력성 역시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동정심과 폭력성이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표출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우리 안의 잔인함 대신에 이타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착한 사람들>에서 방법을 알려준다.

<착한 사람들>은 나도 모르게 훅 빠져들어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반면, 전문적인 내용으로 꼼꼼하게 따라가야 할 부분도 있다. 인간의 이타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이타심이 있는 사람인지, 있다면 어느 정도의 이타주의자 인지 생각해 봤다. 잔혹하고 사회가 메말랐다고 말하는 사건이 많지만 반대로 일반 영웅들 덕분에 큰 사고를 모면하고 생명을 구하는 경우도 있다. <착한 사람들>이라는 책을 쓰게 된 시작점이 바로 우연히 받은 도움 덕분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분명 비범한 이타주의자들은 다르겠지만 인간은 누구나 분명 이타적인 존재이고 비범한 이타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이타주의자를 만드는지, 왜 나와 상대방의 공감 능력이 다른 지가 궁금하다면 <착한 사람들>을 통해 인간 본성의 비밀을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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