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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 - 쌩초보도 5주면 쓸 수 있는 돈 버는 로맨스 글쓰기
제리안 지음 / 앵글북스 / 2017년 9월
평점 :
당장 노트북을 켜고 싶었다. 한글 파일을 열고 자판에 손을 대면 그동안 상상했던 이야기들이 마구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를 읽는 내내 손가락이 근질거렸다.
나는 늘 오만가지 공상을 하며 살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연습장에 그날 떠올렸던 상상들을 적어보며 혼자 키득거리는 걸 좋아했다. 반 일기를 쓸 때면 적당한 슬픔의 양념을 뿌렸다. 일기를 본 선생님과 아이들이 힘내라고 위로할때면 왠지 모를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멋진 글을 쓰는 소설가가 될거라 생각했지만 슬프게도 현실은 그때처럼 반짝이는 상상력도 없고 밤을 세워가며 연습장을 가득 채울만큼 글을 쓸 열정도 없다. 하지만 나에게 글은 깨끗하게 닦여지지 않는 얼룩과도 같아서 항상 쳐다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수많은 글쓰기 책에서는 일단 시작하라고 한다. 매일 쓰다보면 알게 된다고, 일단 펜을 들거나 노트북을 켜서 머리속에 들어있는 내용을 쓰라고 말한다. 나도 알고 당신도 안다. 하지만 누구나 글을 쓰지 못하는 건, 한번이라도 제대로 된 글을 써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높은 산을 넘어 본 사람들은 말한다. 올라가보면 별거 아니라고, 겁낼 필요없다고 말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써본 사람들은 일단 써봐라, 뭐든 쓰라고 하지만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써보지 않은 사람들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하얀 종이와 컴뻑이는 커서일 것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지만 책이라는 고정된 대상이 없는 글, 특히 소설의 경우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부터 적어야 할지, 이렇게 그냥 적어도 되는지 등등 수많은 걱정거리만 머릿 속을 맴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