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히는 글쓰기 - 시험에 통하는 글쓰기 훈련법
최윤아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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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써야 하는 목적에 따라 달라야 한다. 학창시절 독후감부터 대학교의 논문, 입사 시험에서의 논술 등 세상에는 참 많은 글쓰기 시험이 존재한다. 어차피 글을 쓴다는 것은 다 똑같으니 비슷하게 써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제대로 된 글쓰기 시험을 치러본 적이 없는 것이다. 객관식, 주관식 시험 보다 더 어려운 시험용 글쓰기는 채점자가 원하는 답을 예측하고 시험에 따라 달라지는 구성에 잘 맞춰 나의 생각을 표현해야 한다. 물론 어렵다. 원래 글을 쓴다는 것 자체도 어려운데 거기에 '시험'이라는 조건이 붙어버리니 부담감은 배가 된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 당장 하나를 외면하더라도 앞으로 우리 앞에는 수없이 많은 시험 글쓰기의 고비가 기다리고 있다. 하나의 고개를 넘으면 또 하나의 고개가 나오지만 이미 우리는 앞선 고개를 넘어봤던 경험이 있으니 두 번째, 세 번째는 조금 더 쉽게 넘어갈 수 있다. <뽑히는 글쓰기>는 바로 다양한 시험 글쓰기 고개를 넘어갈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다.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이 아니라 당장 실천할 수 있고 써먹을 수 있는 실전용 글쓰기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 저자에 대한 설명을 꼼꼼히 읽는 편이다. 예전처럼 수상 경력 등의 약력을 연도별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에 대해 톡톡 튀고 색다르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 책에 대한 흥미가 배가 될 때도 있고, 기대감이 팍 꺾여버릴 때도 있다. <뽑히는 글쓰기>는 전자에 해당하는 책이었다. 최윤아 저자에 대해 읽으며 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저자는 솔직하고 과감하게 시작한다.

 

일기 한번 안 썼다. 그 흔하다는 글짓기 상도 받아본 적 없다.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싫어했다.

 

글쓰기를 싫어했다고 고백하며 글쓰기 책을 쓴 저자는 머니투데이를 시작으로 조선일보 기자가 되었다. 더군다나 조선일보 사회정책부 기자 시절에는 입사 직후에 고위 간부로부터 어떻게 공부했기에 필기시험 성적이 이렇게 좋은 거냐는 질문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녀의 치열했던 글쓰기 공부 방법이 궁금해졌다. 막연한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합격을 위해 철저하게 계획되고 준비된 글쓰기 매뉴얼은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지름길을 알려주고 있다. 시험까지는 정해진 시간이 있다. 무작정 매일 글을 쓰며 필력이 늘어가길 기다릴 수 없다. 글쓰기를 하는 목표가 정확한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글을 쓰기 위해 읽었던 책들, 들었던 강의들, 고민했던 시간들을 추려 가장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팁만을 알려준다.

 

<뽑히는 글쓰기>는 완벽하게 시험용 글쓰기를 위한 책이다. 시험용 글쓰기 이해하기, 시험 논술 훈련하기, 시험 작문 대비하기, 시험 이후까지 대비하기로 총 part 4로 구성되었다. 각 장에는 보너스 팁과 셀프체크리스트, 직접 써보는 원고지가 포함되어 있다. <뽑히는 글쓰기> 한 권으로 읽고 쓴 후에 자신의 실력을 체크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직접 여러 언론사의 글쓰기 시험을 쳐 본 경험자만이 알 수 있는 실전 팁들은 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붙는 글은 따로 있다고 한다. 준비생 시절에는 완벽한 글을 써내고 누구나 이 사람은 꼭 합격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매번 떨어지는 데는 분명 그 이유가 있다. 글쓰기 연습 방법뿐만 아니라 시험 당일을 위한 준비, 시험을 친 후에는 어떻게 다음 단계를 대비해야 하는지까지 꼼꼼하게 알려준다.

 

<뽑히는 글쓰기>는 시험을 대비하는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 논술이나 언론사 시험 등을 앞둔 사람들에게는 무척 유익한 책이지만 시험이 아니라도 자신의 글쓰기 실력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구성력을 훈련하기 위한 '글 해체 훈련', 글쓰기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습관, 글쓰기에서 주의해야 할 단어인 '것'을 다루는 방법 등 문장을 조금 더 매끈하게 만들고 글쓰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어서 시험 준비생 이외에도 글을 잘 써보고 싶은 사람들도 읽어보면 좋다.

 

책 중간중간에는 저자의 보너스 팁 페이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나는 '여우처럼 책 읽는 목적성 독서의 5원칙'에 대한 글이 좋았다.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을 잘 쓰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책 읽기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아무 책이나 시간을 들여 읽을 수는 없다. 철저한 목적성 독서를 하고 글쓰기에 써먹을 수 있는 책만 읽었다는 저자의 독서법은 짧은 시간에 많은 책을 읽고 싶은 준비생뿐만 아니라 조금 더 빠르고 간편하게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뽑히는 글쓰기>는 시험용 글쓰기, 논술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적의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만약에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의 분야가 에세이나 소설 등 감성적인 쪽이라면 딱딱 떨어지는 실전 방법에 당황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한 분야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조금 더 논리적으로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근본적인 방법이 궁금하다면 <뽑히는 글쓰기>는 책을 덮고 당신이 당장 실천해야 할 원, 투, 쓰리를 알려줄 것이다.

 

세상에는 참 많은 글쓰기 책이 있고 이렇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방법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하지만 모든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의 정점은 단 하나다. 일단 써야 한다는 것. <뽑히는 글쓰기> 역시 그렇다. 저자가 피땀 흘려 익힌 수많은 팁들을 알려줘도 정작 글을 써야 할 당신이 펜을 들어 노트에 첫 글자를 쓰지 않는 이상, 이 책은 단지 잘 정리된 글쓰기 책에 지나지 않는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준비하는 글쓰기 시험을 통과하고 싶다면 저자가 알려주는 지름길을 따라 첫 발을 내디뎌 보자. 앞선 사람이 잘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 길의 끝에서 결과를 얻는 것은 오직 당신만의 몫이다. 읽었다면 이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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