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셀프 트래블 -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
신연수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상에 지칠 때 기운을 얻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는 여행 계획을 짜보는 것이다. 당장 여행을 떠날 수는 없지만 언젠가 꼭 가보리라, 그때를 생각하며 세워보는 계획과 읽는 가이드북은 재미있다. 그래도 어쨌든 셀프트래블과 세계 각국을 상상만으로 떠나는 여행이라 마지막에 헛헛한 마음이 드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다. <홋카이도 셀프트레블>에는 언젠가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는다. 이번 여름, 나는 간다, 홋카이도로.

꽤 오래전부터 여행해보고 싶은 곳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 덮인 삿포로와 오타루의 야경을 보고 싶어 하지만 내게 홋카이도에 대한 처음 기억은 보랏빛 라벤더가 끝없이 펼쳐진 사진이었다. 이 세상이 아닌 것만 같았다. 너무 평온하고 고요하고 아름다워 꼭 가보고 싶었던 그곳으로 드디어 떠난다. 비록 3박 4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홋카이도 셀프트래블>과 함께 짧지만 알찬 여행을 계획했다.

 

꽤 오래전에 항공권 준비는 마쳤고 숙소는 JR 삿포로 근처 저렴한 비즈니스호텔로 예약을 끝냈다. 요즘엔 지방에서 출발하는 항공편도 많아 3박 4일이지만 아침 일찍 출발하고 밤 늦게 도착하는 아주 꽉 찬 비행 일정이라 조금만 욕심을 부린다면 꽤 많은 곳을 둘러보고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목표는 너무 빡빡하게 돌아다니지 않는 걸로 잡았기 때문에 느긋하지만 꼼꼼하게 세 지역만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홋카이도 셀프트래블> 안에는 3박 4일 일정의 기본적인 코스 외에도 홋카이도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지역이 있지만 그곳은 다음을 기약하며 읽고 마음에 담아 두었다.

그동안 틈틈이 홋카이도 여행 계획을 다른 사람의 여행후기를 통해 세워보긴 했지만 코끼리 다리만 보고 있던 터라 어디를 어떻게 다녀야 할지 정확하게 확신이 서질 않았는데 이번에 <홋카이도 셀프트래블> 책 안에 포함된 지도에 숙소와 지하철, 가봐야 할 곳들을 형광펜으로 표시하면서 천천히 읽어보니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에서 콕콕 집어주는 고수의 여행 계획은 3박 4일을 기준으로 한다. 어느 계절에 가도 각각의 독특한 매력이 있는 홋카이도답게 여름 핵심 여행과 겨울 핵심 여행, 겨울 스키와 온천여행, 기타 지역을 둘러보는 여행으로 나눠 설명한다. 나는 8월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3박 4일 여름 핵심 여행의 도움을 받았다. 다행히도 매일의 일정이 나와 비슷해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에서 알려주는 3박 4일 일정대로 움직이기로 결정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홍콩, 나폴리와 더불어 세계 3대 야경으로 불린다는 하코다테는 일정상 제외했기 때문에 삿포로에서 야경을 대신하기로 했다. 삿포로에서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몇 군데 중에서 어느 곳을 선택해야 할지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을 읽고 숙소와 멀지 않은 JR 타워에서 야경을 구경하기로 했다. 물론 현지에 도착해서 일정과 체력에 따라 조금 더 먼 곳으로 가볼 수도 있겠지만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에 여러 곳의 야경 명소에 대해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걱정 없이 떠날 수 있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에서는 삿포로와 오타루, 비에이와 후라노를 다녀보기로 했다.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에서 알려주는 방법으로 비에이와 후라노를 가보고 싶긴 하지만 조금 더 많은 곳을 둘러보기 위해 비에이 일정은 데이 투어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에서는 삿포로와 오타루를 중심으로 읽었다. 저자가 알려주는 일정처럼 오타루를 갈 때 샤코탄도 함께 가볼까 고민했었지만 이번 여행은 휴식하고 생각하고 여유롭게 다녀오기로 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욕심은 내지 않기로 했다.

삿포로 여행에 대해 시간별로 가볼 수 있는 명소를 알려주고 있는데 마지막 날 돌아오는 시간이 오후라서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에서 알려주는 '삿포로를 하루 동안 둘러볼 수 있는 일정'에 나오는 곳을 장소별로 나눠 모두 다녀보기로 했다. 도보와 지하철 소요 시간도 알려줘 일정을 계획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오타루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읽고 난 후에 오타루 여행을 꿈꾸는 지인이 있다. 오타루는 워낙 유명한 곳으로 홋카이도를 간다면 꼭 가봐야 하는 지역이라 일정에 넣긴 했는데 나는 홋카이도에서 삿포로를 빼고 일본의 최북단 마을, 오호츠크해를 끼고 있는 아바시리를 제일 가보고 싶었다. 아바시리는 삿포로에서 특급열차를 타고도 5시간 30분이 걸리는 지역이라 3박 4일간의 일정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유빙 관광을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여름보다는 겨울에 적합한 여행지이다. 이번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못 가지만 겨울에 홋카이도를 가게 된다면 꼭 그곳을 다녀오고 싶다.

오타루를 다녀온 사람들은 오타루가 후쿠오카의 유후인과 비슷한 분위기라고 한다. 아마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여행지일 거라고 생각되는데 분명 많은 사람들이 오타루를 찾는데는 오타루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타루에는 치즈케이크가 맛있는 르타오가 있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되는 도시이다.

홋카이도를 공부하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참 맛있는 음식이 많다는 것이다. 홋카이도만의 독특한 음식뿐만 아니라 삿포로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맥주, 그리고 감각적인 카페까지 홋카이도는 말 그대로 맛있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에는 카페 '북해도로 가자' 회원들이 추천한 베스트 푸드와 식당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뭘 먹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면 직접 다녀온 선배 여행자들이 추천해 준 곳 위주로 다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도 그들이 알려주는 곳 중에서 몇 곳을 체크해 두었다.

 

 

흰 눈으로 가득한 언덕에 서 있는 나무 사진으로 비에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떠올릴 때 빠지지 않는 비에이는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세븐스타 나무,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짙은 파란색으로 유명한 아오이케와 보랏빛 향기가 가득한 후라노를 이번 여행에서는 데이투어를 이용해 다녀오기로 했다. 일정이 짧을 경우에는 여러 번의 교통편을 이용하거나 낯선 렌트보다는 핵심만 둘러볼 수 있는 데이투어가 여러모로 실용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함께 다니는 현지 투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에서는 기차와 버스를 이용해 비에이와 후라노를 모두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홋카이도는 한국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비행시간에 부담 없이 짧은 일정으로도 떠날 수 있는 지역이라서 좋다. 그리고 겨울이든, 여름이든 어느 계절에 방문해도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처음 홋카이도를 방문한다면 나처럼 삿포로를 중심으로 오타루과 비에이, 또는 조금 더 멀리 하코다테와 노보리베츠까지 가볼 수 있고, 두번 이상 방문한다면 조금 더 멀고 조금 더 이국적인 지역을 찾아서 여행해 보는 건 어떨까.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에 포함된 홋카이도 맵북에 이용할 기차역과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를 체크해 두었다. 깔끔하고 보기 편하게 정리된 맵북 덕분에 첫째 날 삿포로에 도착한 후에 어디부터 다녀봐야 할지 정할 수 있었다. 연일 폭염 경보 문자가 울리고 늘 하던 일이 더욱 힘겹게 느껴지는 요즘 같은 뜨거운 여름에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을 읽으며 계획하는 여행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진작에 항공과 숙소는 예약했지만 제대로 된 일정을 잡지 못해서 걱정했었는데 <홋카이도 셀프트래블> 덕분에 나만의 완벽한 3박 4일 홋카이도 여행 일정을 세울 수 있었다. 이제 맵북을 예쁘게 올려 가방에 넣어두기만 하면 된다. '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이라는 말처럼 두근두근하며 홋카이도로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더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을 읽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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