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7.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샘터 7월호>의 표지가 눈에 띄었다. 지하수를 시원하게 뽑아 올리듯 '삶의 목마름을 풀어주는 한 권의 마중물 샘터'라는 글귀가 차디찬 물처럼 표현된 <샘터 7월호>는 지글거리는 여름에 무척 잘 어울렸다. 며칠 전에 대구에서 바나나가 자랐다는 기사를 봤다. 아직 여름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연일 폭염 경고 문자가 오는 걸 보니 이번 여름은 어떻게 보낼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하지만 더위도 언젠가는 지나갈 테니 지글거리는 태양 아래의 7월을 어떻게 시원하게 보낼지 그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좋은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름 피서는 시원한 카페에서 얼음 가득 채운 아메리카노 한 잔과 재미있는 책을 읽는 것이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책을 읽느냐이다. 이른 폭염에 다녀온 카페 피서에서는 표지부터 시원한 <샘터 7월호>와 함께 했다.

 

<샘터 7월호>에는 항상 샘터와 함께 하는 여러 가지 코너와 함께 달마다 새롭게 만나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언제나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이해인 수녀님의 흰구름 러브레터부터 동물, 과학, 옛사람, 근대건축에 관한 이야기는 늘 새로운 정보를 알려줘서 더욱 꼼꼼하게 읽는다. 그리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가득한 독자투고란은 나의 현재 상황을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고 잠시 잊어버렸던 옛 추억을 떠올리게도 해줘서 특히 더 좋아한다. 7월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코너는 이메일로 좋은 글을 보내주는 것으로 유명한 고도원과 개그맨 박성광, 특집으로 구성된 독자들의 이야기이다. <샘터 7월호>의 표지의 글귀처럼 삶의 목마름을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샘터가 아닐까 싶다.

 

 

법정 스님의 말씀을 따라 적어보는 샘터의 필사책인 '행복은 간장밥'을 소개하는 페이지 옆에는 필사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이 있다. 샘터에서 가장 먼저 읽게 되는 글이자, 가장 좋아하는 붉은 벽돌, 담쟁이 덩굴 코너는 이번 7월호에서도 역시 내가 딱 원하는 말을 들려줬다. 꾸준함이 없어서 늘 하다가 말았다가를 반복하지만 제대로 한 권이라도 써보고 싶은 필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을 읽으면서 역시 필사는 그냥 보고 베끼는 작업이 아니라 많은 효용이 있는, 자신만의 글을 쓰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행복은 간장밥' 이후로 또 잠시 느슨해졌던 필사를 다시 시작해 봐야겠다.

 

 

집 근처 도서관에서 접했던 사람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처음에 도서관에서 진행했던 사람책이라는 것이 조금은 낯설었는데 관심 있는 분야의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사람책 모임을 보면서 생생한 정보를 얻고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아 꽤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책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했지 정확하게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몰랐는데 이번 <샘터 7월호> 공유의 시대에서 들려주는 사람책에 관해 읽어본 후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꼭 전문가가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사람책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만약에 내가 사람책이 된다면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지혜를 전해 줄 수 있을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을 놓치지 않는다. <샘터 7월호> 군대가 가르쳐준 것들에서는 세상과 자신을 이어준 100권의 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샘터처럼 얇은 잡지부터 시작해서 단편소설집이나 가벼운 에세이를 읽고 '이 소설이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기분이 드는 책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은 어떤 책부터 시작해서 책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할지 고민하는 책 초보자들에게 따라 하기 쉬운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것 같았다. 뭐든 일단 시작은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샘터처럼 매달 발행되는 책을 보면 늘 존경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다양한 분야,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잔잔한 감동과 함께 전해준다는 것은 정말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나는 매달 샘터와 함께 조금 더 넓은 시야, 조금 더 깊은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덥지만 덥다고 스스로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는 것보다 자신을 더위로부터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게는 그 방법이 책이고, 매달 새롭게 만나는 샘터이다. 시원한 글줄기를 뽑아내는 <샘터 7월호>와 함께 2017년 여름의 문턱을 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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