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 - 관계에 서툴고 쉽게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
다장쥔궈 지음, 오수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전부인 책이 있고 제목보다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있다.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라는 제목을 보고 부제처럼 관계에 서툴고 쉽게 상처받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 그들을 위로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 안에는 제목 이상의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알게 모르게 많은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분명 남들보다 더 쉽게 상처받는 사람도 있고, 웬만한 일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성격을 단 하나로 특정지울 수 없는 것처럼 각자가 가진 아픔의 원인은 다양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는 작은 일 이상의 여러 가지 상처를 가진 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와 어떻게 그런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중국에서 10여 년간 전문 심리상담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상처받지 않고 성장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물론 그렇다. 누구나 상처는 수없이 받지만 중요한 것은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된다. 나의 상처에 휘둘리지 않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나'를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들, 그들과의 관계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정작 나 자신은 간과한 채 살아가고 있다. 결국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나' 자신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에서 왜 상처를 받는 이유를 말하기에 앞서 나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위로와 조언을 준다는 심리학 장르의 책이지만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는 두루뭉술하고 어설픈 위로 따위는 하지 않는다. 저자는 직설적으로 아픔을 드러내지도 않고, 그렇다고 어설픈 토닥임도 하지 않는다. 지금의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은 피해자로 남으려는 사람들을 피해자 증후군이라고 일컫는데, 이런 특징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첫째, 둘째 등으로 분류해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 다들 그렇다는 식의 위로와 읽은 후에 '그래서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책이 아니라서 좋았다.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중적인 심리학 책과 처방전이 적절하게 잘 어우러진 책이었다.

 

 

환심증, 거절 공포증,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사회공포증 등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법한 상처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연애에 대한 조언,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나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까지 누구나 읽어도 현재 자신의 아픔을 찾을 수 있고 그 상처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 수 있다.

왜 나는 늘 연애에 실패하는지, 나쁜 남자만 만나는지, 나에게는 어떤 짝이 잘 어울리는지 등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는 최근에 읽은 어떤 책보다 무척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원인과 해결에 대해 조언한다. 그리고 특히 공감하면서 읽었던 부분은 바로 '내성적'이라는 성격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판단하는 부분이었다. 인간의 성격을 내성적, 외향적 등의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없다. 그리고 내성적인 사람들은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 뒤처진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에서는 내성적인 사람에 대해 소통 능력이 부족하고 외향적이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 내면의 세계에 집중하고 자기만의 세계에서 즐거움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자리가 불편하고 복잡하고 시끄러운 관계를 싫어한다. 그럼에도 나는 누구보다 많은 경험과 도전을 했고 자극을 즐긴다. 절대적인 성격이란 없다. 그동안 자신을 단 하나의 성격에 가둬서 판단했다면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를 통해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지길 바란다.

 

 

매 순간이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살아간다는 건, 살아낸다는 것과 같다.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삶이기 때문에 늘 불안함과 걱정을 바닥에 깔아둔 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걱정 위에 또 다른 두려움이 쌓이고 상처가 나고, 아픔을 더하게 된다. 누구나 그렇다. 오직 이 세상에 나만이 가진 상처는 없다. 다른 사람도 겪는 아픔이 왜 유독 나에게만 이렇게 큰 고통을 주는 건지는 생채기를 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를 제대로 바라봐야만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를 통해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살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의 각본이 나에게도 잘 맞을 거라는 착각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과거의 내 상처를 제대로 마주하고 극복했는지 등 책 속의 수많은 문장들이 끊임없이 질문으로 다가왔다. 이제 책이 하는 질문들을 적어보면서 나만의 답을 적어볼까 한다. 저자가 알려주는 조언과 구체적인 방법을 실천해 봐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모든 문제의 결론은 '나'이기 때문에 나는 나만의 답을 찾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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