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창업을 응원해 - #언니들의 #스타트업 #분투기
정민정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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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식당을 하셨다. 자연스레 식당에서 일을 도와드렸고 자영업의 힘듦을 일찌감치 알게 되었다.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고 주말에는 쉴 수 있는 직장이 좋았다. 큰돈을 벌진 못하지만 말 그대로 출근하고 8시간만 참으면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쟁이가 최고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장사를 해야 돈을 번다고 한다. 물론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는 자영업은 모 아니면 도다. 월급쟁이를 할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시간에 큰 돈을 벌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한순간에 빈털터리가 될 수도 있다. 장사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자영업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여유롭게 일하기 위해서 나만의 장사를 하고 싶다는 사람들은 환상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일단 창업을 하게 되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큼의 수입을 얻을 때까지는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래도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부모님이 가게에 매여있는 것을 보고 나는 절대 장사 따위는 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지만 몇 년 전에 동생을 도와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말그대로 쫄딱 망했다. 실패하고 돌아보니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은 채 시작했고, 주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부모님을 보며 장사는 절대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사업을 했고, 망한 덕분에 아직까지 경제적으로 힘들지만 여전히 나는 어떤 일을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

남들이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직장인데도 자꾸만 밖으로 눈을 돌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년까지 할 수 없거나, 너무 오래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 등 직장인들만의 뫼비우스 띠는 매일 끝없이 돌아가고 있다. 나를 비롯해 주변의 수많은 직장인들이 왜 자꾸 다른 무언가를 갈구하는가 곰곰이 생각해 봤다. 회사의 일이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열정을 불태우고 미친 듯이 일을 해내지만 결국 그것은 회사의 일원으로, 월급을 받는 대가로 하는 일일 뿐이지 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꾸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여러 가지 이유로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 비단 남자뿐이겠나. 특히 여자들은 취업과 직장생활에서 남자들에 비해 기회가 적고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이라는 어마어마한 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창업은 여자들에게 더 소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취업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을 따고 열심히 공부한다. 이미 완성된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치열하게 준비를 하는데 왜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데는 그만큼의 준비를 하지 않을까? 창업은 오늘부터 시작이라고 해서 시작되는 게 절대 아니다. 오랜 시간을 걸쳐 준비하고 배우고 실패를 통해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기도 하는, 취업보다 몇 배는 더 어려운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이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그녀의 창업을 응원해>에서 먼저 창업을 통해 열정적으로 살고 있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길 바란다. 그녀들의 분투기를 통해 어떻게 창업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의 창업준비에 또 하나의 단단한 벽돌을 쌓은 것이다.

<그녀의 창업을 응원해>는 대한민국 대표 스타트업 여성 CEO 20인의 창업 이야기를 담았다. 전혀 다른 분야의 창업이지만 그녀들의 이야기는 무척 닮았다. 20가지의 창업 분투기 속에서 공통된 것을 찾는다면 <그녀의 창업을 응원해>를 제대로 읽은 것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창업에 임하는 자세와 역경을 이겨내는 그녀들의 열정과 치열함은 20명 모두가 같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홀푸드를 꿈꾼다는 더파머스의 김슬아 대표를 시작으로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앤스페이스 정수현 대표, 월급 70만 원 디자이너의 리빙 산업 정복기를 보여준 데코뷰 정미현 대표, 발상의 전환인 역직구 쇼핑몰을 운영하는 김보용 재이 대표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20명의 여성 대표들의 창업기에는 다양한 분야만큼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직장에서 먼저 사업을 위한 워밍업을 하고 창업시장으로 뛰어든 사람부터 힘든 집안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시장 밑바닥부터 시작해 그 분야의 최고가 된 대표까지 그녀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는 모두 한 편의 성공 드라마였다. <그녀의 창업을 응원해>를 읽으면서 왜 내가 사업에 실패했는지를 찬찬히 되짚어 보게 되었다. 당시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고군분투하는 그녀들의 창업기를 읽으면서 내가 과연 정말로 열정적으로 일을 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사회적인 상황과 변화에 빠르게 대처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그녀들의 창업을 부탁해>는 그녀들의 성장기를 시작으로 창업을 하게 된 계기와 과정, 현재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최대한 꼼꼼하게 그녀들의 창업기를 소개하고 있지만 20명이나 되는 대표들의 스펙터클한 스토리가 담겨있어서 그런지, 창업을 하면서 겪었던 힘든 상황보다는 전반적인 창업의 흐름을 보여준다. 문득 그렇게 느낄 수 있다. 힘들었다고 하지만 이 사람들 모두 수월하게 창업하고 성공한 거 아냐? 하지만 각 장의 마지막에서 들려주는 그녀들의 스타트 업을 읽으면 절대 그녀들이 쉽게 창업에 성공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실패해도 후회하지 않을 확신이 있을 때 창업하라, 확신과 준비 없이 절대 창업하지 마라, 빛과 그늘은 늘 함께 있다, 내 힘으로 변화를 일구고 싶을 때 창업하라 등 20명의 대표들이 들려주는 20가지의 스타트 업은 창업에 관한 긴 이야기보다 더 많은 깨달음을 주는 창업에 관한 생생한 팁이었다.

창업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현재의 직장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쉬었다가 다시 직장을 다니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그리고 더 이상 지금 하는 일이 즐겁지 않을 때 등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그 이유도 다양하다. 어떤 이유로 시작을 했든, 일단 창업이라는 약육강식의 세계에 들어왔으니 실패해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그녀들의 창업을 부탁해>는 창업을 시작했거나 시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조언을 해 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들의 사업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배웠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창업의 세계로 뛰어들었지를 보았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언젠가 나만의 창업을 시작해 보기로 마음먹었을 때 다시 <그녀들의 창업을 부탁해>를 읽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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