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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철도 분실물센터 ㅣ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평점 :
지하철에 두고 내린 물건을 본 적이 있다. 저걸 가지고 가서 역무원에서 줘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아무리 잃어버린 물건이라도 남의 것이라 만지기가 망설여졌다. 마침 내리는 역이 마지막 역이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종점에 도착할 때까지 그 물건을 눈으로 지키는 것뿐이었다. 역에 도착하고 물건이 제자리에 있는 걸 확인한 후 지하철을 내리면서 만난 청소 아주머니께 잃어버린 물건이라고 알려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우산처럼 자주 잃어버리는 물건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잃어버린 우산을 잠시 안타까워하지만 곧 잊어버린다. 하지만 아주 작은 물건도 소중한 의미가 담겨있어 꼭 다시 찾고 싶을 만큼 귀중한 것도 많을 것이다. 물건에는 그것을 가진 사람의 시간이 깃들여져 있다. 분실물 센터에 쌓여가지만 찾아가지 않는 수많은 물건들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다루는 방송을 본 적이 있다. 먼지가 뽀얗게 쌓인 분실물들을 보고 있으니 주인을 잃어버린 동물이나 사람들로 붐비는 공원에서 부모님 손을 놓쳐버린 아이처럼 애처로움이 묻어 있는 것 같았다. 저 물건들마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