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7.5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5월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노래는 '5월은 푸르구나~우리들은 자란다~'라는 구절이다. 그런데 5월의 순우리말 역시 푸른달이다. 이 노래의 작곡가는 이 사실을 알고 만들었을까. 어쨌든 5월은 하늘도 높고 푸르러 나들이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달이다. 꼭 멀리 나갈 필요는 없다. 가까운 공원 벤치, 가벼운 책 한 권,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만 있다면 그보다 더 멋진 5월의 어느 오후가 있으랴. 이런 여유로운 5월 오후를 함께 보낼 딱 좋은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샘터 5월 호>가 아닐까 싶다.

 

 

<샘터 5월 호>에는 샘터 독자들의 감동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샘터상 수상작이 함께 하고 있어서 더욱 뜻깊다. 매년 샘터상을 모집하는 글을 볼 때마다 몇 글자 끄적이곤 하는데 늘 마무리 짓지 못하고 끝내버리고 만다. 글을 써서 어딘가에 보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평소에 그렇게 많던 소재들은 한순간에 뿅 하고 사라지는 기적이 일어난다. 이번에도 역시 마음잡고 앉으니 머릿속이 백지상태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역시나 모집 기간이 끝나니 적어보고 싶었던 글이 술술 떠올랐다. 이번에는 미리미리 써놓고 내년 샘터상에는 꼭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샘터 5월 호>에는 샘터상 수상작 뿐만 아니라 요즘 TV에서 많이 만나는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씨의 인터뷰와 '내가 아직 아이처럼, 벌써 어른처럼 느껴질 때!'라는 주제의 특집 선물도 있다.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 부드러운 행동과 목소리로 문제견을 변화시키는 것을 볼 때마다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샘터 5월 호>에서 만나게 되어 그의 이야기를 무척 행복하게 읽었다.

다양한 분야의 읽을거리가 많지만 '과학에게 묻다'의 양껏 먹으며 다이어트 하기라는 이야기를 더 집중해서 읽었다. 나눠서 자주 먹고 칼로리 흡수 속도를 조절한다면 한 달에 1킬로그램씩 빼서 올해 안에 8킬로그램이나 감량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저자의 말처럼 쉽지만 어려운 다이어트를 올해 안에 조금씩 성공해 보고 싶다. 그리고 '웃음과 감동이 있는 일상 속 카피'에서 짧지만 강한 울림을 주는 카피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꼭 카피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라서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꼭 가보고 싶은 국내여행지 중의 하나는 군산이다. <샘터 5월 호>의 '길모퉁이 근대건축'에서는 이번에 전북 군산 임피역사에 관해 들려준다. 내가 알고 있던 군산은 아니었지만 여행하고 싶은 지역이라 열심히 읽었다. 언젠가 군산으로 떠나게 된다면 <샘터 5월 호>에서 읽은 임피역사도 한 번 들러보고 싶어졌다.

 

 

샘터는 빠르게 읽는 책이 아니다. 책장 한 켠에 꽂아두고 틈틈이 조금씩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다. 모든 글들이 다 그렇지만 특히 <샘터 5월 호>의 2017년 샘터상 수상작들은 가슴으로 읽어야 한다.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써 내려간 그들의 이야기는 진짜 삶의 감동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준다. 나도 이런 감동을 주는 글을 쓸 수 있을까.

갑갑한 사무실이 아닌 탁 트인 곳에서 읽고 싶어 점심을 먹고 회사 앞 공원 벤치에 앉아 <샘터 5월 호>를 마저 읽었다. 커피 명인의 이야기를 읽으니 엄청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고 강형욱 씨의 글을 읽으니 공원에서 뛰어다니는 강아지를 부르고 싶어졌다. 샘터 수상작을 읽으며 눈물이 후두둑 흘렀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공원이니 바람 탓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추상적이고 나와 다른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샘터>의 모든 이야기는 공감이다. 역시 푸른달, 5월의 샘터도 언제나 그렇듯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라는 말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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