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 - 진화의학자 로빈 박사의 특별한 건강 상담소
권용철 지음 / 김영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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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변하지 않았다. 단지 인간이 살고 있는 주변 상황이 발전하고 있을 뿐 -가끔은 발전하고 있는 게 맞는가라는 의문이 들긴 하지만- 인간의 몸은 인류가 시작되는 그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저자는 인간은 굶주림에 익숙한 존재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오랜 역사를 돌아봤을 때 지금처럼 인류가 배부르게 먹고 마시고 버리는 시대가 있었을까? 진화의학자인 권용철 박사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예전에 진화심리학 강의를 들었을 때와 많은 부분이 비슷해서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항상 인류는, 인간은 늘 발전하고 점점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오만이다. 인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마 미래에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아직 원시시대를 살던 그 인류의 몸을 가진 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는 현재 우리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알려준다.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였던 당시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비만과 식이장애를 공부하면서 올바른 식습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단편적인 치료법의 한계를 느끼고 질병의 근원을 탐구하는 진화의학을 공부하고 모든 병은 음식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권용철 로빈 박사의 소개 글을 읽으면서부터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나 역시도 병은 잘못된 생활방식과 식습관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플 때는 병원을 가야하고 약도 먹어야 하지만 완전히 병원에 의지하는 것은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누르고 있을 뿐이다. 우선은 내가 먹는 것들, 내가 생활하는 방식들부터 변화해야만 제대로 몸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니 동지가 생긴 기분이 들어서 책을 읽는 내내 무척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왜 아픈가'라는 큰 주제에 대해 저자는 진화의학을 적용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설명해 준다. 길지 않게 구성된 각 장은 우선 의학이라는 분야지만 마치 에세이처럼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책은 네 파트로 나눠 우리 몸에 대해 차근차근 알려준다. Part 1에서는 장내세균과 면역, 노화를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그중에서 특히 집중해서 읽었던 부분은 아토피가 우리 몸에서 보내는 고마운 경고라는 주제와 적게 먹고 일찍 자야 암에 안 걸린다, 운동하면 늙는다에 대한 이야기였다. Part 2는 체온 조절의 중요성과 임신의 갖가지 문제점에 대해 들려준다. 우리 몸이 짠 음식을 원하는 이유, 당뇨는 왜 겨울철에 심해지는가에 대한 원인을 인류가 살아온 과정과 함께 설명해 줘서 마치 몸에 대한 역사 책을 읽는 것만 같았다.

네파트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Part 3로 다이어트와 올바른 음식 섭취법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책에서 말하는 다이어트와는 전혀 다른 설명이라 식습관 레시피를 원한다거나 어떤 운동이 살을 빼는데 도움이 된단 등의 정보를 원한다면 절대 실망할 것이다. 진화의학에서 설명하는 다이어트는 먼저 다이어트에 대해 잘못된 상식부터 알려준다. 왜 우리는 끊임없이 다이어트를 하지만 성공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설명하는데 저자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이렇게 쉬운 걸 왜 나는 성공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장에는 우리 몸속에 숨어있는 스위치를 알고 어떻게 내게 맞는 유전자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한다.

 

 

내게 필요한 정보가 무척 많았지만 점점 더워지는 날씨와 함께 관심도 올라가고 있는 다이어트에 대한 부분을 더 열심히 읽었다. 특히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에서 육식형 인간과 초식형 인간에 대한 단어를 알게 되었다. 어렵지 않지만 다이어트와 건강관리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분류라고 생각했다. 육식형 인간과 초식형 인간으로 나누는 원인은 사냥의 시대부터 이해해야 하지만 우선 간단하게 각 유형별로 어떻게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지 육식형 인간의 특징에 설명해 보겠다.

육식형 특성을 가진 사람은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고 누워 지내기를 좋아합니다. 게으른 편이고 지구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운동이 어떤 일보다 귀찮고 힘듭니다. 이들에게 운동을 권해도 성공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하지만 목표가 생기면 목표를 향한 의지가 대단히 강한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운동을 짧게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소식입니다. 육식형의 사람이 많이 먹는 것은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됩니다.

각 장에는 로빈 박사의 플러스 팁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짧지만 임팩트 있고 재미있는 상식들이 많아서 가끔씩은 팁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읽기도 했다. 많은 팁 중에서 역시 다이어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보자면 뱃살이 가장 먼저 찌고 가장 늦게 빠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가장 취약한 배부분이 먼저 살이 찌고 반대로 가장 늦게 빠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원리를 이해하고 다이어트를 보다 근본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기를 권하고 있다.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는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겪고 있거나 두려워하고 있는 암, 아토피, 노화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그리고 스트레스에 대해 대처하는 방식, 몸은 여전히 원시시대에 있지만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류가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방법들도 알려준다.

저자는 아토피가 몸에서 알려주는 고마운 경고라고 말한다. 나는 피곤하거나 내게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임파선이 붓거나 아토피가 올라온다. 처음에는 짜증 나고 이해할 수 없었지만 요즘엔 이런 증상을 통해 스스로 몸을 컨트롤하고 조심 할 수 있어서 가끔은 고맙기까지 하다.

이 책은 '이런 병에는 이런 음식을 먹으면 좋습니다'라는 이야기는 없다. 왜. 왜. 왜.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는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한다. 왜 우리는 늙을까? 왜 우리는 남들이 다 좋다는 음식을 먹는데 아픈 걸까? 왜 항상 다이어트를 하지만 늘 제자리일까? 등 수많은 질문에 대한 이유를 인류의 시작과 살아온 과정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알려주는 책이다. 인류는 1만 년 동안 변화해 왔지만 여전히 우리 몸은 1만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그것부터 이해하고 시작해야 한다. 원시시대의 몸으로 급격하게 변한 현재를 살고 있으니 그렇게 힘들었구나. 우선 당신의 몸을 먼저 찬찬히 살펴보고 그동안 살았던 방식들을 돌아보자. 그리고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를 통해 당신 몸에 가장 잘 맞는 당신만의 건강법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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