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도 상처가 있더라
박재훈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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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되어서, 특별한 일이 없어서 무료하다고들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게 별다를게 있겠냐만은 우리는 항상 특별한 무언가, 가슴 두근거리는 뭔가가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출근을 하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게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한 일이 아닐까?

봄이 왔다. 한겨울 바람이 불때는 봄이 올까 싶었는데 공원에 개나리가 피고 벚꽃의 꽃망울이 볼록볼록 맺히는 봄이 드디어 왔다. 이것 또한 소중한 한순간일 것이다. 일상이 마냥 무료하다고 생각한다는 건 주변의 수많은 변화들에 너무 익숙해져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의 순간순간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매일 아침이 또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길에도 상처가 있더라>의 저자는 그런 소소한 일상들의 순간을 스마트폰에 담고 그 사진에 글로 옷을 입혔다. 걷는 걸 좋아해서 걸으면서 만나는 풍경들을 담아낸 사진과 글은 내가 매일 아침 혹은 주말 운동 길에 만나는 그런 익숙한 길이었다. 늘 그곳에 있어서 원래 있던 것처럼 아무런 감동 없이 지나쳐왔던 길과 그 주변의 모습들을 저자는 따뜻한 시선으로 소중하게 바라봐 주었다.

상처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는 저자의 말처럼 <길에도 상처가 있더라>는 함께 조용한 산책로를 걸으며 들려주는 위로와도 같았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그의 사진은 화려하지 않고 짧게 쓰인 글들은 강하지 않아서 부담 없이 읽기에 좋다. 책은 내가 매일 보는 그 길과 골목, 조용한 강가의 산책길처럼 고요하고 차분하다.

 

 

집을 나서고 길을 걷고, 길에서 사람과 사랑을 만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으로 쓰인 <길에도 상처가 있더라>는 164 페이지 정도로 두껍지 않은 에세이집이다. 누구나 매일 접하게 되는 장소와 시간에서 이런 의미를 찾아내는 저자의 삶을 마주하는 자세가 존경스러웠다.

깊게 패어 울퉁불퉁 해진 길에 비가 내리면 걸어 다니기가 힘들어진다. 투덜거리며 물웅덩이를 피해 가는 나와 달리 저자는 맑은 날에는 알지 못한 길 위의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길의 상처도 햇살 한 번 비취면 원래 길의 모습으로 회복된다는 말입니다. 비는 매일 오지 않습니다. 비가 오는 날보다는 햇살 비추는 날이 훨씬 더 많습니다. 상처를 보는 날보다는 본래의 내 모습을 보는 것이 내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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