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지혜는 어리석은 듯하니 - 옛글 57편이 일깨우는 반성의 힘 아우름 18
김영봉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현재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시대에 쓰인 글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삶의 지혜를 얻고 배운다. 역사는 반복되고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선인들의 끝없는 성찰과 삶의 태도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숙제와 깨달음을 던져준다.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쉽게 읽을 수 있는 인문교양 시리즈인 아우름의 18번째 책인 <큰 지혜는 어리석은 듯하니>는 5년에 걸쳐 월간 샘터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들려주는 57편의 옛글은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놓았을 뿐만 아니라 조금 더 깊이 있게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한문 원전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한문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풀이해 놓은 어구를 참고해 가며 차근히 원문을 해독하면서 옛글을 읽는 즐거움을 느껴봐도 좋을 것이다. <큰 지혜는 어리석은 듯하니>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이, 박지원부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많은 사람들에 관해서 설명한다.

인간은 신이 아니니 완성된 단계가 있을 수 없다. 흔히 '깨달았다'거나 '도를 통했다'거나하는 것도 불완전한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그런 불완전한 수준에서 우쭐대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뭘 좀 알게 되면 '그때 내가 미숙했었다'고 하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또 우쭐댄다. 그다음에 더 경지가 높아졌다고 생각되면 역시 지금 잘난 체한 것을 반성하며 또 우쭐댈 것이다.

삶에 관한 선인들의 다양한 이야기 중에서 나는 '달인지경'이라는 글이 특히 인상 깊었다. 글씨가 형편없었던 안평대군이 어느 날 기름 장수가 기름을 따르는 것을 보았다. 높은 누각 위에서 항아리로 누각 아래의 작은 병 속에다 기름을 따르고 있는 것을 보고 "이는 틀림없이 수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글씨를 익히는데 자고 먹는 것까지 잊을 정도로 노력해서 최고의 경지에 들어섰다고 한다. 누구나 처음은 있고 잘하기 위해서는 노력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시간이 흐른다고 누구나 달인이 되지는 않는다. 글을 쓴다는 작은 부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자신의 최선을 다했던 안평대군처럼 원하는 것이 있다면 모든 힘을 다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옛글 안에서 영원히 살고 있는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선물해 준다. 짧은 글이지만 글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생생한 조언들은 나와 당신에게 필요한 답을 들려준다. 고리타분한 과거의 글이 아니다. 우리보다 힘든 생활을 했지만 더 깊고 위대한 정신을 가지고 있었던 선인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옛글은 그 세월 이상의 값진 깨달음을 보여준다. <큰 지혜는 어리석은 듯하니>를 통해 옛글을 읽는 즐거움과 함께 원하는 답을 찾고 자신을 되돌아 볼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