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언제나 옳다 - 감정을 다스리는 다섯 가지 마음처방전 아우름 17
김병수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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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 나이만큼의 속도로 흘러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속도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그 나이만큼의 삶의 무게가 양 어깨에 착착 쌓여간다. 해마다 책임져야 할 일들이 늘어나고 나이의 무게만큼 고단이 더해진다. 툭툭 털어버리고 싶지만 어떻게 걱정거리를 덜어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을 위해 달렸고 대학을 다니면서는 취업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는 매일매일 나 홀로 전투 중이다. 내 마음이 들어줬으면 하는 얘기에 귀를 기울일 틈이 없었다.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그냥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오고 내 마음도 함께 기쁠 줄 알았다.

힘겨움에 털썩 주저앉고 싶을 때, 지금 내 마음을 어떤 방법으로 추스려야 할지 모를 때 그동안 보지 못 했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봤다. 그 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감정들. 감정은 나를 아프게도 하지만 다독여 주기도 한다. 내 마음의 고통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감정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감정은 언제나 옳다>는 감정이란 것이 무엇인지부터 내 감정을 토닥여줄 다섯 가지의 마음 처방전을 알려준다. 쉽고 재미있는 인문교양서인 '아우름'답게 이 책은 청소년부터 책이 주는 위로를 아직 느껴보지 못한 어른까지 누구에게나 따뜻한 손질을 보내준다. 요즘 여러 가지로 힘든 일이 많다. 산책도 하고 요가도 하고 끝없이 읽고 쓰고 있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마음에 꽉 차있는 나쁜 기운들을 빼버리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하루하루 조금씩 무기력해질 때쯤 <감정은 언제나 옳다>를 읽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김병수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은 'O, BRAVo' 이다. 관찰하고, 움직이고, 환상에서 벗어나서, 받아들이고,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 처방을 위해 알려주는 방법도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나는 <감정은 언제나 옳다>에서 '감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좋았다. 무언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도 좋지만 그전에 왜 우리가, 무엇 때문에 이토록 힘겨워하는지를 먼저 알고 시작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비슷하다고 알고 사용하는 용어들이 있다. 감정, 느낌, 기분. 이 세 가지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 저자는 비슷하지만 조금씩 의미가 감정과 느낌, 기분에 대해 설명해 준다. 감정이란 어떤 특정한 외부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반응을 말한다. 느낌은 감정을 의식적으로 자각하는 것을 뜻하며 기분은 감정처럼 특정한 무엇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분은 날씨, 햇빛, 호르몬 등 다양한 것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자기 합리화 : 내려놓았다는 착각'을 인상 깊게 읽었다. 요즘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내려놓았다는 것인데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제대로 살펴볼 수 있었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내려놓았다는 말로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한가 보다. 마음 처방전 다섯 가지는 이해하기도 쉬울뿐더러 따라 하기에도 좋은 방법들이 많다. <감정은 언제나 옳다>에는 많은 처방전이 나오지만 가장 중요한 방법은 바로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스트레스가 심하면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에 일하면서 몸을 많이 쓰는데, 운동을 따로 해야 하나요?"라고 묻기도 하는데요, 일하면서 육체노동을 하는 것과 운동으로 몸을 쓰는 것의 효과는 서로 다릅니다. 이 둘은 정신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다릅니다. 일하면서 몸을 쓰는 것은 기분을 좋게 하거나 의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없습니다. 따로 운동을 해야 합니다.

괴로울 때마다 술 생각이 난다면 그건 자기 문제에 직면할 용기가 없다는 뜻입니다. 술로 뇌를 마취시키려고 하지 말고, 괴로운 마음이 들 때마다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도망치고 싶은 내 마음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내가 용기가 없는 것은 아닌가?'하고 말입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다섯 가지 마음 처방전을 알려주지만 <감정은 언제나 옳다>는 어떤 책보다 마음을 도닥여 준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두서없는 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주는 친구와 같았다. '그래, 지금 네 마음이 그런 건 당연한 거야. 그러니까 이렇게 조금만 힘을 내면 어떨까?' 저자는 삶을 크게 다섯 가지의 형태로 나눠진다고 말한다. 성취하는 삶, 의미 있는 삶, 몰입하는 삶, 함께 하는 삶, 즐거움을 추구하는 삶이 있다. 정답은 없다. 내가 원하는 삶을 열심히 살아내면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서 지금 내 감정의 상태를 알고 뭉친 스트레스와 고민을 풀어버리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행복한 감정만 계속될 수는 없다. 감정에는 고통스럽고 피하고 싶은 것도 있다. 감정을 제대로 바라보고 다스린다면 분명 내일은 오늘보다 한 뼘 더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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