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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 종교, 신화, 미신에 속지 말라! 현실을 직시하라!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데이브 매킨 그림 / 김영사 / 2012년 4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118/pimg_7667781831567244.jpg)
대학교 1학년 방학 때였다. 무척 열심히 종교를 믿는 친구가 어느 날 나에게 물었다.
"너는 다윈의 진화론을 믿니? 하느님의 창조론을 믿니?"
그런 질문을 한 이유는 내가 공부하고 있는 전공 때문이었겠지. 나는 대답했다.
"그런 건 4학년 때 배우는 거라서 나는 잘 몰라."
겨우 스무 살을 갓 넘긴 내게 자신의 종교론을 끝없이 이야기하는 그 친구가 나는 무척 무서웠다. 나는 무언가를 극단적으로 믿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믿음이 절대적인 것인 양 그걸 모르는 네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무섭다. 아마 그래서 일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그 유명한 '만들어진 신'을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만 담아놓고 아직 읽어보지 않은 것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나 종교를 과학적으로 풀어서 주장하는 작가나 내 눈에는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은 리처드 도킨스의 글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이 워밍업으로 읽어보기에 무척 좋은 책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지독히 문과적인 사람들이 세상의 기본적인 과학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고,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두 가지로만 나눌 수는 없다.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을 읽는 내내 나는 이 두 가지 종류의 사람들 중에서 어느 쪽에 더 가까운 사람일까 생각해 봤다. 내가 하는 일은 과거로부터 건너온 것들을 통해 역사를 증명하는 것이다. 작가의 말에 따르자면 우리가 살아 보지 못 했던 수백 년의 시간의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니 이것은 확실하게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기 전에 고사를 지내는 등의 행위는 마법과 같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하는 일은 과학적인 것일까, 마법 같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