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더 패스 : 세상을 바라보는 혁신적 생각 - 하버드의 미래 지성을 사로잡은 동양철학의 위대한 가르침
마이클 푸엣.크리스틴 그로스 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는 많은 고전이 있고 시대에 따라 그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는 수많은 책이 나온다. 수 세기를 걸쳐 이어져 내려오는 고전은 시대에 상관없이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지만 솔직히 우리가 고전, 꼭 읽어봐야 할 철학이라는 책은 읽기 조차 쉽지 않다. 늘 논어를 비롯한 중국의 고전과 서양철학에 관련된 책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지만 아직 감히 도전하기가 두렵다. 단지 읽는다는 것에 목표를 둔다면 마음먹고 한번쯤 읽어볼 수는 있겠지만 그 안에 담긴 지혜의 십분의 일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래서 늘 찾는 것이 고전을 현대에 맞게 해석하고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물론 다른 사람을 통해서 알게 되는 고전은 내가 직접 보고 느낀 것과는 또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겠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나보다 넓고 깊은 사람이 들려주는 고전의 재해석은 지루하고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신선하며 지금 나의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조언해 준다.

<더 패스>는 죽기 전에 꼭 제대로 완독해 보고 싶은 책 top 3 안에 드는 논어를 비롯해 맹자, 장자 등 동양철학을 새롭게 해석해 들려주는 책이다. 중국 철학 강의로 2013년에 하버드대 최고 교수상을 받은 마이클 푸엣의 인기 있는 학부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으로 이 책에서는 서양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고 우리들은 '이름'만 잘 알고 있는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순자의 가르침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동양철학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으며 그들의 가르침을 우리 삶에 적용해 더 나은 인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가?

 

 

처음 <더 패스>를 읽기 시작하면 금방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나는 동양철학은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생각의 무게만큼 처음부터 책을 즐기지 못 했다. 공자와 맹자의 이야기는 나와 다른 세계, 개인이 아닌 세상을 움직이기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마이클 푸엣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옛 스승들의 이야기는 바로 나부터, 일상의 순간을 통해서 변화해야지 더 나은 인간,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반복되는 사소한 순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인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공자, 일상 속에서도 도에 이를 수 있다는 노자, 저절로 일어나는 변화의 즉흥성을 말하는 장자와 자연스러움과 작위에 대해 알려주는 순자의 이야기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중에서 나는 맹자의 이야기가 특히 인상 깊었고 몇 번을 다시 읽어봤다. 직장생활을 비롯한 다양한 관계 속에서 힘든 상황은 언제든지 생길 수 있다. 그럴 때마다 화를 내거나 당시만 모면하는 건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맹자는 그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나부터' 바뀌면 시간이 흐른 뒤에 상황이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비관적인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나를 비관적인 사람으로 만들 수 있듯 앞으로 보일 내 모습과 관련한 결정을 내릴 때 단지 그것이 나답다는 고정관념에 이끌려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시작도 하기 전에 자신을 틀에 가두는 셈이다.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계획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운명 속에서 어떻게 삶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맹자의 이야기는 현재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이었다. 삶의 방향을 결정하도록 도와주는 많은 책이 있다. 당장의 닥친 상황부터 해결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책도 있지만 <더 패스>는 조금 더 깊이 있게 나를 생각하고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더 나은 인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숙제를 던져주는 책이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가볍게 읽고 덮어버리는 책이 아니다. 처음은 가벼운 마음으로 끝까지 읽고 두 번째는 저자가 알려주는 책 안의  스승 중에 자신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있는 부분을 골라서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더 패스>는 쉽게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절대 어려운 책은 아니다. 옛 중국의 스승들의 다양한 의견이 들어 있는 이 책의 중심은 하나다. 성장하는 나와 조금 더 발전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일상을 살면서 항상 겪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실천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고 현재가 현재만으로 이뤄지는 세상이 아니다.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어 가고 셀 수도 없는 역사의 시간 속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옛 사상가들의 이야기는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옛이야기라고 치부해 버릴 수 없는 것들이다. 그리고 우리가 여전히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다. 켜켜이 쌓인 세월의 지혜가 가득한 고전 안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답을 찾아주는 <더 패스>를 통해서 지적인 삶의 고민을 즐겨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