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네 이영석의 장사 수업
이영석 지음 / 다산라이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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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쉽지 않다. 호기롭게 열정만 가지고 도전해서는 십중팔구 상처만 가득 안고 끝나기 십상이다. 어렸을 때 엄마는 늘 가게를 하셨다. 큰 장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새벽부터 밤까지 꼼짝없이 붙어있어야 할 가게였고 나는 늘 가게에서 엄마를 도왔다. 그래서 나는 장사를 싫어한다. 물론 내가 노력한 그 이상의 보상이 돌아오는 것도 장사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절대 만지기 힘든 큰 돈을 벌 수도 있는 것도 장사이긴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오로지 가게에만 매달려야 한다. 내 생활도 없고 주말도 없다. 어린 시절에는 늘 가게만 계시는 엄마가 불쌍했고 학교를 마친 후 가게에 가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릴 때면 늘 죄송스러운 마음만 가득한 내가 싫었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장사는 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주변 사람들이 자신만의 가게를 운영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제까지 회사에 다닐 수는 없고 장사를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되었다.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망해도 나는 괜찮을 거다, 내 아이디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새로운 가게가 문을 열고 닫고 또다시 새로운 가게가 생겨난다. 물론 모든 가게가 다 실패하지는 않는다. 몇십 년이 지나도 늘 그 자리에서 장사가 잘 되는 가게가 있고 새롭게 생겼지만 금세 인기 있는 가게로 자리매김하는 곳도 있다.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작하는 장사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주는 <이영석의 장사수업>은 열정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든 시작하는 사장님들, 언젠가는 내 가게를 한 번 가져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그 이유를 알려 준다.

 

 

저자인 이영석은 우리나라 농산물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총각네 야채가게의 대표로 대한민국 최고의 장사꾼이자 청년 창업가들의 멘토로 활동 중이다. 저자는 <장사수업>에 25년 넘게 장사를 해오면서 쌓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모두 담았다. 장사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진정한 장사꾼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행복하고 즐거운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열정을 가상의 인물을 통해서 알려준다. <장사수업>은 딱딱한 정보서가 아니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에 가깝다. 장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지만 직장인으로 월급 따박따박 받으며 생활하기를 원하는 아버지의 뜻에 따로 회사 생활을 하다가 자신이 진정 바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만의 가게를 오픈한 홍상인의 어설픈 시작부터 힘든 과정을 겪어내며 진정한 장사꾼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모든 과정이 담겨있다.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마음속으로 나만의 작은 가게를 마련하고 운영하고 있었다.

 

 

이영석의 장사 노하우가 가득 담겨있는 책답게 <장사수업> 곳곳에는 '이영석의 장사 필살기'라는 알짜배기 장사 정보가 가득하다. 평소에 궁금했던 점이나 장사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부분을 알 수 있었다. 늘 장사하는 엄마를 보고 살아서 장사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던 나의 오만함을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세월이 흐르고 트렌트가 변하면서 내가 알고 있던 장사는 이미 옛날의 추억일 뿐이었다. 나는 언젠가 맛있는 맥주를 파는 작은 북카페를 열고 싶다. 장사에 대해 알려주는 수많은 책이 있지만 <장사수업>은 최근까지 읽어본 장사에 관한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었다. 소설 한 편을 읽는 느낌이었지만 장사에 대한 마음가짐부터 실제 가게를 오픈하고 운영하는 것까지 함께 해보는 듯한 <장사수업>은 나도 한번 장사해볼까?라고 생각해 본 예비 사장님이라면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장사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 그 험난한 세계에서도 살아남는 사람들은 있다. 그 사람이 당신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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