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 - 천만 열혈 청춘의 사고를 혁명한 인생지침서
리샹룽 지음, 박주은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혼술남녀'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개성 있고 재미있지만 그중에서 나는 주인공이 아닌공시생 역할의 정채연에게 자꾸 눈길이 갔다. 핵비호라는 별명 따위 신경 쓰지 않는 듯 오로지 공무원 합격만을 위해 눈을 뜨고 있는 모든 순간을 공부에만 집중한다. 힘겨운 20대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지만 나는 자신의 목적을 향해 죽도록 집중하는 그녀의 모습이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무언가를 열심히 해본 적이 있었던가?'
주변 사람들은 나를 보고 항상 열심히, 바쁘게 산다고들 한다. 맞다. 나는 호기심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아서 이것저것 시도도 많이 하고 열심히 살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열심히만 할 뿐이지, 그 열심히에 대한 결과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항상 많은 것을 시작만 할 뿐 제대로 마무리 짓지 않는 전형적인 의욕만 과다인 노력형이다. <당신은 겉보기만 노력하고 있을 뿐>을 읽으면서 이미 지나버린 나의 젊은 안에서 과연 내가 작가의 말처럼 제대로 노력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 봤다.

중국 청춘들의 멘토인 리샹룽의 <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은 그의 말처럼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힐링 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하라 그러면 성공할 것이라고 외치는 조언서도 아니다. 이 책은 작가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에세이에 가깝다. 성공하기 위해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작가가 느꼈던 어려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깨닫게 된 인생의 쓰고 단 모든 순간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자기 계발서를 절대 읽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나 역시 찾아서 읽는 장르는 아니지만 분명 나보다 더욱 노력하고 더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현재에 안주하고 싶거나 더 이상 한 발도 내딛기 힘겹다고 느껴질 때에 나의 등을 떠밀어 일으켜 세워주는 특효약이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은 딱 맞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을 통해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다짐보다 과거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작가는 누구보다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아왔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한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경쟁률이 치열한 중국에서 평범한 부모님을 둔 리샹룽이 중국 청춘들의 멘토가 되기까지는 굉장히 힘든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그의 삶 속에서 나온 현실적인 조언들이 가득한 <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은 4장으로 나눠 꿈과 노력, 사랑과 헌신, 가족애와 우정, 독서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모든 이야기에는 작가의 경험과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그의 이야기는 한국 밖, 중국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이곳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청춘들의 이야기였다.

이렇게 비상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도 시험을 보기만 하면 그런 노력을 배반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이상한 결과가 나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모든 건 어디까지나 남들 눈에 보이기 위한 노력이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내가 20대였다면 책의 대부분을 형광펜으로 표시해 두고 싶을 만큼 현실적이고 가슴에 와 닿는 조언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작가보다 나이가 많고, 더 오래 사회생활을 했으며 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작가가 이야기하는 우정과 사랑,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는 그다지 큰 감동을 받지 못했다. 물론 그의 이야기를 진작에 알았다면 지금 생각나는 몇몇의 후회되는 인연들과의 관계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다. <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에서 꿈과 노력에 관한 이야기가 무척 인상 깊었다. 내가 왜 그렇게 많은 시도만을 하고, 실패와 후회를 하더라도 곧 잊어버리고 마는지에 대해 작가의 직설적인 조언을 통해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당신은 지금 충분히 잘 하고 있어요' 라는 위로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할 정도로 나태해진 요즘, 내게 필요한 것은 제대로 나를 바라보고 스스로 타협하지 않게 만드는 조언이었다.

저자는 이렇게 하는 나처럼 성공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나는 이렇게 해서 지금의 성공까지 왔으니 당신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 당신은 진짜 노력을 했는가? 혹시 가짜 노력에 눈이 멀어 스스로 타협하며 살고 있지 않는가? <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을 통해서 지금 제대로 달려가고 있는 건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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