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나만 지키면 손해 아닌가요? - 나의 행복과 우리의 행복이 하나라는 깨달음 아우름 12
김경집 지음 / 샘터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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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일까? 우리는 정의가 어떤 것인지 모르지 않는다. 다만 대충 어떤 것을 의미하고 어떤 느낌을 가진 행동 등을 정의라고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정확하게 글 또는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책의 제목만을 보고 처음에는 현대에 만연한 정의로움에 반하는 행동에 대한 이야기 일 거라 생각했다.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정의'가 가득한 이 책을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정의, 알고 보면 쉽지만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 한 단어를 <정의, 나만 지키면 손해 아닌가요?> 에서는 차분하게 A to Z를 알려준다.

책에서는 정의의 쉬운 의미, 정의에 대한 이론들, 현재와 미래 사회에서의 정의의 적용에 대해 짧지만 알차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정의를 전혀 모르는 학생에게 설명하듯이 쉬운 예를 들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초반에 마치 도덕, 윤리 책을 읽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도 조금만 더 읽어 나가길 바란다. 조금씩 정의와 작가가 말했던 예들이 이해가 되면서 함무라비 법전부터 칸트, 공리주의까지 예전에는 외우기에 급급했던 것들이 재미있어질 것이다. 정의의 사전적 의미만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 깊숙이 새겨져 있는 강자와 약자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정의와 나와 당신이 이미 겪었을 수도 있는 수많은 상황을 통해서 진짜 정의로운 것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특히 2장에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정의의 이론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는데 더 이상 이해하지 못해 무작정 외우기만 했던 재미없는 것들이 아니었다. 무척 잔인하다고 생각되는 함무라비 법전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조항은 똑같이 복수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거기까지'라는 복수의 한계를 법으로 정해서 약자를 고려한 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자와 아리스토텔레스, 존 롤스까지의 이론을 새로운 시각으로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다. 그중에서도 왜 이론을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에 많이 공감했다. 작가는 언어와 용어를 쓸 때마다 그 의미가 확인되고 내 삶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제대로 훈련되지 않을 경우에는 여러 문제에 부딪히게 되며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론을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에 당신이 왜 꼭 철학, 인문사회 등의 지루한 이론을 알아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다면 <정의, 나만 지키면 손해 아닌가요?>가 알맞은 해답을 들려줄 거라 생각한다.

두껍지 않은 분량이지만 분명 제목부터 시작해서 그 안의 내용까지, 선뜻 손이 가서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한 번쯤 정의라는 것이 도대체 뭔지 궁금했거나 자꾸 사회의 바람직하지 않은 수많은 현상들이 신경 쓰인다면 이 책을 통해서 정의와 다양한 사회 이론들을 먼저 읽어 보길 추천한다. 내가 주체가 되어 '왜' 라는 질문을 자꾸 던지고, 그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묻고 답하면서 정확한 정의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정의는 보이지 않는 사전 속의 단어가 아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며 누군가가 던져 주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야만 인간답고 정의로운 삶을 살 수 있다. 항상 외치듯 반드시 정의를 지켜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것, 정의를 제대로 알아보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서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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