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6.10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 가을이 오면 절대 쌀쌀하다, 춥다는 말은 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지만 어느새 어둠이 깊게 깔릴 때면 옷깃을 여미며 춥다는 말을 나도 모르게 내뱉게 된다. 하지만 가을은 이제 겨우 시작되었을 뿐이다. 샘터 10월 호의 표지처럼 온 세상이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물들 진짜 가을을 맞이하기 전에 먼저 샘터를 통해서 가을을 만나봤다.

이번 샘터 10월호는 가을 가을한 표지 디자인처럼 특집기사는 '첫사랑에게 쓰는 편지' 이다. 가을, 첫사랑 그리고 편지처럼 잘 어울리는 단어가 또 있을까? 누군가에는 향수를, 첫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살짝 팁을 얻어볼 수 있을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샘터를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작지만 결코 얇지 않은 샘터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첫 장을 펼친 후 속도감 있게 마지막까지 읽어나갈 수 있는 킬링타임용 책이 아니다. 하나하나의 코너에 서로 다른 삶과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길지 않는 글이지만 찬찬히 읽어야 그 맛을 알 수 있다. 샘터 10월호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코너는 여러 개가 있지만 그중에서 하나를 꼽는다면 '올 댓 브랜드'에서 알려주는 하바이아나스라는 신발에 대한 이야기였다. 브라질 브랜드라는 눈에 익은 이 신발 안에 그런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몰랐다. 알고 보이는 달라 보이는 법이라고 했지. 모르고 본다면 그냥 신발일 뿐이지만 '올 댓 브랜드'을 읽고 난 후 다시 본 이 신발은 절대 저렴하고 흔한 신발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짧은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에 덧붙여 '불성닦기'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는 '생각으로 크는 나무' 코너도 좋았다. 언제나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헤매고 다녔지만 늘 제자리에서 맴돌아서 어느새 잊고 있었던 진짜 나다움. 진짜 나를 찾기 위한 방법이나 조언 같은 건 없다. 꼭 필요하지만 누구에게나 어려운 진짜 나다운 모습, 불성을 찾는 것에 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글이었다.

 

매회 다양한 사람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샘터 10월호는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점점 센치해 지는 감수성에 무척 잘 어울릴 것 같은 잡지이다. 가을의 절정일 때 만날 수 있는 붉은 단풍잎을 샘터 10월 호를 통해서 먼저 만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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