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6.9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예부터 우물이나 물가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꼭 들르는 곳으로 서로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과 같은 곳이다.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월간 샘터>는 이번에 처음 읽게 되었다. 한 손안에 들어가는 작고 얇은 이 잡지를 읽는 내내 나는 물가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옛사람들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잡지마다 특성이 뚜렷한데 샘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가슴이 따뜻한 잡지였다. 페이지마다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소복하게 담겨 있었다.

샘터는 무척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에세이부터 글쓰기, 과학 분야, 여행, 커피 등 관심 있는 부분을 먼저 찾아읽어도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각 분야별로 짧지만 깊이 있는 글이 담겨 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읽어봐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짧은 호흡이지만 정보와 감성을 함께 전달해 주는 샘터의 글은 글 쓰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이번 9월호에서는 마치 내게 조언을 해주는 듯한 '법륜 스님의 마음공부'가 특히 인상 깊었다. 몇 개월 전부터 시작해서 앞으로도 한동안 뒤숭숭할 내 마음을 다잡게 도와주는 법륜스님의 글을 몇 번이고 읽어봤다. 그리고 글쓰기 팁을 알려주는 '서민의 글쓰기'와 '고고학이 살아있다'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샘터는 정보와 지식을 알려주는 코너도 있지만 독자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글도 많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서 더욱 진솔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었다.
샘터는 출판사에서 홀로 만드는 잡지가 아니라 샘터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잡지이다. 특집의 주제에 맞는 자신의 이야기를 써도되고 군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행복 등 자유롭게 글을 쓰는 코너도 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샘터로 가는 길은 언제든지 열려있으니 두드려 보길 바란다. 스마트한 시대에 발맞춰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사연을 접수할 수 있다고 하니 글을 쓰는 것에 부담을 가지지 말고 도전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잡지는 저렴한 가격 대비 많은 것을 선물해 주는 책이다. 나는 지인들의 생일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잡지 1년 구독 선물을 해주는 걸 좋아한다.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읽어볼 수 있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는 사람 냄새나는 잡지는 가끔 그 어떤 고전, 명작보다 더 깊은 울림을 던져주기도 한다.

이름처럼 샘터에 모여 앉아서 소곤소곤 얘기 나누는 듯한 <월간 샘터>의 다음 호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