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그라운드
S.L. 그레이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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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특히 반전이 있는 소설의 경우에는 리뷰 적기가 정말 힘들다. 원래 책 내용을 많이 적는 편이 아니지만 반전이 중요한 소설의 경우에는 특히 더 책을 읽은 느낌을 최소한으로 적으려고 한다. 반전 소설은 읽는 재미가 톡톡한 책인데 내가 별생각 없이 적어놓은 문장이나 내용 때문에 혹시 미리 눈치채고 읽는 재미를 느끼지 못할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검은 숲의 <언더 그라운드>는 최근에 읽은 소설 중에 반전의 짜릿함이 가장 좋았던 책이다. 많은 책이 반전이라는 매력적인 미끼를 내걸지만 대부분 어느 정도 읽으면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언더 그라운드>는 혹시나 이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언더 그라운드>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지구가 죽음으로 뒤덮여 갈 때 생존형 지하 벙커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폭탄으로도 절대 열 수 없고 바이러스로부터 완벽하게  그들을 지켜낼 수 있을 것 같은 벙커가 닫힌 후 일어나는 살인사건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두려워하게 된다. 하지만 살인자를 모르는 채 사람들은 자꾸만 죽고 벙커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

완벽하게 갇힌 벙커 안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인 만큼 서로를 의심하는 사람들의 공포가 잘 묘사되어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가 답답한 벙커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벙커 안의 사람들, 각각의 시선에 따라서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나간다. 처음에는 화자가 이 사람, 저 사람으로 옮겨져서 약간 헷갈릴 수 있지만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들의 심리를 다양하게 느낄 수 있어서 몰입감이 높아지는 것 같았다.

<언더 그라운드>에는 영웅이 없다. 죽음, 시체, 공포가 있지만 한 번에 질서를 잡아주는 영웅은 없다. 아마 우리도 언더그라운드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 실감 나게 읽을 수 있었다. 폐쇄된 공간에서 느끼는 공포감, 나도 죽을지 모른다는 무서움을 책을 읽어 나가면서 점점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 방~제대로 터트려주는 반전은 헐~외마디를 내뱉게 만들어 줬다.

아마 작가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보다. 벙커 안에서 일어난 일 외에 벙커에 입주하기 전 사람들의 관계나 그들 사이에서 있었던 일들을 제대로 말해주고 마무리해줬음 책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건데 왜?라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 많아서 조금 아쉽긴 했다.
밀실 살인과 눈치챌 수 없는 반전이 있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꽤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살인자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나름 생각했던 이유를 말하고 함께 하고 싶은데~^^ 힌트가 될까 봐 말할 수 없어서 아쉽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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