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기술 빅뱅이 뒤바꿀 일의 표준과 기회
대니얼 서스킨드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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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유망한 직업'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곤 한다. 일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 때가 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직장 상사가 그런 말을 했다. '앞으로 10년 후면 이 직업도 없어질 거야. 더 늦기 전에 다른 일을 시작해.'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여전히 내가 하는 일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10년 후에도 지금과 똑같을 거라 믿을 수 있을까?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는 무척 자극적이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이다. 미래에는 인간이 노동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거나 또는 더 이상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 없다는 의미로도 이해되었다.


노동의 시대와 앞으로 변화할 일의 가치관에 대해 설명하는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는 제목만큼이나 흥미로웠지만 읽기에 결코 쉽지 않은 책이었다. 3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잘 쓴 한 편의 논문과도 같았다. 물론 에세이나 소설처럼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분명 시간을 들여 공들여 읽기에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이라는 국한된 소재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를 꿰뚫어 보는 중요한 물음이 있다. '21세기에 모든 사람이 일할 만큼 일자리가 충분할까?' 내 대답은 '아니다'이다. 앞으로 나는 이 주장과 함께, 왜 이제 '기술적 실업'의 위협이 현실이 되는지, 기술적 실업이 현재와 미래에 어떤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지 설명하려 한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를 시작하면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경고한다.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과는 분명 다를 것임을 강조한다. 마치 '자, 내가 하는 말들을 잘 따라와. 지금까지 네가 생각했던 가치관의 벽을 무너뜨려 주겠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를 다 읽고 나면 그런 변화의 속도를 제대로 알아차릴 수 있을까.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는 3부로 나눠 인간의 노동에 대해 설명한다. 기술과 일의 역사에 대해 말하는 1부에서는 기술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바뀌었는지 분석하고 있다. 2부에서는 21세기에 기술적 실업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 3부 대응에서는 교육과 정부, 대기업들이 어떻게 노동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지, 인간의 삶에서 일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로 변화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현재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꾸준히 기술의 변화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며 살아왔다. 새로운 기술과 발전으로 인해서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물론 아직까지 우려하던 대량실업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안심한다. 과연 그럴까? 오직 '일자리'만을 보면 변화를 제대로 읽어낼 수 없다. 다른 요소들도 고려해야 함을 알아야 한다.


이세돌이 AI인 알파고와 바둑을 두는 모습은 놀라웠다. 하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AI에 의해 쓰인 소설을 봤던 순간이었다. 창작은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AI가 쓴 글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때부터였다. 인공지능은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발전되었고 발전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기대감이 생겼을 때가 말이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에서는 AI의 발전과 인간의 노동에 대해 추측해 본다. 물론 현재 많은 기계들이 인간들을 대신해서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인간이 고용된 모든 자리에 기계가 서 있는 날이 오지도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 계속 바뀌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업무를 대신한다는 것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의 세계는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서서히 줄어들 뿐이다. 대체하는 힘이 보완하는 힘을 나날이 앞질러 두 힘의 균형이 더는 인간에게 유리하지 않으면, 인간의 노동을 찾는 수요가 서서히 줄어든다.


인간에게 일은 소득을 얻는 수단을 넘어서 만족하는 삶을 완성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AI에 의해 사람들이 더 이상 일에 얽매여 있지 않고 여가에 집중할 수 있다면 인간들은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빈대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자신만의 여가 생활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고도 한다. 삶의 의미와 일의 관계에 대해 전혀 다른 두 가지 관점 중 당신은 어떤 쪽에 더 가까운가?


겪어보지 않았으니 알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으니 우리는 이미 천천히 달라지고 있다. 노동의 시간이 줄어든 이유에는 정책이나 책에서 말하는 기계화 때문일 수도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의 노동이 완벽하게 바뀌지 않았을 뿐, 노동의 시대는 천천히 줄어들고 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인간의 노동의 시대가 끝나기 전에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는 단순히 일자리가 줄어든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할 때가 곧 온다라는 정보만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본 일의 미래와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의해 달라질 수 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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