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 - 오직 ‘나’다운 답들이 쌓여 있는 곳, 그 유일한 공간을 찾아서
앤디 퍼디컴 지음, 안진환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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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배우며 명상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이전부터 명상을 해보고 싶었지만 뭔가 어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어 매번 시도만 하다가 끝나곤 했다. 물론 처음 요가를 할 때도 수련 후 마지막 5분, 잠깐 하는 명상은 요가 수련 시간 중 가장 어색한 순간이었다.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고 했던가. 이게 과연 명상일까?라고 생각했던 잠깐의 숨 고르기가 어느새 요가 수련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명상을 해야지' 마음먹고 앉아서 명상 수련을 하지는 못한다. 여전히 어떻게 명상을 해야 하는지, 내가 하는 잠깐 동안의 숨 고르기가 과연 명상이라고 할 수 있는지조차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명상에 대한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중 읽게 된 책이 바로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였다.  


제목이 강렬했다. 지금 내게 필요한 답을 들려줄 것만 같았다. 명상에 관심이 있을 때부터 이런저런 책을 찾아 읽어봤지만, 나처럼 초보에 홀로 명상을 시작해 볼까 하는 사람에게는 뜬구름을 잡는 식으로 설명하는 책들이 많았다. 


새벽에 일어나 바쁘게 출근 준비를 하고 정신없이 직장에서 하루를 보낸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면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을 때가 대부분이다. 명상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푼다는 사람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물론 나도 그러고 싶다. 조용한 방에 앉아 하루의 정신없음을 털어 버리고 오롯이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그런데 어떻게? 나는 지금 몹시 지쳐있는데 말이다. 명상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자리에 앉아 가부좌로 앉아야 하나? 명상에 필요한 조용한 음악이라도 틀어놔야 하나? 털어버리고 싶어서 하고 싶은 명상을 위해 일단 무언가를 준비하고 쌓아야 하는 것 같아 시작하기도 전에 부담스러울 때가 많았다. 


이런 나에게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한 때>는 지금, 그 자리에서, 단 10분이라는 짧은 명상을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방법론적인 설명과 함께 왜 당신이 명상을 해야 되는지를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 줘서 명상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무척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의 저자인 앤디 퍼디컴은 파란 눈의 스님이다. 대학에서 스포츠과학을 전공하던 중 히말라야로 가서 명상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10년 동안 인도에서 티베트 불교 승려가 되었으며 2004년에 환속을 하여 명상법과 마음 챙김을 강연하며 사람들에게 자신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작가는 서론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지도를 갖고 있는 것과 길을 가르쳐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는 것은 천양지차다'. 이 책은 명상을 통해 삶을 바꾸고 싶은 당신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책은 크게 명상과 마음 챙김 이 주는 좋은 영향과 어떻게 명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명상 연습을 통해 처음 명상을 시도해 보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다.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를 다 읽은 후에 책에서 알려주는 명상 연습을 따라 해봐도 좋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잠깐 동안이라도 작가가 말하는 대로 명상을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알려주는 명상 연습 1의 첫 문장이 바로 '지금 시도해 보라'이다. 명상을 하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다.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하는 것도 아니다. 오직 '나'를 위해 시작하는 명상인 만큼 '지금' 당장 내 마음을 알아차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작가의 설명을 읽으며 명상의 좋은 점도 알았겠다 아마 당신은 고개를 끄떡이며 나도 오늘부터 명상을 시작해야지 마음먹었을 것이다. 그런데 장문의 설명을 읽는 사이사이에 명상 연습을 따라 해 봤지만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을 수도 있다. 책을 읽어봐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명상을 포기하는 당신을 위해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에는 '10분 명상'을 구체적으로 따라 할 수 있게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짧은 2분 명상보다 조금 더 명상에 집중할 수 있는 10분 명상을 요약과 심화로 나눠 누구나 차분히 명상을 즐길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준다. 명상에 정답은 없다. 잘못되거나 나쁜 호흡은 없다. 천천히 숨을 고르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펴보는 것. 그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명상이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 '그 순간'은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샌드위치 먹기, 차 마시기, 설거지하기 등 평범하고 일상적인 행위 안에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마음을 챙긴다는 것,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는 것, 알아차린다는 것의 의미다. 


명상은 직접 실행할 때만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하루에 10분이 길다면 작가처럼 양치하는 3분 동안이라도 좋다. 규칙적으로 명상을 해야지만 명상의 효과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시도할 때 우리는 실행할 방법도 필요하지만 실행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나를 비롯해 멍석을 깔아야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초보자들을 위해 작가가 친절하게 알려준다. 명상은 어디서 하는 것이 좋을까? 명상을 할 때는 무엇을 입고 하는 것이 좋을까? 어떤 자세로,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 눈을 감고 있어서 시간을 알 수 없는데 시간을 재는 것이 좋을까? 등 명상하기에 앞서 소소하게 궁금했던 것들을 알 수 있다.   

책의 제일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명상 다이어리'가 첨부되어 있다. 10일간의 명상을 기록하는 곳으로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고 명상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예와 아니오의 짧은 문장과 대답이지만 내가 과연 명상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체크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에서는 명상에 대한 정답, 획일화된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왜 명상을 해야 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챙기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명상은 이렇게 해야 합니다 라기 보다 어떤 방법을 하든 상관없지만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기를 강조하고 있다. 


'명상을 한다'라는 것은 어떤 행위에 대한 정의가 아니다. 그것은 오직 나에게 집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를, 내 삶을 조금 더 진솔하게 살펴보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명상의 순간을 느껴보지 못한 당신은 내게 묻는다. '그래서 도대체 명상은 어떻게 하는 겁니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내가 그랬듯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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