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 - 발표가 죽기보다 싫은 당신에게
도리타니 아사요 지음, 조경자 옮김 / 상상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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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말이 빠른 편이다. 식구들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내 말을 못 알아들을 때가 많았다. 평상시에도 빠르지만 특히 발표를 하거나 처음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는 더 빨라진다. 대학교 과제 발표 때 교수님께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과제 평가가 아니라 말 좀 천천히 하라는 거였다. 그러다 보니 점점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가 무서워졌다. 빨라도 또박또박했던 발음이 어느 순간 입안에서 우물거리듯 흐리멍덩한 발음으로 변해버렸다. 소극적이지 않았던 성격이 소극적으로 바뀌고 다른 사람들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 어느새 눈치를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꽤 비싼 돈을 지불하고 12주 동안 스피치 과정을 수강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발표를 하면서 나를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시간이 지나니 그렇게 도전적인 스피치를 했었던가 기억이 가물거렸다. 평생 그런 과정을 들을 수 없으니 과정을 통해 변한 모습을 혼자서도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스피치에 관련된 책도 많다.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은 그동안 읽은 책 중 실용적이고 무척 쉬운 책이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는데 불편함을 느끼거나 발표 시간이 두려운 사람이라면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이 용기 내어 첫 말을 내뱉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의 저자인 도리타니 아사요, 자신이 스피치 울렁증이 있었던 사람이었다.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일이 많았던 그는 울렁증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스피치 강좌를 듣고 울렁증을 극복한 후 자신처럼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스피치 울렁증 극복 협회'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스피치에 자신을 가지도록 도와주고 있다. 

스스로 불편함을 느껴서인지 그의 책에는 '나는 당신을 이해한다'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에서 알려주는 방법은 무척 쉽다. 그가 울렁증을 극복하기 위해 실천하라는 것들 대부분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점을 강조한다. 쉬우니까 빨리 이해할 수 있고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들이 가득하다. 


스피치 울렁증은 극복하려면 가장 먼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은 '나는 왜 사람들 앞에서 말을 못할까?'로 시작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읽기나 쓰기는 연습해도 '말하기'를 배운 적은 없었습니다. 

맞다. 읽기와 쓰기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사람들과 말을 하며 의견을 이야기 나눈다. 하지만 따로 스피치 강좌 등을 수강하지 않는 이상 말하는 방법에 대해 배운 적은 없다. 책을 읽으며 말하기를 배울 수 있다고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걸 알았다.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당신만 특별히 말하기가 힘든 게 아니라고 끊임없이 말해주는 저자의 위로였다.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이 실용적이라고 말한 이유는 바로 많은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신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남들 앞에서 발표할 때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쉽게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법, 대화를 통해 호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을 비롯해 어떤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자세나 표정 등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모임 등에서 자기소개를 하거나 인사를 할 때에 반드시 겸손한 표현부터 시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최근에 몸이 안 좋아서 스피치에 자신이 없지만...', '일이 바빠서 준비가 부족한데...' 소위 훌륭한 스피치를 못하는 것에 대한 변명입니다. ~ 화자의 상황은 청자에게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에서 알려주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앞쪽에서는 자신의 상황을 파악한 후에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등 조금은 이론적인 부분을 다뤘다면 뒤에서는 말할 때의 자세와 시선처리, 어디에서 떨지 않고 말하는 법등 본격적인 실용서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말은 무척 중요하다. 상대방의 외모에 호감이 생겼더라도 짧은 대화 후에 처음에 느꼈던 호감이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말투나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말할 때의 몸짓 역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몸이 스피치에 울렁증이 되기 쉽다고 말한다. 첫째, 몸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 둘째, 자세가 나쁘다. 셋째, 호흡이 얕고 빠르다. 넷째, 발성이 약하다. 다섯째, 발음이 나쁘다. 

긴장을 하면 몸이 먼저 반응하다.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에는 경직된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나쁜 자세를 바꿔주는 벽 서기로 스스로 긴장을 완화하고 당당하게 발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대화에서 빠질 수 없는 시선을 사로잡는 비주얼 핸드도 알려준다. 


책은 휴대성이 좋고 1번, 2번으로 간략하지만 정확한 요점만을 정리해 주어 읽기도 편하다. 지금 당장 발표를 눈앞에 두고 불안해하고 있다면 실전에 강해지는 비법과 프레젠테이션 편, 어떤 사람도 납득되게 되는 대화법을 먼저 읽어보면 좋다. 차근차근 스피치 울렁증을 극복하고 싶다면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을 통해 왜 나는 말하기가 두려운지 알아보고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연습 방법을 실천해 보길 바란다. 

완벽한 요점 정리라도 스스로 외우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잘 쓰인 노트에 지나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말 잘하는 사람, 처음 보는 사람들과 호감 있는 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저자도 그랬고 극복했다. 그러니 당신도 할 수 있다. 말하기가 즐겁고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 당장 훈련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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