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있니? 에프 그래픽 컬렉션
틸리 월든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듣고 있니?

Are You Listening?

틸리 월든 / 원지인 옮김

에프



표지 주인공들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습니다. 몸은 같은 공간에 있어도 마음은 다른 곳에 있는 듯합니다. 서로 표정에서 알 수 없는 불안이 느껴집니다. 주변의 색과 다르게 주인공들과 고양이가 회색빛을 띄고 있어요. 제목부터 주인공들의 표정까지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듣고 있니?』는 그래픽 노블입니다. 시사성이 높은 책입니다.

책을 읽기 전 작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틸리 월든> 199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어났으며 만화가 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데뷔작 『여름의 끝』과 『아이 러브 디스 파트』로 이그나츠 상을 두 차례 수상하고, 『스피닝』으로 아이스너 상까지 수상하며 독자들에게 널리 이름을 알렸다. 또한 『듣고 있니?』로 또 한차례 아이스너 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차례차례 독자들을 만나고 있으며 특유의 감성적인 그림과 함께 자기만의 개성적인 이야기를 펼쳐 내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작가는 무엇을 듣길 바라는 걸까요?

'비'는 집을 나왔어요. 무작정 계획도 없이 정치 없이 다니고 있어요. 무슨 일로 집을 나왔을까? 궁금합니다. 잡화점에서 같은 마을에 사는 '루'를 만나게 됩니다. 정비사 루는 비를 차에 태워주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딘가 모르게 둘은 불안합니다. 함께 차를 타고 가도 함께 있지 않은 듯 다른 세계를 헤매고 있어요. 비와 루는 둘 다 상처가 있어요. 비는 친척인 같은 나이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되지만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해요. 혼자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매일같이 이루어지는 일이지만 저항하지 못했다고 자책을 하지요. 자신을 용서하지 못합니다. 모든 일들이 자신 때문에 일어났다고 믿어요.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집은 고통 그 자체입니다. 살고 싶어 탈출합니다. 비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부모님이 알게 된다고 해도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는 루에게 자신이 겪은 일들을 힘들게 말합니다. 루는 비를 위로하며 일어난 일들이 비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비는 루의 말을 믿으며 일어난 일들이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조금씩 받아들이지요.

'루'는 엄마의 죽음으로 힘들어합니다. 상실을 경험한 루는 회복이 되지 않아 고모할머니 댁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걸 엄마에게 이야기하려고 했을 땐 곁에 없었지요. 너무나 안타까워합니다. 엄마가 떠난 지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모든 일에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상처가 회복되지 않아요. 자꾸만 힘들어하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루는 엄마가 사용하시던 차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요. 오래된 차임에도 항상 몰고 다니지요. 루는 어린 시절 받았던 상처까지 친구들과의 관계, 엄마와의 관계까지 모든 게 뒤죽박죽 힘들어합니다.

비와 루가 함께 루의 고모할머니 댁으로 가는 길에 고양이를 만나게 됩니다. 고양이의 목에 '서부'라는 단어가 적혀 있어요. 고양이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어요. 비는 고양이가 자신처럼 느껴졌던 걸까요? 혼자 외로이 있는 고양이가 안타까워 주인을 찾아주고 싶어 하지요. 루와 고양이의 집을 찾아주면서 누군가에게 쫓기기까지 합니다. 그 사람들은 고양이의 신비한 힘을 알고 있어요. 고양이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고양이를 뒤쫓고 있어요. 비와 루는 고양이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무작정 서부를 찾아 떠납니다. 쫓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목숨까지 위험에 처하게 되지요. 그때마다 고양이가 도와줍니다. 없던 길이 생기기도 하고, 있던 길이 끊어지기도 하지요. 고양이가 비와 루를 지켜줍니다.

비와 루는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처가 너무 커 혼자서는 해결을 할 수가 없지요.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자신들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치료되지 않아요. 여행을 통해, 고양이를 통해 자신들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조금씩 알게 됩니다. 그리고 상처가 아물기 시작합니다.

고양이는 새로운 길을 만들기도 하고 없애기도 합니다. 고양이를 통해 땅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쫓아오지요. 땅은 생명을 돋아나게 합니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면 축복이지만 땅에 욕심을 가지면 끝이 없지요. 고양이는 비와 루에게 너희들이 가는 길이 바른 길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상처를 받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듣고 있니?』는 자연의 이치대로 땅이 말하는 대로 살아가라는 뜻인 거 같아요. 나쁜 일들이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사람의 욕심과 자연의 이치대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고통받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편하게 읽고 싶었습니다. 내용이 가볍지 않아 다시 읽었어요. 성폭행, 성소수자, 상실의 경험...... 쉽지 않은 주제이고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주제여서 더 쉽지 않아요. 사람들은 많은 상처를 받고 살아갑니다. 또 많은 상처를 주기도 하지요.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사람에게서 치유되는 것 같아요. 비도 루에게 위로받았습니다. 가끔 상처가 너무 커 회복이 더딜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고 치료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상처에 새살이 돋아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얕은 사색 - 예민한 개복치의 유리멘탈 극복을 위하여
김태헌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얕은 사색

김태헌 산문집

바른북스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개복치처럼 유리 멘탈을 가진 듯해요. 성격도 급하고, 금방 기분이 좋았다가도, 금방 기분이 나쁘고...... 정신없는 나를 보게 됩니다. 그러던 중 『얕은 사색』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목이 무겁지 않아 좋았어요. 개복치? 얕은 사색?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습니다.

『얕은 사색』은 자네, 왔는가.로 시작해 하나의 단어에 떠오르는 이야기를 풀어내며 이어나갑니다.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어 살아있는 듯해요. 이런 것에 이런 멋진 감정이 깃들 수 있구나를 느낍니다. 이 책을 읽고 부족하지만 저의 얕은 사색을 담아 글로 풀어보았습니다.


하나의 단어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이미 일반화가 된 문장이나 단어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나의 경험에서 묻어나는 단어 속 이야기들이 떠오르기도 하지요. 저도 책을 읽으며 '아! 이때는 나도 그랬지.' 공감하고, 지난 추억들이 떠오르게 했어요.

그런 이야기들이 행복한 추억일 수도 있지만, 슬픈 추억, 지우고 싶은 추억일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추억들은 기억하고 되뇌일수록 기분이 좋아요. 하지만 슬프고, 지우고 싶은 추억들은 무의식 속에 가두어 두려고 합니다. 그런 추억들의 감정들은 가만히 묻어 두면 나도 모르게 어떻게든 뛰어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행복한 추억들도 되뇌었지만 기억하기 싫은 추억들도 생각이 나더라고요. 가만히 지난 세월들을 생각해 보면 그리 나쁘지도 않아요. 여러 가지 추억들도 있어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요.

가만히 지나간 시간들 속에서 나를 바라보면 앞으로 주어질 시간들을 더 행복하게 보내게 될 것 같아요. 예민한 개복치지만 사색을 통해 나를 알아가고, 미운 나지만 사랑하게 된다면 더 나은 나를 만나게 되니라 생각해요.




글 속 내용들이 다 좋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단어를 골라 보았답니다.

왼손으로 생각나는 단어나 글을 적어 보았어요.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시나요? 왼손 쓰기는 평소에 쓰지 않는 감각을 사용하면 의도치 않게 다른 감각이 일어난다고 해요. 저도 많은 글이 아니거나, 바쁘지 않으면 편안한 마음으로 왼손 쓰기를 하고 있어요.

지금이 겨울이라 그런지 '바다'를 생각하면 고요함과 쓸쓸함, 고독이 떠올라요. 바다에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어요. 고3 졸업을 하고 친구들과 함께 갔던 바다, 가족들과 갔던 즐거웠던 해수욕장, 작년 봄 코로나로 힘들 때 찾았던 바다, 가족여행에서 만난 겨울바다 등등..... 많은 바다가 생각이 납니다. 힘들 때도 즐거웠을 때도 찾은 바다는 모든 걸 받아주기도 하지만 토해내기도 했던 거 같아요. 바다를 바라보면 겸손해지기도 해요. 모든 걸 줄 거 같지만 그렇지 않지요. 또 한편 바다는 아픈 바다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가져가기도 하지요. 파도가 거세게 몰아쳐도 깊은 바다 속은 평화롭기 그지없을 때도 있어요. 속을 알 수 없는 바다. 그래서 더 알고 싶은 바다이기도 합니다. 저는 바다에 가서 한염 없이 멍 때리고 앉아 있기를 좋아합니다. 겨울이 가기 전 바다를 보고 싶네요.

'커피'를 생각하면 참 따스하고 좋다. 입니다. 제가 유일하게 즐겨 마시는 게 커피입니다. 물도 음료도 좋아하지 않지만 커피는 언제 먹어도 좋지요.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등교를 시키고 혼자 가만히 모닝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부러울 게 없어요. 책에서 말한 것처럼 커피 한 잔에도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숨어있어요. 커피는 우리나라에서 나는 열매가 아니기 때문에 수입을 합니다. 커피나무를 키우고 열매를 따는 과정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땀이 들어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커피 한 잔을 마시더라도 감사히 마신다면 커피가 나에게 오기까지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 대한 성의의 표시인 거 같아요. 항상 잊고 살고 있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작은 것에도 감사함이 느껴집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시면 더 풍성해지겠지만 지금은 다들 만나기 힘든 상황이니 다음을 기약해 보아요. 나를 위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보실 길 바랍니다.




힘들어도, 행복해도 우리는 살아가야 하지요. 살면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지요. 또 사랑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합니다. 받은 상처를 극복하며 더 잘 성장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어요.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합니다. 똑같은 상처를 받아도 어떤 사람은 마음의 근육이 튼튼해 금방 털어버리고 일어나요. 마음이 약한 사람들은 오래도록 힘들어하지요. 『얕은 사색』 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마음의 근육을 키울 수 있답니다.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마다 들추어 보고 있어요. 읽을 때마다 마음 한켠이 따스해집니다. 감사함도 느껴집니다.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고, 용을 쓰지도 않아도 되어 좋아요. 오늘도 『얕은 사색』으로 근육 한 가닥을 키워봅니다.

저와 함께 마음의 근육 키워 보실래요?




※ 본 도서는 바른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린이 사는 골목 푸른도서관 84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린이 사는 골목

김현화 지음

푸른책들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향기가 나!"

배화동 배화로 360번 길 골목에 기린을 꿈꾸는 선웅이가 살고 있습니다. 2층 자기방에서 내려다보며 은형이를 지키기 위해 목을 길게 빼고 늦은 밤 잠도 자지 못하고 항상 지키고 있지요. 키 160cm에 몸무게가 104kg가 나가는 선웅이와 아버지가 술주정뱅이에 엄마는 태국인 사이에 태어난 은형이는 배화동에서 삽니다. 아이들은 선웅이와 은형이를 자신들과 다르다고 놀리지요. 선웅이는 초고도비만이라 어딜 가도 사람들의 시선을 받습니다. 친구들은 선웅이를 '돼지'라고 불러요. 혼혈인 은형은 친구들이 '튀기'라고 놀립니다. 은형은 술주정뱅이에 노름으로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아버지와 선웅이네 집 가정부로 일하는 어머니와 함께 어렵게 살아갑니다. 아버지는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항상 술에 찌들어 지내면서 맘대로 되지 않으면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는 은형이가 가장 싫어하고 무서운 존재입니다.

항상 불안 속에 살고 있는 은형이 안쓰러워 선웅은 은형을 지켜주려 합니다. 선웅보다 한 살 많은 은형은 아버지가 학교를 보내주지 않아 한해 늦게 학교에 가서 선웅과 같은 학년입니다. 그래도 선웅은 은형을 항상 누나라고 부릅니다. 은형을 위해 자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아버지에게 맞는 은형을 지켜주려 애쓰고, 몽유병으로 돌아다니는 은형을 지키기 위해 밤에도 편히 잠들지 못하지요. 아침 등굣길에 항상 은형을 바라보며 지내는 게 행복한 아이 선웅입니다. 그런 여리고, 감성이 풍부한 선웅은 비만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지요.

선웅과 은형 사이에 기수가 있습니다. 선웅과 은형이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있으면 짜잔 하고 나타나는 기수는 다부진 몸에 날렵합니다.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친구들의 아픔을 알고 보호해 주려 하는 따뜻한 아이입니다. 지뢰로 얼굴을 잃어버린 이복규 할아버지와 함께 배화동에서 살고 있지요. 이복규 할아버지는 노숙자들을 위해 꽃밥 집을 운영하십니다. 폐지를 주워 살고 있지만 누구보다 부자이십니다.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누는 모습을 기수는 보고 자라 힘들고 아픈 아이들의 수호천사처럼 소리 없이 다가와 도와줍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선웅과 은형은 자연스레 친구들에게 다가가기 꺼려 합니다. 기수도 마찬가지 이지요. 세상은 선웅과 은형, 기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선웅과 은형, 기수는 스스로를 은따로 만들어요.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기보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상상하며 노는 걸 좋아합니다. 선웅은 잠시나마 끔찍한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은형에게 선웅은 몽유병으로 돌아다니는 시간만이라도 행복하라고 샘물공원에서 사바나의 초원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래서 둘은 자주 사바나에서 동물들을 만납니다. 상상하며 자신들의 세계에서 여행을 떠납니다.

"분홍 달팽이 앞에 마주 선 달팽이가 말했어, 이제 네 영혼이 가벼워졌니? 여긴 꿈꾸는 달팽이만 볼 수 있는 세상이란다. 너처럼 자신을 위해 꿈꾸는 달팽이만 오는 세상이야. 네가 슬픔에 둘러싸여 있던 기억을 벗어 낼수록 저 달도 비늘을 벗는단다. 왜냐하면 저 달은 이 세상으로 오는 달팽이를 위한 달이거든.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향기가 나. 네 발 등을 덮은 달 비늘도 그래서 향기가 나는 거야." - 본문 중에서

항상 우울하고 슬퍼하고 불안해하는 은형을 조금이나마 희망과 행복을 주기 위해 선웅은 은형을 위해 이야기를 만듭니다. 은형을 생각하고, 함께 하기를 꿈꾸며 한번 웃는 은형의 모습을 보는 걸 꿈꿉니다. 선웅은 동화 작가가 되고 싶어 합니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상상 속에서 사바나에도 가고, 무인도에도 가고 달나라에도 간다고 말하지요. 그 상상을 엮다 보면 동화가 됩니다. 자신의 동화가 누군가 읽고 행복해지면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한 선웅이가 될 겁니다.

이제 아이들은 세상에 나아가보려 용기를 냅니다. 기수는 할아버지를 도와 꽃밥 집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합니다. 은형과 선웅도 함께 꽃밥 집에서 자원봉사를 하지요.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습을 시작한 것입니다. 서로의 아픔을 감싸주고 공감해 주는 친구들은 학교에서도 자신의 소리를 내봅니다.

선웅이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지은 동시와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하면서 세상 속으로 나아갑니다. 은형도 아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고 아빠에게 정면으로 부딪혀봅니다. 아빠와 싸우면서 자신을 위해 세상으로 나가려고 노력하지요.


열다섯. 중2. 중2병. 저도 겪은 중2입니다. 잊고 있었습니다. 내가 누군지 내가 왜 태어났는지, 친구가 무엇인지 고민하던 시절의 아름답지만 나름 처절한 사춘기를 보낸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 나 자신과 싸우며 무섭지만 세상으로 나아가려고 발버둥 친 것임을 이제는 압니다. 나와의 대화를 하기에도 힘든 시간임에도 선웅과 은형은 자신이 처한 열악한 조건에서도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려 합니다. 선웅은 온전히 은형만을 위해 자신을 내던지지요. 거구의 몸이지만 은형을 위해 숨이 턱이 닿도록 달립니다. 세상 끝까지 은형을 지켜주려 애씁니다. 은형은 아버지라는 거대한 괴물 속에서 빠져나오려 악을 쓰지만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칠수록 점점 죄어옵니다. 그래도 둘은 끝까지 나아갑니다.

어른으로서 좀 더 밝은 세상을 살아가도록 만들지 못해 아이들에게 미안해집니다.

가정 폭력, 학교 폭력, 왕따,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만연해져 있는 사회에서 아이들을 아프고 병들어 갑니다.

아이들은 지붕 있는 집에서 일어나 지붕이 있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다시 지붕 있는 학원으로 가고, 다시 지붕 있는 집으로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언제 바깥공기를 마시며 하늘을 보고, 나무를 보고, 새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지금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밝지 만은 않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기에도 턱없이 문턱이 높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봅니다. 선웅과 은형, 기수를 보며 힘들도 어려운 환경이지만 그곳에서 아이들은 꿈을 꾸고, 용기를 내어 자신을 사랑하고, 친구를 도와주고, 사람들을 돕는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이 더 많아 지길 바랍니다. 용기를 내어 자신을 사랑하고, 나뿐만 아니라 주위를 돌아보고, 친구나 타인의 아픔과 슬픔도 함께 나누며 공감해 주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어렵고 험한 세상이지만 매일매일 해가 뜨는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 본 도서는 푸른책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빈치 대 잡스 - 세상을 바꾼 20명의 인물, 일대일로 만나다 교양학교 그림책
바티스트 코르나바스 지음, 앙투안 코르비노 그림, 권지현 옮김 / 노란돼지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빈치 대 잡스

세상을 바꾼 20명의 인물, 일대일로 만나다

바티스트 코르나바스 글 / 앙투안 코르비노 그림/ 권지현 옮김

노란돼지


세상에는 사람들과 다른 생각으로 일상을 재 창조해 내어 아주 오랫동안 기억되는 위인들이 많이 있어요. 100년 넘는 시간 속에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위인들의 공통점을 비교해 놓은 『다빈치 대 잡스』를 읽어보았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스티브 잡스의 발명품들은 획기적으로 시대를 앞서갔습니다. 처음엔 실수도 많았고, 실패도 많았겠지요. 레오나르도 다빈치 발명품은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고,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은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 되었습니다.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생각의 전환으로 일류의 발전에 이바지한 두 사람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시대를 앞서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제는 스티브 잡스를 지나 또 다른 인물이 나오겠지요.

이 책은 인류의 발전뿐만 아니라 지구를 생각하고, 전 지구인이 함께 살기 위해 힘을 쓴 사람들의 공통점을 비교해 놓았습니다.





연표를 보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기 좋아요. 어느 시대에 살았고, 서로 만난 적이 없지만 공통점이 있는 위인들을 비교해 볼 수 있답니다.




서로 비교해 가면 읽는 재미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이 시대를 거쳐 같은 생각을 하고 비슷한 일을 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들은 비슷한가 봅니다. 이 책을 읽으니 세상의 모든 아이들도 남들과 다른 생각과 사회의 잘못된 법들에 맞서 생각들이 행동으로 이루진다 면 충분히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일대일로 업적을 비교를 해 놓으니 더 잘 이해가 됩니다. 간결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이들이 읽으며 자신이 좋아하던 위인과 비슷한 일을 한 위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이룬 업적들이 다른 일인데 본질이 같은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물을 이해하고 위인들에만 국한된 일이 아닌 계속 이어져 나가야 하는 일들임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 시작은 미비할지 모릅니다. 시작을 하고 나니 그 일이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진 일임을 알게 되었답니다. 이 책은 작은 일이라도 하고 싶은 일은 행동으로 옮기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특별한 동생이 생겼어 상상놀이터 13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배정희 옮김, 원유미 그림 / 보물창고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특별한 동생이 생겼어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 원유미 그림 / 배정희 옮김

보물창고


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생긴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엄마가 낳은 동생이 아닌 일곱 살 여자애가 나타나 동생이라고 하면 너무 황당하지 않을까요?

『아주 특별한 동생이 생겼어』은 필립에게 미리암이라는 일곱 살의 여동생이 갑자기 생기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동화입니다.





줄거리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는 필립에게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여동생이 생기면 기분이 어떤지 물어봅니다. 엄마가 임신한 것도 아닌데 동생이 어떻게 생기는지 궁금하지만 엄마, 아빠의 사랑이 나아닌 다른 곳으로 쏠리는 게 싫어 말을 듣는 순간부터 못마땅합니다. 일곱 살 여자아이 미리암은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일을 다녀셔야 하기 때문에 마땅히 맡아줄 사람이 없어 미리암 엄마가 필립의 엄마에게 부탁을 한 것입니다. 엄마 아빠의 찬성으로 미리암은 집으로 오지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미리암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게 싫은 필립은 미리암을 자꾸 밀어냅니다. 필립은 기차놀이, 병원놀이, 건널목도 혼자 걷는지 못하는 멍청이 미리암이라고 생각하지요. 또 정신세계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필립은 친구 페터가 미리암과 잘 놀고 챙겨주는 모습을 보며 알게 모르게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페터를 잘 따르는 미리암이 얄미워집니다. 필립은 친구 페터와 표한 신경전까지 벌이며 질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필립과 미리암은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친 동생은 아니지만 갑자기 생긴 동생으로 혼란한 필립은 제일 먼저 부모님의 사랑이 자신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할까 봐 걱정합니다. 자신의 물건이나 다른 것도 나누어야 한다는 게 쉽지 않지요.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는 제가 아니라 미리암이죠?"

필립은 화가 나서 엄마를 흘겨보고 소리쳤다.

"오, 필립. 너는 엄마의 귀염둥이란다. 단 하나뿐인 엄마의 귀염둥이!"

엄마는 필립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네가 지금까지 그렇게 못된 눈으로 엄마를 보더라도 말이야. 그리고 네가 미리암에게 꽃 몇 송이, 작은 장난감 자동차 한 대도 못 빌려주겠다고 욕심을 부려도 넌 엄마의 귀염둥이란다."

본문 중에서

아이들은 불안해서 항상 확인을 하려고 합니다. 필립도 아직 어리기 때문에 갑자기 생긴 동생으로 혼란스러울 거 같아요. 동생이 얄밉고 싫을 수 있답니다. 저도 둘 딸들을 보며 서로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 안쓰럽더라고요.

특히 첫째는 동생이 태어났을 때 많이 힘들어했었어요. 세 살 차이 나는 자매는 첫째가 다섯 살이 되고, 아빠가 출장이 잦아지고 길어지면서 빈뇨증이 생겼습니다. 둘째가 태어나면서 엄마를 동생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했나 봐요. 엄마 대신 아빠에게 많이 의지를 하다 아빠가 출장이 길어지면서 빈뇨증이 생겨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였답니다. 아빠가 돌아오고 며칠 지나지 않아 빈뇨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 불안감이 심했나 봐요. 아직 어려 자신의 불안을 말로 표현하지 못해 몸으로 표현하는 모습에 안타까웠답니다. 그런 일이 생기고 더 많이 첫째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려고 했습니다. 둘째가 어려 온전히 나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잘 자라고 있으니 저의 정성이 전해졌다 생각됩니다. 동생이 생긴다는 건 첫째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과정입니다. 지금은 자연스러운 일들이 처음에 겪으면 감당하기 힘들지요.

둘 다 초등학생이 된 지금은 기싸움이 엄청나지요. 항상 동생과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첫째와 언니보다 어리다는 이유로 약자라고 생각하는 둘째. 동생이지만 언니에게 지고 싶어 하지 않아요. 그래서 자주 의견 충돌이 생기고 다툼으로 이어진답니다.

동생이 있어 단점만 있는 건 아니지요. 자매여서 잘 놀아요. 관심사가 비슷하기 때문에 부모님보다 말이 잘 통하고, 놀 때도 합이 잘 맞지요. 코로나로 밖에 나가지 못하는 지금 방에서 만들기, 그리기, 여러 가지 역할놀이를 한답니다. 지금은 걸그룹을 만들어 작사, 작곡을 하고, 안무까지 만들어 노는 모습을 보면 둘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빠가 건널목에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상처가 있는 미리암은 건널목을 건너는 게 트라우마가 되었습니다. 혼자 건너지 못하지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필립은 그런 미리암을 멍청이라고 하지만 페터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미리암을 도와줍니다. 필립은 알지 못했지요 미리암이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지 말입니다. 미리암의 상처를 알고 필립은 미리암에게 미안해지고 돕고 싶어 합니다. 둘만 마트 심부름을 갔을 때 미리암 손을 잡아줍니다. 집으로 돌아올 땐 미리암이 필립의 손을 잡아요. 필립은 집으로 갈 땐 미리암이 페터에게 한 것처럼 자신에게 손을 잡아주길 바라지요. 미리암은 필립의 바람대로 그렇게 합니다. 아직 필립이 어리지만 질투에서 나온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질투를 하지만 미리암을 친구 없이 필립 혼자 돕고 싶은 마음을 잘 표현한 대목입니다.

언니, 오빠, 누나, 형이 된다는 건 동생이 생기는 겁니다. 감당하기 힘들고 귀찮고, 나누어야 한다는 게 쉽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나의 편이 한 명 더 생기는 거지요. 어디를 갈 때나, 둘만 남겨졌을 때, 의지할 수 있고, 부모님께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어릴 때 언니에게 많이 의지하고 친구같이 지냈답니다. 언니가 있어 너무 좋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누구보다 의지를 많이 하지요. 두 딸들도 자라면서 많은 우여곡절이 생기겠지만 서로 의지하며 잘 헤쳐나갈 거라 생각합니다.



※ 본 도서는 보물창고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