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도그 - 2023 칼데콧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더그 살라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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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도그

더그 살라티 글. 그림 /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표지에서 붉은 털을 가진 개의 모습은 자유와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핫 도그』는 어떤 뜨거운 개일까? 제목만으로도 여러 상상을 해본다. 또 제목과 달리 입에 하얀 자갈을 물고 바람을 느끼며 춤을 추고 있는 느낌이다. 개의 표정만으로 충분히 사랑스럽고 평온하다.





 

대도시의 한여름

푹푹 찌는 길바닥

버석버석한 콘크리트 조각들

귀를 찢는 듯한 사이렌 소리

시내로 나온 할머니와 개

본문 중에서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러 온 할머니를 밖에서 하염없기 기다리고, 쇼핑을 하는 할머니를 기다리는 개는 조금씩 지쳐간다. 할머니에게 조르기도 해보지만 할머니는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개를 끌고 쇼핑을 다닌다. 마음을 몰라주는 개는 화가 나기 시작한다. 한계가 다다랐는지 급기야 건널목에서 주저앉아 꼼짝을 하지 않는다.

차들이 여기저기서 빵빵 거리며 비켜달라고 한다. 하지만 할머니는 당황하지 않고 개에게 다가가 목을 어루만지며 개와 소통한다. 그리곤 택시를 잡아타고 기차역으로 간다. 떠나려는 기차를 잡아타고 섬으로 간다.


 



 


 


탁 트인 하늘, 짭조름한 바람

확 풍겨오는 새로운 곳의 냄새

섬이야.... 길쭉하고, 나지막하고, 자연 그대로인 섬

본문 중에서

강아지는 더운 줄도 모르고 모래사장을 뛰어다닌다. 파도와도 장난치며 놀고, 물에 흠뻑 젖어 보기도 한다.

모래를 파헤치며 돌을 찾아내 탑을 쌓으며 할머니와 논다. 바다표범에게 쫓기기도 하지만 그 시간들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석양이 물들 때 이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다. 할머니와 개는 다음을 기약하며 기차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자연과 함께 뛰노 하루는 여유와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다. 해가 진 도시도 달리 보인다. 시원함과 여유로움, 사랑이 엿보인다. 집에 도착한 할머니와 개는 저녁을 먹고 잠이 든다. 창틀에는 해변에서 주운 돌들이 여러 개가 있다.

도시에서의 개의 표정과 바다에서 맘껏 뛰어노는 개의 표정이 너무 인상적이다. 시끄럽고 소음이 가득한 도시에서는 동물들도 사람들도 너무나 힘들고 팍팍하다. 특히 뜨거운 여름은 더 그렇다. 여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잠시 일상을 벗어나 바다로 달려가고 싶다. 붉은빛이 가득한 표지를 넘어 파랑으로 가득한 바다를 보면서 나도 덩달아 긴장이 풀린다. 너무 평온하고 자유로웠다.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에 잠시 머물다 온 할머니와 개를 보면서 자연이 주는 평온함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7월 21일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짐을 싸고 제주도로 갔었다. 비행비표도 그 전날 사서 떠났다.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나는 건 처음이라 조금 걱정도 하긴 했지만 지인 찬스와 인터넷으로 숙박과 렌터카를 쉽게 빌릴 수 있었다. 5년 만에 가는 제주도라 어디를 가도 좋을 거 같았다. 바닷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 소리를 들으며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멍 때리고 있어도 좋을 거 같았다. 첫째는 계획도 없이 갑자기 떠나는 여행이 못마땅한지 걱정의 목소리를 냈다. 그냥 발 닿는 곳으로 가자. 안되면 숙소에 가서 밤에 찾아보자며 첫째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제주도에 도착했다. 공항을 나오면서 바다 냄새가 풍겨왔다. 바다를 볼 생각에 벌써 설레었다. 허기가 몰려왔다. 저녁으로 고기 국수를 먹었다. 고기 국수의 국물을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었다. 진하게 풍겨오는 국물이 비행기 안에서 에어컨에 살짝 추웠던 한기를 가시게 했다. 고기를 들어 한입 베어 먹었다. 부드러운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여행의 시작이 좋을 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동네 구경도 할 겸 걸어갔다. 작은 카페와 상점들이 모여있었고, 식당들이 많았다. 방파제에 도착하니 바다의 짠 바람이 느껴졌다. 군데군데 낚시꾼들도 보였다. 연인인 듯 이야기를 하며 걷는 사람들,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우리도 이쪽 저쪽 자세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이곳이 일몰이 예쁜 곳이라고 한다. 우리가 나간 시간이 저녁 7시였지만 해가 지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우리도 해가 지길 기다렸다. 시간이 흘러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붉게 물든 하늘과 푸른 바다의 가운데 해가 둥글게 떠 있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저 멀리 수평선에 걸려 내려가고 있는 해를 바라보니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행복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많은 걸 가지지 않아도 행복한데 난 무엇 때문에 아등바등 살고 있나 생각에 조금은 내 현실이 슬프기도 했다. 슬픔과 행복이 공존하는 모습이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이 아닐까? 서로 전혀 다르지만 왠지 닮은 듯한 모습이다. 이번 여행은 아무 생각 없이 즐기며 보내리라. 계획하지 않고 맘껏 즐기며 보내리라 계획해 본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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