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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레벨 업 - 제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ㅣ 창비아동문고 317
윤영주 지음, 안성호 그림 / 창비 / 2021년 3월
평점 :
마지막 레벨 업
윤영주 장편동화 / 안성호 그림
창비

창비에서 진행하는 사전 서평단에 당첨이 되어 『마지막 레벨 업』 가제본을 읽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 좋은 동화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 급속도로 많이 늘어났지요. 게임을 적당히 한다는 게, 어떤 게 적당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참 어렵습니다. 밤을 지새워 해도 시간이 모자라는 게 게임을 아닐까 생각 들어요. 저에게도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집에서 게임을 하지 않아 잘 하지 않지만 친구를 만나거나 친척 집에 가면 하염없이 게임에 빠져듭니다. 어느 선까지 허락을 해줘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 레벨 업』의 주인공 선우는 두꺼운 안경에 키도 작고 약합니다. 판타지아라는 가상 현실 게임을 위해 부모님이 원하는 학교에까지 들어가지요. 매일 한 시간씩 판타지아에 들어가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만큼은 자신을 위한 온전한 시간입니다. 판타지아에서 자신의 의지 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벨을 올라갈수록 더 많은 아이템과 힘이 세지기도 합니다. 부모님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판타지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조차도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범호 패거리에게 게임 머니와 돈을 상습적으로 뺏기기 때문입니다. 범호 패거리가 무서워 아무 말도 하지 못하지요. 선우는 현실에선 소극적이고 눈에 띄지 않는 아이라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을 친구도 없어요.
가상현실 속 선우는 근육질 몸에 잘생기고, 멋지지요. 그래서 현실이 아닌 가상현실을 좋아합니다. 그곳에서 원지를 만납니다. 원지는 가족들과 외식을 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납니다. 그 자리에서 어머니는 사망을 하고 자신은 아빠에 의해 다시 태어납니다. 아빠는 '판타지아'를 만든 대표이지요. 판타지아 속 가상현실은 아빠가 원지를 위해 더 좋은 환경을 위해 많은 것을 바꿉니다. 하지만 원지는 가상현실 속 삶을 원하지 않아요. 아빠는 원지를 위한다지만 한 번도 원지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어요. 원지는 하루를 살더라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선우는 원지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끌립니다. 원지는 한없이 자신을 좋아해 주는 선우가 좋아지지요. 둘은 판타지아에서 맘을 터놓는 친구로 지낸답니다.
선우는 원지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아이라는 걸 알고 너무나 놀랍니다. 부러워하지요. 평생 게임을 하면서 가상현실에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각을 고쳐먹지요. 원지의 진심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원지가 판타지아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겠지요. 원지와 선우는 서로 머리를 모읍니다. 어떻게 원지를 판타지아에서 나오게 할 수 있을까요?

그날 밤, 선우는 한 번 더 직원 형의 말을 떠올렸다. 원지는 판타지아가 감옥이라고 했고, 직원 형은 캡슐이 관 같아고 했다. 누군가의 감시를 받아서, 몸이 자유롭지 않아서....... 지금까지 선우에게는 판타지아를 하기 위해 캡슐에 들어가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었는데 말이다.
자유가 대체 뭘까?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 아무도 나를 통제할 수 없는 것?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는 것? 숨이 시원하게 쉬어지는 것?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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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 살고 있어요. 자의든 타의든 얼마든지 게임을 접할 수 있답니다. 가상현실이 무작정 나쁘다고는 할 수 없어요. 게임을 통해 나의 환상적인 모험을 할 수도 있고, 용기와 자신감이 생기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그 속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가상과 현실은 엄연히 다릅니다. 게임에 몰두하는 삶은 자칫 잘못하면 현실에서는 적응하지 못하고 인생이 피폐해질 수 있지요. 게임은 게임으로 현실 세계는 현실에 맞게 살아가야 합니다. 원지는 선우에게 판타지아는 감옥이라고 말해요. 계절의 변화도 알 수 없는 곳, 비도 오지 않는 곳, 촉감을 느낄 수도, 맛을 음미할 수도 없는 곳이지요. 죽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어요. 아니 영원히 죽지 않은 곳이지요. 그곳에서 아빠의 감시를 받으며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원지는 얼마나 답답할까요?
현실에선 해결하기 힘든 일이 있다든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나약한 존재라고 생각이 들면 가상현실로 빠져드는 거 같아요. 회피를 선택하는 거겠죠. 가상현실에선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나요? 현실에서도 충분히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겠죠.
『마지막 레벨 업』을 통해 나의 의지대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일인지 알게 됩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