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세계 - 2023 북스타트 선정도서 보림 창작 그림책
이미나 지음 / 보림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용한 세계

이미나 그림책

보림


『조용한 세계』 그림책은 표지의 장면이 초연하고 아련합니다. 신비롭고, 아름다우면서 스산한 겨울의 찬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듯합니다. 한겨울 대보름을 바라보는 늑대들의 모습이 결의에 차 있는듯합니다. 춥고, 먹을 것이 부족한 겨울의 초원은 어떤 모습일까요?



드넓은 초원은 찬 바람소리와 새가 날갯짓 소리가 들려오듯 고요함이 감돌아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초원에서 멀리 내다보는 늑대 한 마리가 있습니다. 무리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늑대들은 무리 생활을 하지요. 함께 먹이를 잡고, 뛰어다니고, 보호하고, 보호를 받으며 지내는 여느 늑대들과 달라 보입니다. 무리를 잃어버린 걸까요? 무리에서 이탈한 걸까요? 혼자 남은 늑대의 모습에서 눈 덮인 겨울의 초원은 더없이 춥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혼자 남은 늑대는 친구들을 그리워합니다. 다 함께 사냥을 하던 때를 떠올립니다.



먹이 사냥을 하는 건 혼자는 역시 무리가 많습니다.

굶은지 하루, 이틀..... 닷새. 사슴이 가까이 있어도 잡는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보름달이 휘청하게 드리웁니다.

"가장 용감한 늑대는 가장 배고픈 늑대라고."-본문 중에서

가장 배고픈 늑대가 달립니다. 한 번에 달려들어 사슴을 꽉 움켜쥐지요. 자신의 몫만큼 먹고 나머지는 다른 이들과 나누는 모습을 봅니다. 자연의 섭리를 너무나 잘 알지요. 죽은 사슴도, 배불리 먹고 나누는 동물들의 모습이 경이롭게까지 합니다. 남은 뼈와 깃털들은 다시 땅으로 돌아가겠지요. 동물들은 자신의 몫만 취합니다. 욕심을 모르지요.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갑니다. 죽음이 있으면 다시 태어나는 생명이 있습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초원에서 자연의 숭고함을 엿볼 수 있어요.

코로나로 잠시 멈춰있었던 작년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이 멈춰버린 지금 굶주린 늑대처럼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까지 했습니다. 늑대가 친구들을 그리워하던 일상생활을 저도 사람들과 함께하던 일상생활을 그리워하며 보냈습니다. 코로나가 사라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른다는 건 너무나 큰 고통을 겪어야 함을 보았습니다.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게 합니다. 가장 내면의 무의식을 바라보게 만듭니다. '삶과 죽음, 다시 생명'을 생각합니다. 모든 살아있는 생물에는 생명이 있고, 죽음이 있습니다. 죽어서 누군가의 양분으로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나지요.

삶과 죽음 사이에 살고 있지만, 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게 앞만 보고 살아왔습니다. 잠시 멈추어 서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